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愛빠지다] (1) 일도1동 정착주민지원협의회

[제주愛빠지다] (1) 일도1동 정착주민지원협의회
제주살이 경험으로 정착주민 응원
  • 입력 : 2016. 02.26(금) 00:00
  • 김지은 기자 jieun@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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멘토·멘티 인연 맺어 지속적으로 교류
주민자치위원회 등과 함께 봉사활동도


제주 이주민들이 한 데 모이기 시작했다. 그 안에선 낯선 제주에서의 삶이 더 이상 혼자만의 것이 아니다. 멀게만 느껴졌던 제주사람과의 거리도 한걸음 가깝게 다가온다. '제주愛 빠지다' 두 번째 이야기는 지역사회와 함께 어우러져 살아가는 정착주민들의 모습을 담는다. 도내 43개 읍면동 정착주민지원협의회를 비롯해 정착주민들이 그려나가는 공동체에 대한 얘기다. <편집자주>



"제주에 온 지 벌써 22년이 됐습니다. 그 당시만 해도 지금처럼 정착주민들의 모임이 없었어요. 아는 사람도 없고, 1년 정도 굉장히 답답했죠. 시간이 지나서야 많은 분들을 알게 되고, 고민이 있을 때 서로 의논하기도 했습니다." 경상남도 대구 출신인 이경훈(53) 일도1동 정착주민지원협의회 회장이 말했다. 그가 협의회를 통해 자신과 같은 정착주민에게 다가선 계기이기도 하다.

다른 이들의 마음도 이와 다르지 않다. 일도1동 협의회를 이루고 있는 정착주민 15명은 제주 이주민의 '길잡이'를 자처한다. 제주에서 짧게는 2~3년, 길게는 20년 이상 살아온 경험을 나누는 것만으로도 갓 제주에 정착한 이들에겐 도움이 될 거라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협의회가 멘토와 멘티로 지역에 새로 전입한 정착주민과 인연을 맺기 시작한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협의회원들은 저마다 멘티를 두고 지속적으로 교류하고 있다. 정착하는 과정에서의 어려움을 조금이라도 덜어주기 위해서다. 현재 일도1동에 사는 정착주민 42명이 협의회원들과 멘토, 멘티의 관계를 맺었다. 이 회장은 "정착주민 중에 연세가 드신 분들은 어디에서 일자리를 구할 수 있는 지 물어오기도 한다"며 "이외에도 생활 속에 크고 작은 일이 있을 때 도움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지역주민들도 힘을 보태고 있다. 일도1동주민센터는 '후견인제'를 운영하며 도정 정보를 공유하고 있다. 공무원과 통장은 정착주민의 애로사항에 귀 기울이며 협의회 활동을 보조한다.

협의회는 정착주민을 넘어 지역주민과의 유대에도 발을 넓히고 있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재능을 도내 소외 계층과 함께 나누는 것이다. 요양원 위문 공연을 비롯해 어버이날 기념행사, 제주왕벚꽃축제 등에서 고전무용, 라인댄스 등을 선보이며 지역주민과 함께 호흡했다. 이 회장은 "협의회 회원 중 상당수가 이미 자생단체 활동을 하고 있어서 주민자치위원회 등과 함께 봉사활동에 나서게 됐다"고 했다.

협의회는 제주에서의 삶에 성공한 사례를 소개하며 정착주민들을 응원하기도 한다. 이 회장은 "지난해에는 정착주민과 함께 제주에서 새 삶을 살아가는 데 성공한 정착주민의 사업장을 방문하기도 했다"며 "올해에도 정착주민과의 관계를 더 돈독히 해 이들이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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