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국25시] 들썩이는 부동산… 과연 '기우(杞憂)' 일까

[편집국25시] 들썩이는 부동산… 과연 '기우(杞憂)' 일까
  • 입력 : 2015. 11.19(목) 00:00
  • 백금탁 기자 haru@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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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몇년 새 제주의 부동산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특히 정부가 2025년 완공을 목표로 서귀포시 성산읍지역에 제2공항 건설을 발표하며 '기름'을 붓고 있는 형세다. 해당 지역은 물론 주변의 땅값은 부르는 게 값이다. 현재 토지거래가 제한되고 있지만 신공항 발표 이전부터 부동산 거래가 활발히 이뤄지며 평균적으로 4배 이상이 올랐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제주에서 땅만 매물로 내놓으면 웃돈을 주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최근 제주시내 모 포구에 지역주민에게 1억원에 팔려던 165㎡(50평) 규모의 택지가 이를 알고 토지주와 '접선'한 타지역 출신에게 3억원에 팔렸다. 경매에 나오는 부동산은 족족 3~4배 이상의 가격에 낙찰되고 있다.

이 뿐만이 아니다. 신공항 발표에 즈음해 섭지코지 인근 땅값이 3.3㎡(1평)당 1000만원이라는 소문이 나돌고 있다. 2002년 도입한 제주투자진흥지구 지정제도 시행 이후, 제주도민의 땅인 섭지코지가 고스란히 대기업에 넘어갔고, 이들 업체는 중국업체에 넘기면서 보란듯이 돈벌이 수단으로 삼았다. 무분별한 국내·외 자본 유치로 인해 제주의 해안은 물론 한라산 중산간이 파헤쳐지고 있다.

부동산 가격 상승이 과연 제주도민에게 좋은 일인가? 반문이 필요한 시점이다. 전국의 10억원대 투자자들이 제주로 몰리면서 부동산 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이로 인해 3.3㎡당 아파트 분양가격이 2000만원대를 호가하는 곳도 여럿 있다. 일부 아파트 공급자 측은 이런 점을 감안해 분양을 임대로 돌리기 위해 시기를 조정하는 사례도 있다.

피해는 고스란히 제주도민의 몫이다. 실제 부동산 가격의 오름세에 따른 세금이 가중되고 향후 내집 마련의 꿈도 점차 멀어지고 있다. 신공항 부지의 주민의 피해 또한 간과해서는 안된다. 불확실한 미래에 대비한 제주를 사랑하는 마음에서 '기우'라도 필요하지 않을까. <백금탁 사회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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