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기훈의 제주마을 탐방](77)제주시 구좌읍 동복리

[양기훈의 제주마을 탐방](77)제주시 구좌읍 동복리
주민들의 치열한 노력으로 福 쌓여진 마을
  • 입력 : 2016. 02.23(화) 00:00
  • 편집부기자 hl@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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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회관 옥상에서 바닷가 방향으로 바라본 마을 전경(위), 동복 관광체험어장과 주변 마을 해녀들의 해산물 판매 시설(아래).

풍부한 조간대… 전통적 수산업 해신제·민요 전승 마을
선진 폐기물처리시설 도입으로 마을발전 전환기 맞아
폐기물 소각장 열 이용한 다양한 마을 소득 창출 기대 만연
주민들 "신재생에너지 중심지 되기 위해 돈사 이전 시급"



구좌읍 가장 서쪽에 위치하고 있는 마을. 조천읍 북촌리와 인접하고 있다. 제주시에서 동쪽으로 22km, 국도와 해안변이 인접한 해안 마을로 인심 좋기로 유명하다. 푸른 바다 빛깔이 눈부시게 아름다운 해안도로와 해산물을 직접 채취하는 관광체험어장이 먼저 떠오른다. 김녕리로 넘어가는 해안도로 환해장성 부근에서 바라보는 노을이 서우봉과 다려도에 실루엣을 만들면 절경이 따로 없다. 풍부한 조간대를 가지고 있어서일까 전통적으로 수산업과 관련된 해신제와 민요들이 전승되어오는 마을이기도 하다. 마을 이름의 진가를 느끼게 하는 마을이다. '동쪽에 복 받은 마을' 동복리(東福里). 그냥 굴러온 복이 아니라 주민들의 치열한 노력과 현명한 판단에 의하여 차곡차곡 쌓여진 복이다. 몇 년 전, 제주사회에 뜨거운 이슈를 던졌던 신규 폐기물처리시설 설치 문제로 주민 찬반 투표까지 했었다. 찬성 69.8%로 유치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보여준 행정과 주민 사이에 이뤄진 신뢰 만들기는 이와 유사한 문제에 봉착한 다른 지역에 훌륭한 본보기가 되고 있다고 한다.

150년 넘는 세월동안 불어온 바닷바람에 남쪽으로 휘어진 팽나무.

선진 폐기물처리시설을 도입하면서 과학적인 시스템과 친환경적인 시설로 건설할 것이며, 쓰레기를 자원으로 이용하여 신재생 에너지 생산을 하는 등 지역주민들에게 환영받고, 인근에 풍력발전단지와 연계하여 친환경 에너지 타운으로 만들겠다는 제주특별자치도의 약속이 있었던 것. 이런 방향을 정하면서 주민 지원계획에 따른 인센티브가 제공되면서 마을 전체가 획기적인 발전의 전환기를 맞이하게 된 것이다. 2018년 가동을 목표로 추진되는 이 사업이 마을 주민들이 꿈꾸는 방향으로 진행 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었다.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주민들의 슬기가 놀라운 마을 동복리의 설촌 유래를 고태언(73)노인회장에게 들을 수 있었다. "옛 지명은 곰막, 곤막, 혹은 골막이라고 불렀습니다. 1510년 경에 속칭 하망동산에 봉화대를 설치했으니 이로 미루어 추측하면 인가가 생긴 것은 500년 정도 된 것으로 볼 수 있지요. 그러다가 80여 년 전, 한자 표기 필요에 의하여 동복이라는 이름을 쓰게 된 것이라고 합니다." 이어 "마을주민들의 성격은 소박하고, 진실되며 어떤 거짓도 용서하지 않는 낙천적인 사람들"이라고 소개했다. 전설 또한 흥미로웠다. 하망동산 봉화대에 망별장이 이씨였는데 딸 하나가 있어 박씨 총각이 그 딸과 혼인하여 보금자리를 이곳에 틀면서 설촌의 효시가 되었다는 이야기. 그 전설의 시기 이후 많은 사람들이 들어와 살면서 번창하여 지금은 250가구에 758명의 인구가 사는 마을이 되었다.

