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국25시]10월 태풍 '차바'가 주는 교훈

[편집국25시]10월 태풍 '차바'가 주는 교훈
  • 입력 : 2016. 11.03(목) 00:00
  • 백금탁 기자 haru@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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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례적인 10월 태풍 '차바'가 몰고온 강풍과 폭우에 의한 피해는 역으로 우리사회에 많은 교훈을 준다. 한마디로 우리사회에서 '상식'의 중요성을 일깨운다.

세상은 상식이 통해야 바로 선다. 상식은 사회 구성원들이 만든 일종의 약속이다. 상식에서 벗어난 일들은 대부분 일탈 혹은 부실로 귀결된다. 권선징악이 아니어도 말이다.

요즘 최순실 파문이 매일 한국언론을 도배하고 있다. 비선 실세의 막강한 권력의 마수가 여기저기 뻗치면서 사회구성원에게 깊은 회의감과 절망·허탈감을 안겨주고 있다.

현재 검찰조사가 이뤄지고 있지만 첫 단추부터 너무 느슨하게 채워져 과연 그 결과에 국민들이 얼마나 수긍할까 염려된다.

각설하고, 10월 태풍과 최순실 파문의 공통점은 뭘까. 그것은 우리사회가 너무 느슨하게 대비하고 커다란 자연재해든 인재든 견지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현장에서 직접 목격한 부분이다. 제주시 도심의 물 피해를 막기 위해 900억원 이상의 막대한 자본이 투입된 저류지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부실공사로 인한 붕괴와 파손, 설계 오류에 의한 한천 제2저류지의 기능 상실, 무용지물인 인공함양정, 그리고 운영관리 매뉴얼 부재까지…. 무너진 병문천 저류지는 몇해 전에도 문제였다. 당시 현장 확인 결과, 흙과 섞인 송이층 위에 부직포를 덮고 상단부분을 바위로 높게 석축을 쌓았으니 탈이 났다. 이처럼 막대한 자본이 투입된 저류지사업, 이처럼 부실공사로 인해 또다른 보강공사와 용역이 이뤄지며 혈세가 또다시 줄줄 새고 있다.

태풍 내습 당시, 짧은 시간에 많은 비가 내린 건 사실이다. 하천범람으로 9년 전 태풍 '나리'의 악몽도 재현됐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기본, 즉 상식이 없어 피해를 키웠다는데 있다. 기본을 지키지 않으면 더 큰 부담을 떠안아야 한다. 기본없고 상식이 통하지 않는 나라, 어디까지 버틸 수 있을까 걱정이다.

<백금탁 사회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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