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를 시작하며] 젊게 산다는 것

[하루를 시작하며] 젊게 산다는 것
  • 입력 : 2016. 04.27(수) 00:00
  • 편집부 기자 sua@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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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운 겨울 묵묵히 참고 서 있던 벚나무다. 둥치엔 갈라지고 옹이진 아픔의 흔적, 쓰러질듯 서있는 고목에서도 이렇게 화사한 봄꽃이며 파란 싹을 움틔울 수 있다니! 고목나무를 경외의 눈으로 바라보면서 '사람도 이렇게 새로 피어나며 젊게 살아갈 수는 없을까?' 엉뚱한 상념에 잠겨 있었다. 순간 문득 떠오르는 생각, 노형동에 있는 제주도 노인복지관 프로그램에 참여하시는 어르신들이었다. 이 분들이야말로 고목에서도 새싹이 돋아나듯 몸과 마음을 새롭게 다스리며 젊게 살아가는 분들이 아니던가.

이 복지관에서는 요일별로 건강, 취미, 보치아, 자기계발 등 평생교육 프로그램들이 다양하게 진행된다. 여기에 참여하는 어른들 표정은 언제나 밝고 활기로 넘쳐난다. 특히 십장생 문화예술단은 복지관 특화사업이다. 음악과 무용을 중심으로 개설 프로그램에서 익힌 재능으로 소외지역 사회복지시설이나 병원 등에서 위로 공연도 하고 지역사회 행사에도 참여하는 봉사활동 단체다. 배우는 기쁨만이 아니라 함께 나누는 즐거움까지 누릴 수 있으니 여기에 참여하는 어르신들은 늙을 시간이 없다. 이름도 십장생! 여기에 참여하는 자신까지 합치면 십일장생 예술단이라 불러도 무방하지 않을까?

지난 11일엔 본 강당에서 중국 요녕성 한중우호협회와의 문화교류행사가 풍성하게 열렸다. 중국 측의 마술, 패션쇼, 중국무용과 우리 측에선 십장생 예술단의 합주, 왈츠, 댄스스포츠, 한국 고전무용 등을 선보였는데 마치 경연이라도 하는 듯 최선을 다해 열연하는 모습들에 갈채가 쏟아졌다. 제주도 노인복지관 홈페이지에 들어가 보면 당일 행사 영상들을 직접 감상할 수 있다. 당일 공연도 그렇지만 연습과정이 더 열정적이다. 누가 시킨 게 아니라 스스로 참여한 일이니 더 열심이다. 특히 악기 연주나 댄스 스포츠 분야는 신체 표현활동이니 유연한 운지나 몸동작이 필수적인 요소들이다. 한계를 극복하기가 쉽지 않지만 의욕이 강하니 스스로 성취동기를 높여나간다. 무대에 설 수준에 이르기까지 얼마나 애썼을까? 그 노력과 열정이 아름다운 것이다. 이런 열정이 바로 젊게 사는 비결이 아닐까 싶다. 합주곡 '야~야~야, 내 나이가 어때서, 사랑하기 '딱' 좋은 나인데~'에서 '사랑하기 딱' 할 때는 호흡도 딱 맞는다. 나이 듦에 대한 아쉬움과 지나간 세월의 그리움이나 회한, 새롭게 청춘을 피워내고픈 결기가 이 '딱'에 맺힌다.

젊게 산다는 것! 나이가 들어도 젊게 살고 싶다는 마음이 마치 노욕처럼 비쳐져선 곤란하다.

요즘 우리나라는 고령사회, 10년 후면 초고령사회로 진입한다고 걱정들이다. 경제적 관점에서 바라보면 노인들은 설 곳이 없다. 장수가 축복이 아니라 죄악처럼 여겨질 때가 있다. 그래도 건강한 장수는 아름답다. 유행하는 '100세 인생' 노랫가락이 위안을 준다. 얼마 전 KBS 명견만리에서 어느 강사의 열강에 큰 공감을 받았다. 노인들은 부담이 아니라 평생 쌓아온 경륜과 지혜의 자산이다. 요즘은 평생학습사회, 어른들도 사회에 기여할 수 있도록 자기계발을 위한 평생학습자로 새롭게 태어나야 한다.

봄은 꽃으로 아름답지만 가을엔 단풍으로 아름답다. 더 아름다운 건 젊게 살아가는 마음이다. 일신우일신, 아침에 일어나서 '야, 오늘은 남아있는 내 인생의 첫날이다!' 신바람으로 젊게 살아갈 일이다. <이경주 서귀포시민책읽기위원장·전 초등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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