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찬 맛집을 찾아서](107) 제주시 이도2동 '부자집'

[당찬 맛집을 찾아서](107) 제주시 이도2동 '부자집'
노릇하게 구워낸 생선구이정식에 '행복한 밥상'
  • 입력 : 2016. 03.18(금) 00:00
  • 백금탁 기자 haru@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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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신선한 생선으로 고객 입맛 사로잡는 이도2동 '부자집'. 강경민기자

정성을 들여 노릇하게 구워내는 생선구이정식 한상이 인상적이다. 선도 높은 제주대표 어종인 갈치를 비롯한 고등어, 삼치, 조기, 전갱이 등이 갓 구워져 나오며 침샘을 자극한다. 제철인 멜(멸)튀김과 봄 전어도 맛볼 수 있다. 그런데 1인당 8000원, 이러한 진수성찬에 견주면 너무 '착한 가격'으로 감동은 덤이다.

청정 제주바다에서 잡아올린 생선으로 고객의 입맛을 사로잡는 생선구이정식집 '부자집'. 제주시청과는 이웃이다. 주인장인 서을순(60·여) 대표와 양창보(48) 대표. 이들이 내놓는 정식 한상은 여느 부잣집 밥상이 부러울 바가 아니다. 여기에 조림과 고등어전까지 곁들여지며 입안이 행복하다.



갈치·고등어·삼치·조기·옥돔 등 한상
재배한 방풍·돼지감자 장아찌도 별미
선도 높은 생선 싸게 구할 수 있어 도전




양창보 대표는 생선구이의 맛은 식재료의 가격이 아니라 선도에서 차이가 난다는 고집스러운 음식철학을 갖고 있다. 그래서 생선굽는 수고를 마다하지 않는다. 수산물 어판장에서 직접 일을 했던 터라 생선을 고르는 그의 안목은 탁월하다. 그 뿐인가. 갈치잡이 선원으로 수년간 일을 한 경험으로 익힌 감각도 빼놓을 수 없다.

생선구이정식집 '부자집'을 운영중인 서을순·양창보 대표.

"새벽에는 어판장에서, 오후에는 포구를 찾아 유자망 어선에서 그날 사용할 선도가 좋은 생선을 구매하고 있죠. 좋은 재료를 싸게 공급할 자신이 있어 식당을 열었는데 어류가 많이 나는 제주도에서도 왜? 제주에 생선구이정식집이 없는 지를 알 것 같아요. 그 만큼 유통에서 구이를 하는데 손이 많이 가고, 생선가격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죠. 하지만 저렴한 가격에 내는 신선한 갖가지 생선요리는 앞으로 도민은 물론 관광객의 입맛에도 적중할 것 같아요. 박리다매 형식이지만 많은 고객에게 맛으로 인정 받을 수 있다고 자신합니다."

생선구이를 하다보면 애로점도 많다. 초벌구이를 하면 맛이 떨어지고 주문을 받고도 20분 가량 천천히 노릇하게 구워내는 작업이 여간 바지런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참맛을 보려면 '예약'은 필수다.

직접 재배한 돼지감자.

밑반찬 하나도 허투루하는 법이 없다. 서을순 대표가 정성스럽게 반찬을 만들어 낸다. 식당을 열기 전 생고기구이집(옛 일영식당)을 했던 터라 10여가지 반찬이 푸짐하다. 방풍나물과 돼지감자 장아찌는 별미다. 제철 나물무침도 하루 2~3개씩 변화를 주며 겨우내 잃었던 미각을 깨운다. 강된장과 쌈채소, 그리고 갈치와 멸치젓갈도 궁합이 잘 맞는다. 여기에 숙주나물무침과 어묵볶음, 감자샐러드, 김치와 깍두기까지 한상 푸짐하다.

"손님들의 건강을 생각해 웰빙음식인 방풍나물과 돼지감자 등 일부 식재료를 직접 과수원에서 재배하고 있죠. 육류를 곁들이면 어떻겠냐는 분들도 있지만 좋은 생선을 하나 더 올리는게 낫다는 생각이죠. 앞으로 5~6월이 되면 고등어와 자리돔, 한치 등이 많이 나오는데 손님들 반응이 벌써부터 궁금해집니다."

방풍나물 장아찌.

정갈한 '손맛'을 지닌 충남 옥천 출신의 서을순 대표와 생선유통과 구이의 '달인'이 의기투합해 자신의 갖고 있는 특기를 살려 내놓는 정성스런 밥상이 요즘처럼 팍팍한 시대에 사람의 '정(情)'을 느끼게 한다. 그래서 더 고소하고 넉넉한 세상을 만드는가 싶다. '오늘의 메뉴'판도 눈여겨 볼만하다. 생물인 백조기회, 가자미조림, 곰장어수육, 멜조림, 생선구이모듬안주 등이 요즘 인기 상종가다. 매주 일요일은 휴무. 제주도 제주시 광양11길20(이도2동). 064)726-74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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