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논단]넥서스(Nexus) 제주

[월요논단]넥서스(Nexus) 제주
  • 입력 : 2016. 02.15(월) 00:00
  • 편집부 기자 sua@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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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년 1월 미국 워싱턴 D.C.에서 미국 환경 및 과학 위원회(National Council for Science and the Environment)가 주최하는 전미 국가 아젠다 컨퍼런스가 열렸다. 이 연례 컨퍼런스는 미국 전역의 공무원, 연구원, 교수, NGO활동가 등 다양한 분야의 오피니언 리더와 전문가들이 모여 향후 미국에 필요한 아젠다를 발굴하고 토론하여 해답을 찾고자 하는 회의였다.

올해 컨퍼런스의 주제는 식량-에너지-물 넥서스(The Food-Energy-Water Nexus)였다. 이 주제의 핵심 키워드는 '넥서스(Nexus)'라는 단어로, 한국에선 스마트폰의 이름과 같이 IT분야에서는 어느 정도 사용되고 있다. 그러나 IT분야를 제외한 건설, 환경, 자연, 사회, 경제, 문화 등을 비롯한 타 분야에서는 거의 사용하지 않고 있거나 심지어 어떤 분야에서는 넥서스라는 용어자체가 매우 생소하다. 사전적으로 넥서스는 '여러 가지들의 결합'으로 정의되어 있지만, 풀이하면 '여러 가지를 결합하여 하나의 결과를 만드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용어로부터 짐작할 수 있듯이, 이번 워싱턴에서 개최된 이 회의의 목적은 향후 미국의 식량, 에너지, 물의 문제에 대한 효과적인 해결책을 하나의 통합적인 사고와 방법으로 찾는 것이었다.

사실 식량, 에너지, 물과 같은 주제는 UN을 중심으로 세계 각국이 수없이 다루어 온 진부한 주제다. 그런데 왜 이번 회의에서는 굳이 이 주제를 핵심 아젠다로 정했을까? 여기서 주목할 만한 것은 '넥서스'라는 용어다. 지금까지 인류는 생존에 필요한 식량, 에너지, 물 문제를 별개로 각각 해결해야 할 주제로 다루어 왔지만, 이번 회의에선 이 문제들을 하나로 결합하여 해결할 수 있는 토털 솔루션을 찾고자 하였다. 그런데 식량, 에너지, 물의 문제를 자세히 살펴보면 서로 긴밀히 연결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우리 생활에서 에너지는 핵심적인 요소다. 이 에너지는 크게 화석(석유)에너지와 청정에너지(신재생에너지)로 나누어서 생각할 수 있으며, 이 에너지가 없으면 식량생산은 불가능하다. 물과 식량의 문제는 언급할 필요도 없이 우리의 삶과 동시에 직결되어 있으며, 또한 이 물과 식량의 문제는 에너지와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 결국 이 3가지 요소는 하나하나 분리된 문제가 아니라 인류가 동시에 해결해야 할 통합적 문제이며, 이 통합적 문제를 풀 수 있는 방안이 넥서스라는 것이 이번 회의의 일관된 주제였다.

이 넥서스 개념을 가장 잘 활용한 대표적 사례로 수력 발전소를 들 수 있다. 수력발전소를 건설하면 물을 이용해 물 부족 문제를 해결할 수 있고, 에너지를 만들 수 있으며, 농업을 통해 식량 문제 또한 해결할 수 있다. 즉 발전소라는 하나의 통합 해법으로 식량, 에너지, 물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것이다.

필자가 생각할 때 현재 한국에서 이 넥서스 개념이 가장 절실한 지역이 제주도다. 현재 제주도는 식량, 물, 에너지, 환경, 주거의 다섯 가지 문제를 동시에 해결해야 되는 상황이다. 도내 인구가 급증하는 현 시점에 다섯 가지 문제들을 하나씩 해결하기엔 시간이 부족하며, 한 문제를 해결한다고 나머지 문제들이 해결되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넥서스적 사고와 솔루션이 절실하다. 어쩌면 중앙정부가 넥서스적 정책을 시행하기 전에 제주도가 먼저 이를 시행해 한국의 미래 비전을 제시할 수도 있다. 제주도의 당면한 문제들을 '넥서스'적인 통합적 사고와 접근법으로 해결하려 한다면 의외로 쉽게 답을 찾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아직은 다소 생소하나, '넥서스 제주'야 말로 제주가 추구해야 할 핵심 가치라고 여겨진다. <이병걸 제주대학교 토목공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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