정동면 이장

정동면(56) 이장이 밝히는 마을 발전 방향과 숙원 사업은 최첨단 폐기물 처리시설과 연계하여 발생하는 열에너지를 활용한 주민소득 증대 방안을 집중적으로 연구하고 있다고 했다. "주민들의 일자리 창출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마을 발전에 가장 중요한 인식이 되어야 합니다. 동복리 산1번지 30만 평 정도의 부지에 사파리 파크 사업을 유치하여 주민 고용이 현실화 된다면 인근 동백동산을 비롯한 주변 관광지들과 상생 발전하는 좋은 모델이 될 것입니다."고 말했다. 마을 남쪽 지역에서 집중적인 부가가치를 찾아내고자 힘쓰고 있는 것이었다. 제주특별자치도와 제주시, 동복리가 지혜를 모아 주민지원 약속의 범위와 방향을 폭넓게 찾아가고 있다고 했다. 단순 지원이 아니라 자연자원까지 활용 할 수 있도록 행정 지원을 하면서 세계적인 성공사례로 동복리를 만들어가기 위한 노력이 한창이었다. 자연자원 활용과 친환경적 폐기물 처리시설을 통하여 신재생에너지 교육과 탐방의 중심지로 육성하기 위하여 가장 시급한 문제가 주거지역과 가까이 있는 돈사를 이전하는 것이었다. 이연숙(58) 부녀회장은 이 문제와 관련하여 "마을 전체가 괴로움을 당하고 있습니다. 특히 여름철에는 문을 열고 살아가기 힘든 실정이지요. 처음에는 소규모로 시작해서 점차 대규모로 늘어난 돈사를 행정에서 나서서 문제 해결을 하지 않는다면 마을 주민들은 어떻게 생활해야 할 지 갑갑합니다." 폐기물 처리시설도 악취를 없도록 시설하겠다면서 돈사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앞뒤가 맞지 않는 행정이라는 질타였다.

검은 갯바위와 조간대가 바다새들을 불러들이는 평화로운 풍경.

김병수(40)청년회장에게 100억원이 주어지면 마을 발전을 위해 어떤 사업을 하고 싶은 지 물었다. "마을금고를 만드는 자본금으로 쓰고 싶습니다. 폐기물소각 시설에서 얻은 열을 가지고 농사에 활용하여 소득창출을 할 수 있는 영농조합법인을 만들고자 해도 조합원에 가입 할 수 있는 자금이 없을 경우에 마을금고에서 융자해서 원하는 주민은 함께 모두가 참여 할 수 있도록 해야 빈부를 뛰어 넘는 마을 공동체가 되는 것 아닙니까?" 놀라웠다. 마을 결속력이 형제자매처럼 어려운 경제여건에 처하면 서로 도우면서 함께 살아가고자 하는 자세. 경제적 능력이 조금 떨어지더라도 손을 내밀어 동참시키고자 하는 것이 진정한 의미에서 동복리공동체라는 생각은 조상 대대로 살아온 가치관의 계승자라는 증거.

관광체험어장 옆에 마을의 역사를 간직한 환해장성이 있다.

결국은 주민 복지로 귀착될 것이다. 제주에서 가장 부유한 마을이 되기 위한 공감대가 마을회 임원들을 중심으로 펼쳐져 있었다. 30년 미래를 설계하고 있는 동복리 주민들의 얼굴이 밝다. 일자리가 가장 풍성한 마을이 되고자 하는 탁월한 선택들의 연속이다. 남쪽에 지대가 높은 곳에서부터 바닷가 해안도로까지 경제적 풍요가 넘치는 고부가가치 소득원이 가득 차게 하겠다는 포부는 꿈이 아니라 현실이 되고도 남을 것이다. 주민 모두가 뚜벅뚜벅 진취적인 발걸음을 옮기고 있었다. 머지않은 날에 폐기물 소각장 열을 이용하여 부근 온실에서 열대과일이 열리고 마을공동체가 주체가 된 영농조합법인에서 이를 팔아 어르신들을 위한 최고시설을 가진 노인요양시설을 짓고 운영하는 모습을 보게 될 것이다.

<공공미술가> <인터뷰 음성파일은 ihalla.com에서 청취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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