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15일 통합 제주특별자치도체육회 출범 이후 스포츠 종목별 단체 통합이 추진되고 있다.

도내에 보급이 이뤄져 활동 조직 체계를 갖춘 종목은 65개에 이르고 있다.

해당 종목별 특성이 있어 도를 대표하여 1개 단체만 활동하고 있는 종목이 37개가 있지만 28개 종목은 전문체육과 생활체육을 대표하는 단체가 병존하고 있다.

도내 근대 스포츠 종목의 보급은 191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근대식 교육기관 들어서면서 체조 과목이 개설된 기록을 볼 수 있고 유학생들에 의해서 축구와 육상 등이 보급됐다. 그리고 일제치하에서 정구, 유도, 야구, 수영 종목 등이 소개됐다. 해방이후 60년대까지 태권도와 씨름, 핸드볼, 농구, 배구, 복싱, 수영, 사격, 궁도 등이 조직체계를 갖추면서 14개의 스포츠 종목이 제주에 뿌리를 내렸다.

이후 1980년대 들어 제13회 전국소년체육대회 제주 개최로 26개 종목의 경기가 열리면서 사이클을 비롯한 럭비, 양궁, 하키, 펜싱 등의 종목단체가 조직돼 도 단위의 스포츠 종목 단체는 29개로 늘어났다.

종목 단체가 급격히 늘어나기 시작한 것은 1990년대부터다. 88서울올림픽 개최 이후 스포츠에 대한 국민적 관심을 반영하여 정부가 국민체육 진흥을 위한 호돌이 계획을 발표하고 체육 동호인 조직에 대한 지원과 육성 사업이 추진된다.

그 일환으로 중앙 단위의 국민생활체육협의회가 발족과 동시에 지방으로 까지 파급되어 시·도생활체육협의회와 종목단체인 종목별연합회가 조직되기 시작해 같은 종목이면서 각각 전문체육과 생활체육을 대표하는 두 단체가 병립하는 양상이 나타나게 되고, 스포츠·레저 동호인 클럽 등이 다양한 형태의 종목 단체를 조직하게 되면서 급속히 증가해 중앙단위 조직의 경우는 옛 대한체육회 산하에 70개, 옛 국민생활체육회 산하에 65개 단체 등 135종목단체 이르렀고, 전국 시·도에 보급된 종목은 100여 종목을 넘어선다.

이처럼 늘어난 스포츠 종목 단체 대상의 통합 작업이 주어진 기간에 추진하게 되면서 일부 종목 단체의 경우 갈등도 빚어지고 있다. 지금까지의 발전과정과 앞으로의 비전에 대하여 구성원 간에 충분한 공감대를 만들어 내지 못하고 현재의 주어진 상황과 기득권을 고집하는 데서 비롯되는 갈등이 대표적인 예다.

스포츠는 두 가지의 속성을 가지고 있다.

경쟁성과 유희성이다. 엘리트 스포츠는 경쟁성에, 대중 스포츠는 유희성에 우위를 둬 발전해 왔다. 엘리트 체육 부문에 비중을 높여 활동한 단체가 옛 가맹경기단체였고, 대중성에 우위를 둬 활동한 단체가 옛 종목별연합회로 대별 된다.

그런데 스포츠 단체의 통합은 이러한 양자의 우위 결정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법령으로까지 명시하고 있는 '신체활동을 통한 건전한 신체와 정신을 기르고 여가를 선용하는' 체육의 본래 가치를 구현해보자는 취지다. 경쟁과 유희성이 상호 분리된 체계가 아니라 다중이 직접적인 스포츠 참여로 즐기면서 경쟁력을 높여 나가는 선순환 구조의 시스템을 갖추자는 것이다.

동네에서 1등을 하면 그만이던 운동 경기는 단순히 지역 경쟁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전국적·국제적 경쟁이 되고, 누구나 선수도 되고 관중이 되었던 놀이 수준의 게임과 달리 전문선수와 관중이 등장하는 진화 과정을 거치면서 스포츠 참여자의 구분과 역할이 다양하게 분화되고 세분화되어 왔다. 그만큼 각각의 입장과 주장이 다르고 다양하게 표출 될 수밖에 없다.

이러한 각각의 입장과 주장이 다름이 틀린 것이 아니라 더 많은 가능성을 열어 주는 것임을 인정하고 하나가 될 수 있다면 지금보다 나은 더 성숙된 스포츠 환경을 만들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정찬식 제주도체육회 운영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