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세상] "과감하게 회사에서 탈출한 사람들"

[책세상] "과감하게 회사에서 탈출한 사람들"
● 이영롱의 '사표의 이유'
  • 입력 : 2015. 12.18(금) 00:00
  • 오은지 기자 ejoh@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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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사표를 던지고 싶다는 충동을 경험했을 것이다. 간간이 들려오는 주변인의 창업 소식이나 귀촌 이야기도 마음을 흔든다.

그러나 생각을 실행에 옮기기란 쉽지 않다. 통장에 입금되는 동시에 사라진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월급은 아쉽고 성공 사례만큼이나 많은 실패 사례도 망설임을 더한다.

17일 서해문집에서 출간한 '사표의 이유'(이영롱 지음)는 현대의 일터에서 '나는 없고 노동만 있던 나날'을 보내던 이들이 과감하게 사표를 던지고 난 이후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책 속에는 30~40대 직장인으로서 10년 안팎의 직장생활을 하다가 자발적으로 사표를 던진 뒤 '삶의 전환'을 이룬 11명이 등장한다. 젊은 사회학도인 저자는 수차례의 심층 인터뷰를 통해 이들의 직장생활부터 제2의 삶을 선택하기까지를 추적해나간다.

책은 크게 3부로 나뉜다. 제1장 '직장인으로 살아남기'에선 인터뷰에 응한 11명의 직장생활 이야기가 펼쳐진다. 각기 다른 분야에서 일하는 이들이지만 결국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해온 것처럼 '먹고사니즘'을 핑계로 적당히 처신해 속 편해질 것인가, 혹은 그만둘 것인가'라는 공통의 문제에 직면한다.

이들이 퇴사를 감행하기까지의 이야기가 제2장 '살아남지 못하리라는 예감'에서 펼쳐진다. '미치도록 취직돼야 하는 이 시대'에 나름 주변의 인정을 받는 직장을 갖게 된 이들에게 퇴사란 쉬운 일이 아니다.

'되게 공장처럼 일해요. 전혀 창의적이지 않은데. 건물이 좋고 복지가 좋고. 그런 것들에 사람들이 약간 압도되는 거예요. 난 좋은 회사 다닌다. 회사를 그만두겠다고 할 때 다른 사람들이 "어, 너 그렇게 좋은 회사 왜 그만둬? 너네 건물도 너무 좋잖아!" 그러면 나도 그렇게 믿게 되는거예요.'(198쪽·이명선 씨 인터뷰 발언 중)

불안을 자기 계발과 '힐링'이라는 단어로 관리하거나 쇼핑으로 억누르며 매일을'견디기'하던 이들은 '이렇게 버는 돈이 내 삶에 꼭 필요한가?', '꼭 이 길이 아니어도 되지 않을까?' 등등 오랜 고민 끝에 결국 사표를 던진다.

그렇다면 노동사회를 박차고 나온 이들은 이후 '더 좋은 삶'을 살게 됐을까. 아니면 '밖은 더한 지옥'이라는 차가운 현실에 직면하고 후회하고 있을까. 귀촌·귀농, 비영리단체, 협동조합, 대안학교, 대학원 진학, 제주도 이민 등 서로 다른 선택을 한 이들의 퇴사 후 이야기는 마지막 3장 '그리고 삶은 다르게 계속된다'에서 소개된다. 이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어떻게 받아들일지는 오롯이 독자의 몫이다. 1만4천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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