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찬 맛집을 찾아서](108)서귀포시 남원읍 '시즌박스'

[당찬 맛집을 찾아서](108)서귀포시 남원읍 '시즌박스'
파송송… 보슬보슬… 제주의 사계절 맛을 즐겨라
  • 입력 : 2016. 04.29(금) 00:00
  • 이태윤 기자 lty9456@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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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듬버섯 매운 채소 덮밥(왼쪽)과 파송송 돈가스 덮밥. 강경민기자

주유소 개조 독특한 외관 호기심 자극
조미료 첨가하지 않아 옛 집밥 떠올라
4~10월엔 '제주 돌문어 냉라멘' 별미

서귀포시 남원읍 위미리 마을 안길에 위치한 시즌박스. 주유소를 개조한 독특한 외관 때문인지 지나가던 사람들이 호기심을 갖고 꼭 한 번은 들러야 할 곳이라는 느낌이 든다.

음식점 안에 들어서자 코시롱('냄새가 고소하다'라는 제주도 사투리)한 냄새가 코끝에 맴돈다. 한쪽 외벽에 그려진 제주도 지도에는 제주의 지역별 특산품이 그려져 있다. 가게 이름은 시즌박스, 가게로 들어서자 보이는 지도와 그 속에 그려진 지역별 제주의 특산품은 기자의 궁금증을 불러일으켰다.

독특한 음식점 '시즌박스' 업주 안성익(앞쪽)·안건우 대표.

시즌박스 안건우·안성익 대표를 만났다. 안건우 대표는 "사계절마다 바뀌는 제주의 제철 특산물을 음식의 재료로 사용해 음식점을 개업하면 어떨까 싶어 가게 이름을 '시즌박스(seaon box)'로 지었다"고 말했다.

이들 대표의 예상은 적중했다. 제주의 신선한 제철 재료로 한 음식은 손님들의 입맛을 사로잡았다. 이후 시즌박스를 찾은 손님들이 자연스럽게 자신의 소셜네트워크(SNS)에 먹었던 음식 후기를 올려주니 자연스럽게 광고비용도 절약됐다.

코시롱한 냄새에 홀려 음식을 시키지 않을 수가 없었다.

기자는 개인적으로 돈가스를 좋아해 '파송송 돈가스 덮밥'(8000원)을 시켰다. 음식을 주문한 지 5분여 지났을까 파송송 돈가스 덮밥과 북어국, 샐러드, 김치, 생강 초절임 그리고 요거트까지 제법 한상 잘 차려진 음식이 나왔다. 돈가스 덮밥은 짜지 않아 기자의 입맛에 딱 맞았다. 덮밥에 들어간 돈부리 소스와 밥과 두툼한 돈가스는 서로 협업이라도 한 듯 맛의 조화를 이뤘다. 한 그릇 깨끗하게 비운 뒤 후식으로 섭취한 달콤하면서 상큼한 수제요거트는 입속을 깔끔하게 정화하기에 딱이었다.

보슬보슬 흑돼지 덮밥(왼쪽)과 제주 돼지 수제 고로케

이어 '보슬보슬 흑돼지 덮밥'(8000원)도 먹어 보았다.

보슬보슬 흑돼지 덮밥은 밥 위에 제주산 흑돼지 고기가 비비탄 총알만 한 크기로 갈아져 있었고 반숙한 계란으로 마무리됐다. 매콤하면서 짭조름한 맛은 왠지 어릴 적 집에서 자주 먹었던 비빔밥 같았다.

실제로 '시즌박스'의 재료는 모두 국내산·제주산이다. 또한 안건우·안석우 대표는 모든 음식에 조미료를 첨가하지 않고 있었기 때문에 기자가 가정에서 먹었던 집밥을 떠올린 것은 괜한 과장이 아니었다.

이어 사이드 메뉴로 돼지고기 순살과 제주 햇양파 두 가지로 만 주인장이 직접 만든 '제주 돼지 수제 고로케'(5500원)를 주문했다. 몇 분이 지났을까 야구공만 한 고로케가 나왔다. 고로케는 한입 베어 무는 순간, 시원한 맥주와 곁들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 밖에도 시즌박스에는 고기를 싫어하는 손님을 배려한 4가지 버섯과 제철 채소가 한 가득한 '모듬 버섯 매운 채소 덮밥'(7500원), 삼겹살과 오징어를 재료로 매콤한 양념으로 요리한 '매콤달콤 오삼 불고기 덮밥'(7500원), 제주산 돼지로 만든 수제 돈가스 세트(9500원) 등의 음식을 1만원 이하의 가격으로 맛볼 수 있다. 이와 함께 이달부터 10월까지 싱싱한 문어가 라면과 만난 '제주 돌문어 냉라멘'(9000원)도 별미로 즐길 수 있다니 기자는 시즌박스를 한번 더 방문해 냉라멘을 꼭 먹어봐야 할 듯하다.

시즌박스는 남원읍 태위로 154번지 소재다. 영업시간은 오전 11시부터 오후 9시까지다. 단 오후 3시부터 5시까지는 브레이크타임이다. 매주 수요일은 휴무이며, 시즌박스의 모든 메뉴는 포장이 가능하다. 연인·가족과 시즌박스의 음식으로 봄철 소풍을 가는 기분을 내보는 것은 어떨까. 문의 070-7745-35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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