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찬 맛집을 찾아서](103)서귀포시 송산동 ‘자구리국수’

[당찬 맛집을 찾아서](103)서귀포시 송산동 ‘자구리국수’
후루룩~ 국수에 입이 즐겁고 해안 경치는 덤이요~
  • 입력 : 2015. 12.11(금) 00:00
  • 강봄 기자 spring@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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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구리국수는 직접 반죽한 생면과 생선인 자구리(표준어 밴댕이)로 맛을 내 손님들의 오감을 만족시키고 있다. 사진=강봄 기자

면은 손수 반죽한 뒤 하룻동안 숙성
돼지고기도 주문받은 뒤에야 삶아내
맛 일품 입소문 돌며 손님 문전성시

아담하다. 식당도 차량이나 사람들의 왕래가 많지 않은 골목길에 소박하게 자리잡고 있다.

서귀포시 송산동 칠십리 음식특화거리 내 한켠에 위치한 '자구리국수'. 서귀포초등학교 후문 인근에 위치한 이곳은 직접 반죽한 '생면'과 '자구리'로 맛을 낸 진한 육수가 어우러진 국수로 찾는 이들의 오감을 만족시킨다.

특히 일반 국수전문점과 달리 식당에서 손수 반죽해 뽑아낸 생면을 사용하고 있다. 하루 동안 냉장보관하며 숙성시킨 반죽은 주문이 들어올 때마다 삶아내기 때문에 공장에서 생산한 면보다 쫄깃한 맛을 뽐낸다.

자구리국수의 메뉴는 단 세 가지다. 자구리국수, 고기국수, 콩국수. 반찬은 깍두기, 배추김치 달랑 둘 뿐이다. 국수를 즐기는데 어떤 반찬이 필요하랴.

식당 메뉴(위부터)는 자구리국수, 고기국수, 콩국수 단 세가지다.

이곳의 고기국수는 여느 국수집과 달리 고기를 미리 삶지 않는다. 제주 고유의 전통방식으로 생고기를 주문 즉시 썰어 바로 삶아낸다. 고기 크기는 두툼하지 않고 아이들도 먹기 좋을 정도로 적당하게 얇다.

메뉴 중 하나인 자구리국수는 입 안에서 살아 움직이는 듯 탱글탱글한 면발에 멸치가 아닌, '자구리'로 우려낸 짙은 국물이 깊은 맛을 더한다. '자구리'는 밴댕이를 이르는 경기도의 방언으로, 칼슘과 철분 성분이 들어 있어 골다공증 예방과 피부 미용에 좋을 뿐 아니라 불포화지방산이 많아 성인병 예방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콩국수는 일반콩이 아닌, 무농약 검은콩을 고집한다. 따라서 국물이 다른 곳과 달리 검다.

자구리국수를 운영하고 있는 김영근(오른쪽)·이은숙씨 부부. 김영근씨는 40여년을 자구리마을에서 산 토박이다.

김영근(58)·이은숙(50)씨 부부는 식당이 위치한 지명인 '자구리'를 빌어 가게 이름을 지었다. 김영근 사장은 40여년 넘게 이곳에서 자란 토박이다.

이곳에서 사용하는 재료는 밀가루를 제외하고 모두 국내산이다. 가격 또한 부담스럽지 않다. 고기국수 7000원, 자구리국수 6000원, 콩국수 7000원이다.

위치가 시내권과 다소 떨어져 있어 찾기가 어려울 수 있지만, 깊은 맛과 풍부한 양 만큼은 숨길 수 없는 터라 입소문에 이끌려 많은 사람들이 자구리국수를 찾는다. 벽 한 쪽에 붙어있는 제주올레의 서명숙 이사장의 사인뿐 아니라 인터넷에는 자구리국수를 맛본 후기들이 가득하다.

김영근 사장은 "공장면과 다르게 생면을 사용하면 특유의 방부제 냄새가 나지 않는다"며 "고기국수의 경우 제주의 전통 방식은 고기를 미리 삶아내는 게 아니라 바로바로 썰어서 조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제주의 전통 음식은 건강식품"이라면서 "이 같은 제주 특유의 건강기능성 음식들이 외래 음식에 밀려 점차 사라지는 게 안타깝다"고 전했다.

자구리콩국수

세 가지 메뉴 중 자구리국수를 맛 봤다. 진하고 깊은 국수의 참맛을 글로 표현할 단어가 마땅치 않다. 그래도 굳이 풀어 쓰라면 '국물 한 방울까지 싹 다 비웠다'.

한 가지 팁. 식사를 마친 후 근처 자구리 해안을 산책하면 금상첨화다.

한편 이곳은 매주 수요일(명절 포함) 쉬며, 영업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까지다. 찾아가는 길 제주 서귀포시 소암로12번길 21. 문의 064-762-61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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