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논단]다시 한 번 한진그룹과 제주가 손을 잡을 때다

[월요논단]다시 한 번 한진그룹과 제주가 손을 잡을 때다
  • 입력 : 2016. 06.06(월) 00:00
  • 편집부 기자 sua@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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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8년도쯤 이야기다. 청와대에서 이제는 고인이 된 박정희 대통령과 한진 그룹 조중훈 회장이 마주 앉았다. 대통령이 조중훈 회장에게 국영기업인 대한항공공사를 인수하라고 설득하고 있었다. 당시에 돈이 없는 정부는 적자 공기업들을 민간인에게 억지로 불하할 때였다. 한진은 그때 베트남 전쟁에서 미군 군수문자 수송 및 건설 등으로 정부의 외환보유고보다 10배나 많은 수억 달러를 보유하고 있었다. 이후 계속 거절하던 한진은 나는 새도 말 한마디에 떨어뜨린다는 김형욱 중앙정보부 부장이 나서야 마무리되었다고 한다. 이 말은 강제로 맡겼다는 말이다. 이렇게 억지로 대한항공공사를 인수한 한진그룹은 이름을 대한항공으로 개명하였다. 공항다운 공항도 없었던 시절이기에 한진은 돈이 없는 정부 대신 제주공항을 비롯하여 공항확장공사도 전담한다. 먼저 공사를 하고 정부가 돈이 있을 때 받는 소위 외상공사다. 이 난관을 극복하면서 한진그룹은 세계에서 최초로 땅, 바다, 하늘의 운송체제를 갖춘 대기업이 되었다고 평가받고 있다.

당시에 정부는 제주도를 개발하려고 각종의 계획을 세웠지만 가장 기본 인프라인 비행기와 공항, 그리고 호텔이 절대 부족할 때였다. 한진 그룹이 항공, 공항 운영과 그리고 칼 호텔을 신축하면서 제주개발은 본격적으로 시작할 수 있었다. 이후에 제동목장을 건설하여 축산업을 기업화하였고, 제동흥산을 설립하여 물이 돈이 된다는 것을 일깨워 주었고, 제주개발공사를 설립하는데 기술적 지원을 마다하지 않았다. 정석장학금을 설립하여 제주대학교에 50억을 희사하였고, 교사와 학생의 해외연수 등 나름대로 큰 역할을 계속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주도민의 한진그룹에 대한 평가는 매우 낮은 것도 현실이다. 한진 하면 "제주도 때문에 돈 버는 기업, 물을 팔아먹는 기업"으로만 평가받고 있다. 너무 가까이 오랬동안 보아 왔기에 한진그룹도 "동네 아가씨·심방 알아주지 않는다"는 제주 속담 프레임에 갇혀 있는 것일까. 동네 목욕탕 하나가 쓰는 지하수 양이 1000톤을 넘어가고 있는 실정인데 한진이 지하수 100톤 증산요청을 단칼에 거절당하는 수모를 몇 년째 이어가고 있다. 동네 목욕탕보다 대접을 못 받는다고 생각한 한진그룹은 조강지처의 설움을 느끼면서 제주개발에 수년간 투자를 않고 있다.

한진그룹을 제외하고 제주개발에 선뜻 나설 우리나라 대기업이 없는 지금, 중국대형자본의 대항마는 한진그룹일 진데 우리는 고작 100톤의 지하수를 가지고 너무나 큰 실익을 놓치고 있음은 안타까운 일이다. 다시 한진그룹의 경험과 도전의 정신을 우리 제주개발에 초청을 해보자. 한진그룹의 규모와 능력이 필요한 곳이 한두 곳이 아니다. 그 하나로 정석비행장을 제2공항의 대안으로 생각해 본다. 안개 등 자연조건을 들어 부적지로 선정하였다지만 객관성의 의문은 여전히 남는다. 많은 베테랑 조종사들은 제2공항의 부지로 정석비행장은 충분히 가능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때문에 객관적인 인사로 구성된 위원회를 만들어서 정석비행장이 제2공항 대체 부지의 가능성을 우선 검토해 보아야 한다. 만약에 가능하다고 한다면은 제2공항은 한진그룹에 공사에서부터 운영까지 전권을 맡겨야 한다. 이 과정에서 한진이 필요하다고 하면 주민들이 기술과 자본을 같이 참여하는 방식을 제안해 본다. 이렇게 된다면 강제로 집·밭을 빼앗긴 제2공항 예정지 주민들의 설움과 갈등을 해결해 줄 뿐만 아니라 세계 최초로 민간기업이 지역주민과 함께 국제규모의 공항과 부대시설을 건설·운영하는 성공사례를 보여 줄 필요가 있다. 이와 연계하여 제주개발의 각종의 인프라 건설뿐만 아니라 한진그룹이 갖고 있는 기업과 대학으로 하여금 교육, 의료, 관광, 축산, 해양 분야에 참여를 요청하여 제주개발의 조강지처인 한진그룹을 대우해 주어야 한다. 그리고 우리는 한진그룹을 애용할 수 있는 방법만을 찾는 영리함이 필요할 때이다. 그렇기 위해서 지금은 제주와 한진은 굳세게 손을 잡을 때이다. <양영철 제주대학교 행정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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