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영화세상]항일과 친일 사이 누가 밀정일까

[주말영화세상]항일과 친일 사이 누가 밀정일까
  • 입력 : 2016. 09.09(금) 00:00
  • 홍희선 기자 hahs@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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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명품 배우 송강호와 공유의 열연이 돋보이는 영화 ‘밀정’

1920년대 일본 고관 암살과 관공서 폭파 등 활발한 활동을 벌였던 항일 무력 독립운동단체인 의열단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 '밀정'이 지난6일 개봉했다. 같은 날 소설 '고산자'를 원작으로 고산자 김정호 선생의 대동여지도 제작기를 담은 영화 '고산자 대동여지도'도 개봉했다.

▶밀정=1920년대 일제강점기, 조선인 출신 일본 경찰 이정출(송강호)은 무장독립운동 단체 의열단의 뒤를 캐라는 특명으로 의열단의 리더 김우진(공유)에게 접근하고 두 사람은 서로의 정체와 의도를 알면서도 속내를 감춘 채 가까워진다. 출처를 알 수 없는 정보가 서로 새어나가고 누가 밀정인지 알 수 없는 가운데 의열단은 일제의 주요 시설을 파괴할 폭탄을 경성으로 들여오기 위해 그리고 일본 경찰은 그들을 쫓아 모두 상해에 모인다.

잡아야만 하는 자들과 잡힐 수 없는 자들 사이에서 자신의 목표를 위해 서로를 이용하려는 암투와 회유, 교란 작전이 숨 가쁘게 펼쳐지는 긴장감 속에서 폭탄을 실은 열차는 국경을 넘어 무사히 경성에 도착할 수 있을까?

'밀정'은 1920년대 일제강점기의 시대적 분위기와 그 속에서 친일 아니면 항일을 택할 수밖에 없었던 사람들의 딜레마를 담는다. 친일 경찰인 이정출을 연기한 송강호를 비롯해 의열단원들의 연기 역시 폭발하기보다 무력하고 혼란스러운 시대 자체를 체화해 다소 절제된 화법으로 풀어나간다. 푸른빛이 감도는 세련된 화면과 인상적인 사운드, 편집 등의 독보적 스타일로 이미지가 인상적인 스파이물을 만든다.

김지운 감독은 지난 8월25일 언론 시사회에서 "누가 밀정인지 추리하는 영화라기보다는 일제강점기를 살아간 수많은 사람의 암울한 모습에 대한 영화다. 밀정으로 살아갈 수밖에 없던 시대적 상황에서 그들이 변해가는 모습을 담고 싶었다"고 얘기했다. 140분. 15세 이상 관람가.

영화 ‘고산자 대동여지도’

▶고산자 대동여지도='지도에 미친 사람'이라 불렸던 김정호(차승원)는 완벽한 조선의 지도를 만들기 위해 팔도를 누비느라 몇 달씩 집을 비우기 일쑤다. 집에 돌아와 대동여지도 목판을 완성하려던 찰나 그는 지도를 독점하려던 안동 김씨 가문과 흥선대원군(유준상)의 세력 싸움에 휘말리게 된다. 김정호가 집을 비운 사이 천주교에 의지하게 된 딸 순실(남지현)이 국가의 천주교 박해로 말미암아 위험에 처하게 되는데 무사히 대동여지도를 완성할 수 있을까?

영화 '고산자, 대동여지도'는 박범신 작가의 소설 '고산자'를 원작으로 조선 최고의 고지도인 대동여지도를 만든 김정호의 삶을 다룬다. 김정호의 지도에 대한 숭고한 열정과 함께 지도를 독점하려던 권세가들의 탐욕과 시대의 풍랑에 휩쓸린 가족의 비극을 덧붙인다.

또한 스크린에 담긴 마라도부터 백두산까지 그 자체로 아름답지만 엽서처럼 끼워져 있는 느낌이다. 그럼에도 영화 후반부의 뜨거움은 지도에 삶을 내던진 김정호의 삶이 암시되기 때문에 여전히 울림이 있다. 129분. 12세 이상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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