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담론]과학적 연구 강화로 제주도 브랜드가치 높이자

[목요담론]과학적 연구 강화로 제주도 브랜드가치 높이자
  • 입력 : 2016. 04.21(목) 00:00
  • 편집부 기자 sua@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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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지질공원이 유네스코의 공식 프로그램으로 되면서 운영 방식에 변화가 생겼는데, 그중 하나가 지정 과정에 참여하는 현장 평가단 운영이다. 과거에는 세계지질공원협회가 추천하는 일부 전문가만 선정되었지만, 올해는 각국의 지질공원 전문가로 구성된 평가단을 만들고 이들을 현장 심사단으로 안배하였다. 제주도 지질공원 전문가 전용문 박사도 현장 평가단에 포함되어 이번에 다른 나라의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지정 과정에 참여한다. 이는 제주도가 세계지질공원에 가입한 지 6년 만에 얻은 작지만 의미 있는 성과로서 제주도가 지질공원을 모범적으로 운영하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그동안 제주도가 국제 지정지역에 관심을 가지면서 국제적 인지도 상승에 많은 노력을 기울인 결과, 이제는 세계유산, 생물권보전지역, 세계지질공원 그리고 람사르습지의 통합관리 모범지역으로 각인되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제주도는 세계자연보전연맹(IUCN)과 공동으로 '국제지정지역 중복지역의 통합관리 안내서'의 발간을 목전에 두고 있으며, 이는 오는 9월 하와이 세계보전연맹 총회(WCC)에서 주요 성과로 다루어질 예정이다. 제주도가 주창한 '국제지정지역 교육훈련센터'는 통합관리에 대한 세계의 중심축이 될 가능성이 높다. 향후 동 안내서의 개정판에서는 이 교육·훈련센터의 운영을 통하여 얻은 정보를 이용하여 제주도가 통합관리의 최선두를 달릴 것으로 기대한다.

제주도는 국제지정지역을 통한 브랜드 홍보에는 어느 정도 가시적 성과를 얻었으므로 이제는 질적 향상을 위한 후속 조치가 필요하다. 필자는 우선 과학적 관리 기반을 더욱 강화할 것을 권고한다. 세계유산의 확장은 현재 세계유산·한라산연구원이 관련 국내외 전문가를 통하여 과학적 연구를 진행하고 있으므로 좋은 성과가 있을 것이다. 생물권보전지역도 곶자왈 등에 대한 과학적 연구가 진행 중이므로 가시적 성과가 예상된다. 한편, 기존의 세계지질공원은 향후 재지정 과정에서 국제적 가치평가를 추가로 요구할 가능성이 있다. 국제적 가치에 대한 것은 어느 날 갑자기 나타나는 것은 아니고 관련 분야의 과학적 연구를 꾸준히 지속할 때 얻을 수 있는 것이므로 지금부터 제주도는 과학연구 인력을 보완하고 관련 사업을 더 확대하여야 한다.

국제적 가치는 학술적 중요성 이외에 '최초 발견지'도 포함되는데, 일본 산인해안 세계지질공원의 현무동의 주상절리가 거북이 등과 비슷하여 현무암으로 명명되고, 또 그곳의 현무암에서 마쯔야마 지자기 역전 현상을 발견한 것이 좋은 사례이다. 그 당시에도 지자기 역전 현상은 알려져 있었고, 현무암은 제주를 포함하여 다른 지역에도 흔하다. 그러나 해당 지역의 암석에서 최근의 지자기 역전 현상을 처음 규명한 '최초 발견지'로서의 국제적 지위와 '현무암' 명명지로서 자격을 갖기 때문에 일본의 현무동은 그 명예를 영구히 간직할 수 있는 것이다. 만일 제주에서 그러한 것을 먼저 연구하여 연구를 발표하였다면 제주의 현무암이 '최초 발견지' 혹은 '최초 연구지'로서 지위를 누렸을 것이다.

제주도와 유사한 화산작용으로 형성된 지역이 국내외에 다수 있을 것이다. 제주도는 생성 이래로 많은 풍화작용으로 원래의 모습에서 많이 변하고 있다. 따라서 제주보다 늦게 생긴 곳과 더 오래된 곳을 몇 곳 선정하고 상호 방문연구를 수행하여 그 결과를 국제학술지에 발표한다면 제주의 과거와 미래 모습을 추정할 수 있는 좋은 자료가 될 것이며, 이들 중 '최초 발견지'가 나올 수도 있을 것이다. <이수재 한국환경정책평가원 선임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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