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국 25시]"정말로 믿고 살 수 있나요"

[편집국 25시]"정말로 믿고 살 수 있나요"
  • 입력 : 2016. 07.21(목) 00:00
  • 김지은 기자 jieun@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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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에서 인증한 제품이라니 믿고 샀죠." 이왕이면 제주마씸 상표를 붙은 제품을 구입해 왔다는 한 소비자의 말이다. 제주지역 대표 브랜드라는 점에서 신뢰가 갔다고 했다. 제주도가 올해 상반기 제주마씸 참여기업을 모집하면서 내건 조건도 이러한 믿음에 힘을 싣는다. '도내에서 생산되는 제품 중 원료, 품질, 위생 등에 있어 제주를 대표할 수 있는 제품.'

소비자의 신뢰를 얻은 제주마씸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제주마씸 전문매장 매출액은 2013년 14억7100만원에서 지난해 24억1200만원으로 64% 가까이 늘었다. 그러나 '정말로 믿고 살 수 있는가'라는 물음에는 쉬이 입이 떨어지지 않는다. 상품 품질을 속여 파는 일부 업체로 인해 브랜드 이미지 하락이 우려되는 탓이다. 최근 제주마씸을 두고 벌어지는 일을 보면 걱정이 더한다.

한 예로 제주시가 지난 5~6월 공개한 식품위생법 위반업소 7곳 중 4곳이 제주마씸 참여 기업이었다. 이들은 벌꿀 등을 생산하며 주성분을 상품 포장에 다르게 표시하거나 벌꿀 자당 기준·규격을 위반해 영업 정지 또는 품목 제조 정지 처분을 받았다. 한편에선 제주마씸 참여 기업이 아닌 업체 8곳이 상표를 도용해 제품을 생산하다가 경찰에 적발되는 일도 발생하고 있다.

이 같은 문제는 이미 예견돼 있는 일이었다. 제주도가 상품을 늘리는 데 급급한 나머지 품질 관리와 사용 업체에 대한 감독을 소홀히 하면서 문제를 키웠다는 지적이 나온다. 제주마씸이 만들어진 지 10년이 넘은 지난해에야 제주마씸 참여 기업의 제품 품질 등에 대한 기준을 강화하면서 뒤늦은 조치라는 비판에서도 자유로울 수 없다.

분명한 것은 제주마씸 브랜드 이미지가 하락하면 좋은 제품을 선보이는 도내 중소기업도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는 거다. 우수한 제품을 생산하는 중소기업을 키워주기 위해서도 믿고 살 수 있는 제주마씸 만들기가 무엇보다 시급하고 중요하다는 얘기다. <김지은 경제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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