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담론] 프랑스의 문화를 통한 도시재생프로젝트

[목요담론] 프랑스의 문화를 통한 도시재생프로젝트
  • 입력 : 2015. 12.10(목) 00:00
  • 편집부 기자 seawon@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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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파리시의 'Le 104(Le Centquatre, 르 쌍꺄트르)'프로젝트는 1873년에 지어진 옛 시립장례식장을 개조해서 2008년에 완성한 복합문화예술창작공간이다. 이 공간은 완성품으로의 예술이 아닌 제작과정을 처음부터 주민들에게 보여주고 대중의 창작활동 등을 지원하는 지역거점 창작공간이다.

파리시는 막대한 재정을 투자해서 Le 104를 건립했다. Le 104는 현대 창작의 모든 영역에서 창작과 생산을 지원하고 이를 지역주민과의 관계 속에서 진행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Le 104는 예술가와 주민들이 만날 수 있도록 기존 문화시설들과 달리 주민에 대한 예술창작활동 프로그램과 지역의 문화자원을 처음부터 고려한 공간,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존재한다. 주민들의 문화예술창작활동을 위한 별도의 공간이 마련돼있다. 이를 통해 두 창작공간이 지향하는 목표에서 주민에 대한 문화서비스 프로그램의 비중이 매우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공간 자체가 아닌 공간을 이용하는 지역 주민 중심의 소프트웨어 전략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시사한다.

Le 104의 관장은 예술가 출신이다. 공간을 관장하는 수장은 공모를 통해 민간인이 맡도록 하고 공간의 운영에 대한 독자적인 자율성을 보장하고 있다. 이외에도 상주 예술가들과 주민들과의 교류프로그램이 존재하는가? (예술의 사회적 책임), 장소성과 역사성의 가치를 재생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 프로그램이 존재하는가? (지역과 공간에 대한 연구), 공간은 대중과 자유롭게 소통할 수 있는 충분히 개방된 구조인가? (장소의 접근성 및 개방성), 주민의 창작활동을 유통시킬 수 있는 축제·지역주민들과 공유할 수 있는 이벤트 등의 배급 통로가 있는가?, 창작공간이 개관되기 전부터 주민들을 예술 현장으로 유도하기 위한 사전 프로그램이 존재하는가?, 지역의 문화자원·학교 등과 연계한 프로젝트가 존재하는가? (네트워크), 상업적 활력을 매개로 커뮤니티와 예술의 만남을 시도하는가? 등 다양한 측면에서 시사점을 도출할 수 있다.

우리나라인 경우 여러 지방자치단체들이 공장 등 지역의 유휴공간을 재활용한 예술창작공간을 조성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공간의 물리적 재활용이 아닌 공간을 매개로 지역을 활성화하기 위한 콘텐츠에 대한 중장기적 전략이 필요하다. 하지만 지자체들은 이에 대한 충분한 고려가 부족한 현실이다.

Le 104를 지역 재생 및 활성화를 위한 거점으로 만들기 위해 가장 중요하게 고려했던 요소는 예술가 개인의 창작활동에 대한 지원이 아닌, 공간을 이용하는 주민들에 대한 서비스 전략이다. 즉 처음부터 사람에 기반을 둔 프로젝트를 가지고 공간을 운영한다는 점이다. 창작공간이 조성되기 전부터 사전 프로그램을 기획함으로써 주민들을 예술의 현장으로 끌어들여 참여시키고 창작공간의 주인이 주민들이라는 자긍심을 심어주었다. 뿐만 아니라 예술가들이 협업하여 참여하는 프로젝트를 통해 주민이 창작의 전 과정을 지켜보는 가운데 새로운 예술의 탄생을 경험하고, 아울러 지역의 장소성과 역사성을 끌어내어 지역에 대해 새로운 가치를 부여하고 있다.

제주도가 추진하고 있는 도시재생프로젝트도 '창의적인 지역', '거점을 만드는 핵심 전략'으로서의 지역적 특성에 맞는 창작공간이 만들어질 때 진정한 도민의 커뮤니티 공간이자 도시재생의 거점으로서 성공적 실천이 가능할 것이다. <류성필 제주도의회 정책자문위원(공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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