[제주, 제주인의 건강보고서Ⅴ](39) 소아 세균성 비부비동염(축농증)

[제주, 제주인의 건강보고서Ⅴ](39) 소아 세균성 비부비동염(축농증)
합병증 예방 위해 진단·적절한 약물치료 중요
  • 입력 : 2015. 10.16(금) 00:00
  • 조상윤 기자 sycho@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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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아들에게서 나타나는 비부비동염은 주로 바이러스에 의한 상기도 감염이 선행돼 나타나는 질환으로, 1년에 평균 6~8회 정도 바이러스에 감염되며 이 중 5~10%에서 세균성 비부비동염으로 진행된다고 보고되고 있다. 특히 어린이집이나 유치원, 놀이방처럼 공동 생활을 하는 아이들이 많아지면서 바이러스 감염 빈도가 증가하고 있으며 이로 인한 소아 세균성 비부비동염 유병률은 증가 추세에 있다. 제주대학교병원 이비인후과 김정홍 교수의 협조를 통해 소아 세균성 비부비동염(축농증)에 대해 알아본다.



소아 세균성 비부비동염의 발병 원인은 다양하게 보고되고 있지만 우선 바이러스 감염 이후 콧물의 점성 증가와 과생성으로 비강내 병원성 세균이 증식할 기회가 많아지고 점막 면역력이 약화되면서 부비동염(축농증)이 발생하게 된다.

그 다음 원인으로는 비부비동염 환아의 80%에서 알레르기 비염에 대한 가족력이 보고되고 있는데 알레르기 염증에 의한 부비동 입구 점막의 부종으로 입구가 폐쇄되고 이로 인해 점액 배출과 환기가 방해돼 세균의 과증식을 초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담배 연기는 소아 비부비동염의 발생에도 중요한 원인으로 작용해 가정에서의 흡연에 간접적으로 장기 노출시 소아는 호흡기 감염의 위험성이 높아지면서 코 점막의 점액섬모운동이 방해를 받고 염증매개물질이 급속히 증가해 비부비동염을 자주 앓게 된다.

해부학적 원인으로는 비강 뒤쪽에 위치한 아데노이드라고 하는 상기도 면역을 담당하는 구조에 염증이 지속되면 결국 박테리아의 저장소 역할을 해 비강 및 부비동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데노이드에서 채취한 세균배양 검사 결과와 급성 비부비동염 소아의 중비도에서 배양한 검사 결과가 일치하는 것으로 나타나 오랫동안 약물에 반응하지 않는 경우엔 적절한 수술적 치료가 필요할 수도 있다. 이러한 원인 외에 오염된 물에서 자주 수영하거나 추운 겨울에 비점막이 매우 건조할 경우 세균 증식의 기회가 많아져 비부비동염을 유발할 수 있다고 한다. 세균성 비부비동염의 원인 균주로는 급성에서는 폐렴 연쇄상구균, 헤모필루스 인플루엔자균, 모라셀라균이 가장 흔한 3대 원인 균주로 알려져 있다.



바이러스 감염 후 점막 면역 약화 등 원인
감기증세 악화시 세균성 비부비동염 의심


바이러스성 상기도 감염에 걸린 환아에서 증상의 지속 기간이 10일 이내에 호전되면 단순 바이러스성 급성 비부비동염으로 진단되지만 증상 발생 5일 후에 증상이 악화되거나 10일 이상 지속된다면 상기도 바이러스 감염 이후 병발된 급성 세균성 비부비동염을 의심해야 한다.

급성 세균성 비부비동염은 혼탁한 비강내 분비물 혹은 화농성 비루(콧물), 부비동의 국소 통증, 38도 이상의 발열, 혈액내 ESR/CRP 수치의 상승, 증상 호전 후 재악화 소견 중 적어도 3가지 이상의 증상이 있을 때 진단이 가능하다. 주 증상은 코막힘과 비루, 기침을 보이는데 바이러스성 감염에 의한 콧물은 초기 수양성에서 시작해 점액성으로 혼탁해지다가 화농성 양상도 띠다가 다시 수양성으로 바뀌면서 소실된다. 반면 급성 세균성 비부비동염에 의한 콧물은 장액성, 점액성, 화농성 등 병의 진행 정도에 따라 다양하게 나타나며 후비루로 인한 기침이 주로 야간에 심해지고 낮에도 발생하는 경향이 있다. 대체로 10~30일간의 증상을 보인 후 합병증이 발생한 경우가 아니면 대부분 약물 치료로 호전된다.



비강 내시경을 통해 비강저 및 중비도에 점액화농성 콧물과 구강을 통한 후비루가 관찰되면 세균성 비부비동염 진단에 중요한 단서가 된다(사진 1). 그 외 상악동을 촉진하거나 타진했을 때 압통 및 상악 치아 통증을 호소할 수도 있다.

소아 부비동염을 영상학적으로 진단하는 방법으로는 전통적으로 상악동의 염증을 확인하기 위한 PNS Water's view(사진 2)나 비인강 아데노이드 크기를 보기 위한 측면도(lateral view) 촬영이 있다. 그러나 단순 방사선 검사는 소아의 현재 임상 증상이나 CT (컴퓨터단층촬영) 소견과 일치하지 않는 경우가 많아 진단용이나 치료 결과를 판정하는 검사로는 활용도가 떨어진다.

부비동의 상태를 평가하기 위한 가장 정확한 방법은 CT 검사로서 부비동내 혼탁 소견과 상악동내 기수면이 보이고 점막 부종이 4㎜ 이상을 보이는 경우 진단내릴 수 있다. 최근에는 급성 비부비동염이 의심되는 소아에게 바이러스에 의한 비부비동염과 세균 감염에 의한 비부비동염을 감별할 목적으로는 어떠한 영상학적 검사도 촬영할 필요가 없다고 한다. 결국 소아의 임상 소견과 비강 내시경 검사 결과를 바탕으로 바이러스성 급성 비부비동염과 세균성 급성 비부비동염을 정확히 감별하고 합병증이 의심되는 경우에만 CT 영상 소견을 참조해 약물 치료와 수술적 치료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사진 3).



김정홍 교수는 "소아 세균성 비부비동염의 치료 원칙은 감염 상태를 해소하고 정상적인 비강 생리 상태를 유지시키는 것으로서 이를 위해 항생제를 포함한 적절한 약물 치료가 우선돼야 한다"며 "충분한 약물 치료에도 불구하고 세균성 염증이 호전되지 않거나 2차적인 합병증이 병발한 경우에 한해 배농 및 염증 제거를 위한 수술적 치료가 제한적으로 적용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제주대학교병원·한라일보 공동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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