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찬 맛집을 찾아서](101)제주시 아라동 ‘더 콤마’

[당찬 맛집을 찾아서](101)제주시 아라동 ‘더 콤마’
감성 캠프푸드로 도심속 삶의 쉼표를 찍자
  • 입력 : 2015. 10.23(금) 00:00
  • 백금탁 기자 haru@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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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콤마'는 제주 최초 캠핑형식당으로 탁자와 의자 등을 캠핑장비로 구비해 마치 캠핑장에 온듯한 착각을 불러 일으킨다. 사진은 '더 콤마'가 내놓은 한상차림. 강경민기자

제주최초 캠핑 테마 흑돼지 전문점
실내 장식으로 캠핑장 분위기 연출
깊은 맛 추자도산 황게장 인기몰이

천고마비의 계절, 가을이다. 가을이 오면, 일상에서 벗어나 야외로 나가 벌판을 신나게 뛰어놀고 맛난 고기로 배를 채우는게 현대인들에게는 휴식인 '삶의 쉼표'이자 '행복'이다.

도심에서도 야외에서 누리는 소소한 행복을 주는 맛집이 있다. 제주 최초 캠핑을 테마로 흑돼지 전문점 '더 콤마'. 제주시 아라동주민센터 인근에 위치한 '더 콤마'는 우리말로 '쉼표'란 뜻이다. 캠핑을 나선 듯, 편하게 맛있는 음식을 먹으면서 삶의 여유를 찾고 활력을 불어넣는 '충전소'다.

식당에 들어서기 전부터 저멀리서 키가 큰 야자수들이 손짓한다. 발 아래로 간지러운 금잔디들이 자라고 그 위에는 아이들이 놀 수 있는 텐트가 마련돼 있다. 테이블과 의자는 모두 캠핑장비로 마치 캠핑장을 온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그 뿐이랴. 소나무 분재와 다육식물이 자라는 나무로 만든 돛단배 모양의 화분장식까지…. 곱게 물든 단풍과 맨드라미, 블랙베리, 참나물, 꽃잔디, 포도 등 볼거리가 지천으로 아이들의 교육에도 좋을 듯하다. 재래식 맷돌과 예전 돼지에게 먹이를 주기 위해 돌로 만든 돗도고리도 오랜만이다.

주인장 박진석·강윤희씨 부부가 신선한 재료를 소개하고 있다.

마음씨 좋은 주인장인 박진석(40)·강윤희(38) 부부의 미소도 곱다. 이들 부부는 20년간의 서울생활을 접고 지난해 1월 고향인 제주로 돌아왔다. 박 대표의 말이다.

"캠핑 콘셉트로 식당을 연 것은 저희가 아마 제주에서는 처음인 걸로 알고 있어요. '더 콤마'라는 이름은 음식의 맛도 중요하지만 식당도 편하게 힐링할 수 있는 곳으로 만들자는 생각에서 붙여봤죠. 현대인들의 쉼터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하자는 의도죠."

이 식당의 주요 메뉴는 제주산 흑돼지와 추자도산 황게로 만든 간장게장이다. 하루 두번씩 장을 보는 부지런한 부부의 노력이 알음알음 입소문을 타며 단골손님도 늘고 있다. 특히 박 대표가 손수 만드는 황게장은 껍질이 부드러워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밥도둑'으로 유명세다. 박 대표가 서울을 오가며 심혈을 기울여 직접 제작한 주물형 구이판도 제주산 흑돼지와 환상궁합이다. 솥뚜껑에 삼겹살을 구워먹던 것을 착안했단다. 베이컨 새우말이, 쟌슨빌 소시지, 캠핑모둠꼬치, 과일꼬치, 전복해물뚝배기 등 골라먹는 맛도 있다. 캠핑해물라면과 추억의 양은도시락도 별미다.

주인장이 직접 제작한 주물형 구이판에 흑돼지와 새우, 소시지 등이 맛있게 구워지고 있다.

박 대표는 게장을 만드는 비법에 대해 살짝 귀띔한다.

"게중에서 가장 연한 추자도에서 공수한 황게만을 고집하죠. 황게에 생강과 월계수잎, 레몬, 양파 등 여러가지 야채와 어울러져 맛이 깊어져요. 여러 번의 시행착오 끝에 만들다보니 가장 애착이 가는 음식입니다. 솔직히 황게장을 만드는 비법은 어머니와 아내에게도 알려주지 않았죠."

야채는 식당 뒤편 텃밭에서도 일부 공수하고 있다. 상추와 깻잎, 자소엽, 고추, 방울토마토, 치커리 등의 쌈채소가 자라고 있다.

더 콤마는 30년된 집을 개조한 곳이다. 그래서 마치 고향의 집을 찾은 듯 편안함을 준다. 캠핑을 나와 오붓하게 가족끼리 머물다 갈 수 있는 곳으로 만들고 싶다는 부부의 소박한 꿈이 가을하늘 만큼이나 맑다. 매주 화요일은 휴무. 제주시 인다7길(아라1동) 16. 064)757-21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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