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담론]노벨문학상을 보며 융합과 관광을 생각하다

[목요담론]노벨문학상을 보며 융합과 관광을 생각하다
  • 입력 : 2016. 10.20(목) 00:00
  • 편집부 기자 hl@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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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노벨문학상 수상자는 뜻밖에도 '음유시인'이자 '포크록의 전설'이라 불리는 미국의 대중가수 밥 딜런이다. 터무니없다, 순수문학의 위기다, 가히 혁명적이다, 가슴 벅차다 등 사람들의 반응은 어느 수상자 발표와는 확연히 다르다. 모두 파격적이라는 데는 모두 동의하는 것 같다. 어느 매체는 농담 같은 일이 진담처럼 벌어졌다고 평하기도 했다. 문학인이 아닌 일반인의 눈에서 비친 밥 딜런의 수상은 '신선하다'가 주를 이루는 듯싶다.

스웨덴 한림원은 모든 문학은 노래에서 출발했음을 강조하기 위해 "고대 그리스 시인인 호메로스와 사포도 공연을 위해 시를 썼다"면서 "귀를 위한 시"라고 극찬과 함께 장황한 수상 배경 설명을 통해 노벨문학상의 본질적 측면을 간과하지 않았음을 보여주고 있지만 한림원의 이러한 파격적 결정에는 최근의 사회문화적 화두를 집어내고자 하는 측면이 엿보인다.

아마도 대중음악 예술과 사회성 모두를 최고의 수준으로 끌어올린 혁신가라고 할 수 있는 밥 딜런을 통해, 문학의 지평을 넓힐 것을 요구하면서 문학과 음악의 경계를 허물고 상호 '융합'을 통해 새로운 시대정신과 사회적 패러다임의 변화를 촉진해 달라는 그러한 인사이트를 보여주는 일이 아닐까 싶다. 그리고 융합은 이제 인류의 보편적 화두이며 문화예술 장르에까지 새로운 동력으로서 작용되고 있음을 평가하고 있기도 하다.

융합·융복합은 기술적, 산업적 트렌드를 넘어 전 세계 사회문화적 이슈로 자리한 지 오래되었다. 모든 분야에서 융복합은 진화의 도구로 활용되고 있으며, 콜라보레이션, 퓨전, 하이브리드, 크로스오버, 매쉬업 등은 각 분야에서 관련해서 주로 쓰이는 용어들이다.

사실 우리는 융합이라면 앞서가는 민족이다. 국난을 극복한 이순신 장군의 거북선은 목선에 철갑을 두르고 대포를 얹은 최초의 철갑선으로 세계 해전사에 불멸로 남은 한국 융합의 대표적 상징이다. 비빔밥은 어떤가? 각기 다른 재료로 새로운 맛을 만들어낸 한국관광 대표음식이고, 술자리에 사람과 사람의 융합의 촉진제 소맥(소주+맥주)은 우리 술문화의 상징과도 같은 존재이다.

이제 관광 또한 제 스스로 상품을 만들어내는 시대는 지났다. 다양화, 다변화 그리고 새로운 소비트렌드로 급변하는 관광시장은 타 산업과의 융복합을 통해 새로운 상품이 만들어져야 한다. 관광에서 융합은 유홍준 전 문화재청장이 쓴 '나의 문화유산답사기'가 대표적인 사례다. 미술과 인문지리의 통섭을 통해 "인문예술+역사+관광+감성=답사여행"이라는 새로운 관광 장르를 선보인 것이다. 최근 세계 관광시장을 선도하는 크루즈관광(조선+건축+호텔+관광)을 비롯해서 의료관광, 뷰티관광, 산업관광, 스포츠관광 등이 대표적인 융복합 상품이다.

'I am not there', '늘 한 자리에 머물지 않겠다'고 평생을 되뇌었던 밥 딜런. 그의 도전의 융합 정신을 이제 제주관광에서 되새겨야 할 때다. 중국 저가관광으로 제주관광이 위기라고 말한다. 이를 넘어서기 위한 답은 외래관광객 시장을 개별관광객(FIT)으로 전환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그들에게 맞는 콘텐츠와 인프라가 필요하고 우리사회의 모든 분야가 융합정신을 발휘해야 한다. 본디 관광은 융합의 산물이고, 한 자리에 머물지 말아야 하기 때문이다. <오창현 제주관광공사 관광산업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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