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논단]아시아 크루즈관광과 공동 번영

[월요논단]아시아 크루즈관광과 공동 번영
  • 입력 : 2016. 06.20(월) 00:00
  • 편집부 기자 hl@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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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중국 청도에서 개최된 제4회 중국크루즈써밋에서 보하이크루즈 부사장을 만났다. 작년 제주국제크루즈포럼에서 만난 이후 첫 만남으로, 흥미로운 이야기를 전해왔다. 부사장은 지난해 포럼에서 원희룡지사가 제안한 남북평화크루즈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청도를 출발해 북한 남포와 인천을 잇는 크루즈상품을 만들었고, 자국 관광객을 대상으로 올해 2월까지 인기리에 판매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남북관계가 경색되면서 남북평화크루즈는 실현되지 못했다고 한다. 보하이부사장과의 대화는 크루즈관광이 경제적 측면만이 아닌 나라와 나라를 잇는 메신저로서 사회적 역할도 충분히 수행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줬다.

크루즈관광은 여러 국가와 지역을 순항한다. 그렇기 때문에 그 효과는 경제적으로 그리고 사회문화적으로 광범위한 지역에 미치게 된다. 성장기에 들어선 아시아 크루즈산업이 지속적으로 발전하고 아시아 관광의 성장동력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양적성장을 위한 노력은 물론, 이해관계자 모두가 행복한 질적성장과 공동번영 또한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지난 몇 년을 돌아보면 아시아 크루즈관광은 눈부신 성장을 이어오고 있다. 2005년에 76만명이던 아시아 크루즈관광객은 2015년에는 209만명으로 폭발적으로 증가하였으며, 2020년에는 530만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상해 우송코항에서만도 올해 486항차 120만명이 넘는 크루즈관광객이 한국과 일본을 방문할 예정이라고 하니, 그 가파른 성장세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2020년에 제주를 방문하는 크루즈관광객이 1000항차 230만명이 되면, 제주는 1조원이 넘는 새로운 성장동력산업을 얻게 되는 것이다. 이제 아시아 크루즈시장의 최대 과제는 급성장하는 수요를 소화하기 위해 수용태세를 얼마나 빨리 확충할 것인지이며, 항만의 조기 건설, 크루즈 관광프로그램 개발, 서비스 개선, 전문 인력 양성 등 관광객 만족과 시장 확대를 위한 노력이 지속되어야 한다.

한편, 최근에는 아시아 각지에서 양적성장을 통해 창출된 경제적인 부가가치가 기항지 혹은 지역사회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는지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이 부상하고 있다. 중국인 중심의 크루즈관광객은 일반적인 중국인 단체관광객과 유사한 관광 패턴을 보이고 있어 지역주민이 체감하는 경제적 효과가 크지 않다고 인식되고 있기 때문이다. 크루즈관광을 통하여 지역경제와 지역주민이 상생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한 다각적인 검토가 요구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동안 제주는 중국과 일본의 중간 수역에 위치한 입지적 여건을 활용하여 아시아 크루즈관광의 성장과 아젠다 발신자라는 오피니언 리더의 역할을 자처해 왔다. 2013년부터 개최하고 있는 제주국제크루즈포럼과 2014년 발족한 아시아 최대의 크루즈조직인 ACLN(아시아 크루즈 리더스 네트워크)은 아시아 크루즈관광의 현안과 과제를 이슈화하는 주요 창구역할을 수행해 왔다. 이러한 제주의 노력은 아시아의 다양한 크루즈 이해관계자들과 시너지를 발생시킬 때 비로소 아시아 크루즈 관광의 공동번영과 상생을 구현하는 디딤돌이 마련되는 것이다.

그러나 아젠다를 발신하고 이슈화하는 것으로는 부족하다. 실천을 위한 구체적인 노력이 수반될 때 가치가 발현된다. 보하이 부사장이 남북관계가 개선되면 언제든 남북평화크루즈를 운영하겠다고 한 말이 저자의 뇌리에 오래도록 남는 것은 실천의지가 보여주는 미덕에 매료되었기 때문일 것이다. 질적 성장을 동반한 공동번영의 구현을 통해, 크루즈관광이 진정한 미래먹거리 산업으로서 제주와 아시아를 이끌어 가기를 기대해 본다. <김의근 제주국제대학교 관광경영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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