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논단] 제주 카본프리 아일랜드 새해의 소망

[월요논단] 제주 카본프리 아일랜드 새해의 소망
  • 입력 : 2016. 01.11(월) 00:00
  • 편집부기자 hl@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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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11월말에 개최된 제21차유엔 기후 변화 협약 당사국 총회(COP21) 기조연설에 나선 박근혜 대통령은 "한국은 온실 가스를 배출 전망치 대비 37% 감축하고, 에너지 신산업 육성을 통해 오는 2030년까지 100조원 규모의 신 시장과 50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라는 비전을 제시했다.

물론 국가 차원의 거시적인 목표이긴 하지만 '카본프리 아일랜드'를 지향하는 제주도민의 입장에서는 상당히 고무적인 일임에는 틀림이 없다. 아마도 이 소식을 접한 제주도의 산·학·연·관의 관계자뿐만 아니라 도민들 대다수 또한 필자와 같은 심정이었을 것이다.

올해의 교수신문이 뽑은 사자성어로 혼용무도(昏庸無道, 어리석고 무능한 군주에 세상엔 도리도 없다)가 뽑혔다. 그 외에 사시이비(似是而非, 겉으론 옳은 것 같으나 속은 텅 비어 있다), 갈택이어(竭澤而漁, 고기 잡으려 물을 몽땅 퍼 버린다), 위여누란(危如累卵, 달걀 쌓기와 같은 위태로움) 등이 후보로 있었다고 한다.

어느 것 하나 긍정의 문구는 없는 것 같다. 제주도가 추진해온 풍력, 태양광 등의 신·재생 에너지, 전기 자동차 보급, 스마트 그리드, 에너지저장장치, 제로(0)에너지 빌딩 사업 등 탄소 없는 섬을 만들기 위한 여러 가지 사업들 중 위에서 열거한 사자성어가 함축하는 의미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운 사업은 없었던 것 같다.

2016년 글로벌 경제시장은 기후 온난화와 연계한 에너지 관련 사업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 분명해 보인다. 이 시점에서 제주의 에너지 사업도 '카본프리 아일랜드 2030'에 따른 매년, 매분기별 목표와 실행 방안을 구체적으로 설정해서 시행해 나가야 2030년의 목표가 가시화될 수 있을 것이다.

발전 차액 지원 제도(FIT)에서 신·재생 에너지 의무 할당제(RPS)로의 제도 변화와 신·재생 에너지 인증서(REC) 매매 제도가 도입되면서 신·재생 에너지 전력시장에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

특히 제주의 2030년 총 전력 사용량 예상치는 매년 4~5%의 상승률을 적용하여 산정하였을 때 약 1만1334 GWH인데, 이를 상회하는 신·재생에너지 생산 계획과 총 발전량에 따른 적정 전력 생산량 문제가 대두된다. 이를 비롯 난개발 방지를 위한 제도 개선, 이익공유화를 위한 공공주도, 충전인프라 구축과 정부 보조금 지속 여부 등의 전기자동차사업, 대폭 삭감된 예산으로 사업 실천 여부가 불투명해진 스마트 그리드 확산 사업, 스마트 에너지 빌딩인 제로(0)에너지 빌딩 사업 등 해결해야 할 난제들도 산적해 있다.

2015년 11월에 발표된 한국에너지공단의 국가 에너지 산업관련 정책 추진 현황에 따르면 2035년까지 발전량 대비 13.4%를 신·재생에너지원으로 공급하고 수요자 맞춤형 보급 확대, 시장 친화적 제도 운영, 신규시장 창출 및 규제 완화, 신·재생 에너지 의무 할당제 운영 성과 분석 등의 중장기 계획이 명시돼 있다. 제주가 지향하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수단과 방법은 국가 에너지 산업 정책과의 조화와 균형을 통해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이제 2016년 새해부터는 목표 설정에 따른 무리한 추진 계획보다는 국가 정책과 글로벌 에너지 산업 시장의 변화를 눈여겨보면서 실현 가능한 일부터 차근차근 시행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결코 쉬운 일들이 아님은 자명하지만 관련 유무를 떠나 각자의 역할에 최선을 다한다면 '카본프리 아일랜드2030'으로 가는 길의 장애들은 쾌도난마할 수 있을 것이다. <고봉운 제주국제대학교 전기에너지공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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