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영화세상]'애니 거장' 연상호 감독의 귀환

[주말영화세상]'애니 거장' 연상호 감독의 귀환
  • 입력 : 2016. 08.19(금) 00:00
  • 손정경 수습기자 jungkson@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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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상호 감독의 첫 실사 영화 '부산행'이 올해 첫 1000만 영화로 등극했다. 그리고 그 성공적 외도를 마친 연 감독은 그의 주전공인 애니메이션으로 다시 돌아왔다. '부산행'의 프리퀄(오리지널 영화의 선행 사건을 담은 속편)을 표방한 '서울역'과 연 감독이 공동제작을 맡은 '카이: 거울 호수의 전설'로 말이다. 두 영화 모두 지난 17일 개봉했다. '한국 애니메이션계의 거장'이라 불리는 연 감독은 훌륭한 성적표로 귀환할 수 있을까.

▶'서울역'=연 감독 특유의 현실에 대한 날선 시각은 '서울역'에서도 어김없이 드러난다.

영화의 시작과 동시에 좀비 바이러스에 감염된 노숙자가 나온다. 피 흘리는 목을 감싸쥔 채 비틀거리며 걸어가는 그. 하지만 도와주는 이는 아무도 없다. 영화 속에서도 노숙자는 그저 불편하고 피하고 싶은 존재일 뿐이다.

그렇게 모두의 외면 속에서 죽어간 그는 곧 좀비가 되고, 그가 기거하던 서울역을 중심으로 참극이 시작된다. 좀비바이러스가 퍼지고 있는 그 시간, 연 감독은 서울역 인근을 쫓는다. 가출한 후 여관에서 사는 19살 혜선(심은경)과 밀린 여관비를 벌어야 한다며 원조교제를 강요하는 남자친구 기웅(이준). 그런 혜선을 찾아 헤매는 혜선의 아빠 석규(류승룡)를 담아내며 연 감독은 좀비보다 더 공포스러운 인간을, 이 사회를 그려간다.

'부산행'에서 좀비 습격을 폭력 시위라며 국민을 우롱하던 정부는 '서울역'에서는 국민에게 무차별적 폭력까지 가한다. 그간 반복되어온 국가의 폭력과 무능이 떠오를 수 밖에 없는 장면이다. '서울역'을 단순한 좀비물로만 치부할 수 없는 이유가 바로 여기 있다. 15세 관람가.

▶'카이: 거울 호수의 전설'=‘눈의 여왕'을 짜임새 있게 재해석한 애니메이션이다.

눈의 여왕 '하탄'의 마법에 얼어붙은 마을을 구하러 나선 용감한 소년 카이의 거대한 모험을 그린 판타지 영화다.

몽골 초원에 살던 '카이'와 '샤므이' 남매는 눈의 여왕 '하탄'의 저주를 피해 어머니와 함께 새로운 거주지를 찾아 떠난다. 그러던 중 거대한 눈사태가 나고, 구조를 기다리던 샤므이는 홀로 절벽 아래에 떨어진다. 가족이 자신을 버렸다는 원망을 품은 샤므이는 하타의 마수에 빠져 세상을 얼어붙게 한다. '하탄'의 그 마법을 풀기 위해 마을의 수호신인 강의 정령은 '카이'에게 '하탄'에게 맞설 수 있는 유일한 열쇠인 영혼의 구슬을 건네며 위기에 빠진 마을을 구해달라고 부탁한다. '카이'에게 주어진 시간은 단 3일이다. 마을을 지키기 위한 '카이'와 숲 속 친구들의 흥미진진한 모험은 그렇게 시작된다. 강의 정령, 제제, 반디, 포포 등 에피소드를 만들어내는 귀여운 캐릭터가 다수 등장하며 영화에 재미를 더한다. 전체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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