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화 배급사들이 전야 개봉에 이어 주말 유료 시사에도 나서 변칙 개봉이 또 기승을 부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다.
워너브러더스 코리아는 영화 '설리: 허드슨강의 기적'(이하 '설리')의 28일 정식 개봉을 앞두고 주말인 24일과 25일 유료 상영회를 진행한다고 20일 밝혔다.
분량의 95%가 아이맥스 카메라로 촬영된 '설리'를 아이맥스 상영관에 미리 선보이려고 했다가 극장 측의 반응이 좋아 일반 상영관에서까지 유료 시사를 진행하게 됐다고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측은 설명했다.
하지만 '설리'의 개봉일에 같이 개봉하는 다른 영화와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꼼수'라는 지적이 적지 않다.
이달 28일에는 한국영화 기대작인 '아수라'가 첫선을 보인다. 정우성, 황정민, 주지훈, 곽도원, 정만식 등 한국영화계에서 내로라하는 배우를 한 스크린에서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화제가 되고 있다.
또 같은 날 일본 이와이 슌지 감독의 신작 '립반윙클의 신부', 로맨틱 코미디 장르를 대표하는 '브리짓 존스' 시리즈의 최신작인 '브리짓 존스의 베이비', 팀 버튼 감독의 미스터리 판타지 '미스 페레그린과 이상한 아이들의 집'도 국내 관객들을 찾는다.
한 대형 배급사 관계자는 "영화는 나쁘지 않은데 관객을 확 끌어당길 만한 블록버스터급은 아니니 유료 시사를 통해 입소문을 내자는 것"이라며 "사전 유료 시사를 하면 예정된 날보다 앞서 해당 영화 관련 '버즈'가 일어나 이슈가 그 영화로 넘어갈 수 있다"고 말했다.
추석 연휴 전에는 외화 기대작 2편이 나란히 전야 개봉을 하기도 했다. 이병헌이 출연하는 할리우드 영화 '매그니피센트 7'이 공식 개봉일(14일) 전날인 13일 오후 개봉하자 같은 날 개봉 예정이던 '벤허'도 전야 개봉을 감행했다.
최근 보름 사이 전야 개봉과 사전 유료 시사가 잇따르면서 변칙 개봉에 따른 시장 질서 문란에 대한 우려도 높아지는 상황이다.
올여름 '부산행'이 사전 유료 시사로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지만 이런 변칙 개봉은 주로 외화가 활용하는 양상이다.
올 2월 개봉한 '데드풀'이 사전 유료 시사를 했고, '나우 유 씨 미 2'가 '부산행'에 대응하는 차원에서 역시 사전 유료 시사를 진행했다. 사전 유료 시사를 한 영화들은 다들 흥행에 성공을 거뒀다.
'배트맨 대 슈퍼맨: 저스티스의 시작', '곡성'은 전야 개봉을 진행했다. '곡성'은 한국영화이나 투자·배급을 20세기폭스코리아가 맡았다.
전야 개봉이나 사전 유료 시사나 예정일보다 앞서 개봉함으로써 기존에 상영 중인 영화의 스크린을 잠식한다는 측면에서 다른 영화에 주는 피해가 적지 않다. 상영관을 구하기 어려운 다양성 영화를 물론 단기간에 흥행몰이로 관객을 끌어모아야 하는 대형 영화도 변칙 개봉의 피해자가 될 수 있다.
이에 대해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관계자는 "추석 이후 극장의 좌석점유율이 떨어지고 있고 이번주에 대규모로 개봉하는 영화가 없어 사전 유료 시사로 다른 영화에 피해를 주는 상황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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