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담론]무질서와 혼돈이 없는 우도를 위한 제언

[목요담론]무질서와 혼돈이 없는 우도를 위한 제언
  • 입력 : 2016. 10.06(목) 00:00
  • 편집부 기자 hl@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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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로부터 제주는 삼다, 삼무 섬이라고 했다. 돌·바람·여자가 많아서 삼다도, 대문·도둑·거지가 없어서 삼무의 섬이라고 했다. 섬이라는 지리적 특성과 이국적이며 아름다운 자연경관, 독특한 지질과 문화 등으로 인해 국제적인 관광지가 되었다.

제주에는 섬 속의 섬이라고 하는 특수한 곳들이 있다. 우도를 비롯한 비양도, 마라도, 가파도 등 제주도에 부속된 섬들이다. 이러한 섬들은 고유한 경관, 지질, 문화적인 특성을 가진 곳으로 관광객들이 많이 찾고 있으며, 대표적인 곳이 우도이다. 제주를 찾는 관광객들의 필수 코스라고 할 수 있다.

지난 2013년 제주를 찾은 관광객이 1000만명을 넘어섰고, 2016년에는 1500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보이며, 우도를 찾는 관광객들도 증가하고 있다. 관광객들이 가장 많이 찾는 곳은 성산일출봉이고 우도는 2011년 88만명에서 2015년 200만명을 넘어섰다. 우도의 하루 방문객 수는 하루 9000명 정도이고 2016년 여름 동안에는 차량 총량제를 도입하면서 차량의 진입을 650대로 제한했지만 효과가 작았다. 현재 우도를 방문하는 사람들은 성산이나 종달항 등에서 도항선을 통해 차량을 가지고 오거나 승선하여 들어온다. 그런데 우도에 도착하면 버스, 승용차, 렌터카, 자전거, 오토바이, 보행자로 복잡하고 혼잡해진다.

현재 우도 삼다는 관광자원, 관광객, 자동차라고 할 수 있다. 매력있는 우도의 자연경관과 지질적 가치 등으로 인해 관광객들이 많이 찾고 있지만, 그것으로 인해 우도는 자동차들의 천국이 되어 버렸다. 우도의 삼다로 인해 삼무가 나타나는데 머무는 관광객, 보행 안전, 배려와 질서가 없다. 지금 우도에는 자동차, 버스, 오토바이, 자전거, 보행자들이 해안도로를 비롯하여 내부도로를 공유하기 때문에 혼잡하고, 각각의 속도와 특성이 다름에도 불구하고 혼재되어 상충점이 많고 위험하고 안전하지 못한 우도 탐방이 지속되고 있다.

따라서 지속가능하며 다시 찾고 싶은 우도를 위해 현재의 삼다삼무를 버리고 'NEW 우도 삼다'를 제안하고자 한다. 앞으로 우도의 삼다는 사철사경, 보행천국, 머무는 섬으로 하면 좋겠다.

우선 사철사경은 우도가 가진 고유의 지형적 특성과 지문을 고려하여 경작지에 경관작물을 도입하는 것이다. 가능한 작물로는 노란 꽃과 초록색 줄기를 가진 유채, 제주의 바람을 눈으로 느낄 수 있는 밀이나 보리(초록과 황금색), 더불어 제주에서 많이 재배되는 하얀색이 풍성한 메밀 등을 사시사철 심어서 가꾸고 계절별로 꽃축제를 개최하도록 하자. 우도에서 1박 2일, 2박 3일 동안 기존의 소라축제와 더불어 유채꽃 축제도 해보자.

기존의 도항선이 차와 사람을 실어 날랐기 때문에 차량을 가진 관광객들은 우도에 머무르지 않고 차량으로 한 바퀴 휙 둘러보고 나가버린다. 보행천국을 위해서는 차는 싣지 않고 사람들만 태워야 할 것이다. 또한 머무는 섬은 보행천국이 이루어지면 자연스럽게 조성될 것이다.

'NEW 우도 삼다'를 위해서는 우도에서 자동차 없는 섬, 스쳐 가는 방문객이 없는 곳, 불편하고 불안한 맘이 없는 삼무의 섬으로 만들어 나가야 할 것이다.

우도를 바꾸는 가장 시급한 것은 우도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결단과 방향 전환이다. 도항선에서 발생되는 이익보다는 보행천국 우도가 앞으로 지속가능성과 가치를 더 높여줄 것이기 때문이다. 눈앞의 이익에만 급급할 것이 아니라 우도가 지속적인 사랑을 받는 것은 무엇일지를 고민해야 한다. 더 이상 결심을 미룰 수 없다. <이성용 제주발전연구원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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