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찬 맛집을 찾아서](118) 서귀포시 하예동 '내담'

[당찬 맛집을 찾아서](118) 서귀포시 하예동 '내담'
코끝 매운 계절에 입안 얼얼해지는 아귀찜
  • 입력 : 2016. 11.25(금) 00:00
  • 이태윤 기자 lty9456@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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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나물, 미더덕만이 아니라 주꾸미까지 올려 넉넉한 해물아귀찜. '내담'의 대표적 메뉴다.

호텔 주방장 16년 경력 주인장
주꾸미 등 올려 넉넉한 아귀찜
순한맛과 매운맛 등 선택 가능
소스로 만드는 볶음밥은 별미


소설이 지나 겨울이 찾아왔다. 날씨가 추워서 그런가, 무엇보다 입맛이 돋는다. 추운 겨울 몸을 화끈하게 녹여줄 '찜' 요리를 생각하자 입안 가득 군침이 돈다. 빨갛게 양념된 콩나물에 파묻힌 오동통하게 살이 오른 아귀가 눈앞에 놓이면 누구나 저절로 침이 꿀꺽 넘어가기 마련이다.

표준말 '아귀' 대신 아구, 물텀벙, 물꽁 등 지역마다 다른 이름으로 불리는 생선. "개도 물고가지 않는다"고 할 만큼 못생겨서, 잡으면 재수가 없다면서 과거에는 그냥 버리던 생선이 아귀였다. 하지만 찾는 사람이 늘고, 마니아층이 생길 정도로 인기 음식이 되면서 요즘 아귀는 '귀하신 몸'이 된 지 오래고 아귀찜을 전문으로 하는 식당도 적지 않다.

정갈한 느낌을 주는 아귀찜 상차림.

이번에 소개할 당찬 맛집은 다양한 찜 요리가 있지만 특히 아귀찜이 맛있는 서귀포시 하예동 소재의 '내담' 음식점이다.

주인장의 이력이 심상치 않다. 주인장 위인석(43) 대표는 서귀포시의 한 특급호텔에서 16년 동안 한식 전문 주방장으로 지냈다. 하지만 위 대표는 매일 반복되는 회사 생활에 권태를 느끼고, 호텔 주방장 모자를 벗었다. 이후 평소 관심분야였던 아귀찜에 자신의 노하우를 더해 찜 요리 전문점을 개업하게 됐다.

호텔에서 16년간 한식 전문 주방장으로 일했던 위인석 '내담' 대표가 아귀찜 앞에서 포즈를 취했다.

위 대표는 음식 맛 못지않게 식당의 청결도 중요하다고 말한다. 그래서인지 음식점 안은 먼지 하나 없이 깔끔했다. 음식 맛은 어떨까.

기자는 매운맛을 선택해 해물 아귀찜(소 3만2000원)을 맛봤다. 아귀, 주꾸미, 미더덕, 콩나물 등이 넉넉하게 들어가 보기만 해도 배가 부르다. 작은 크기인데도 2~3명이 배불리 먹을 수 있을 정도다. 잘라진 주꾸미와 콩나물, 살이 오른 아귀를 한점 집어 입에 한입 넣었다. 화끈한 맛에 땀은 삐질삐질 흐르고 혀는 얼얼하지만 중독성 강한 매운맛에 어느새 한 그릇을 비웠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밥을 추가하면 위 대표가 남은 아귀찜 소스로 즉석에서 볶음밥을 만들어 준다.

볶음밥에는 김치와 날치알이 들어가 씹는 맛이 살고 배가 부른 상태에도 계속해 볶음밥을 찾게 된다. 주인장 위 대표가 만든 살얼음이 동동 떠있는 동치미는 먹는 동안 매운맛에 고통받던 입안을 깔끔하게 식혀준다.

매운맛이 걱정이라면 괜한 생각이다. 이곳 아귀찜은 손님 취향에 따라 다양한 맛을 낸다. 순한맛부터 매운맛, 아주 매운맛까지 손님들의 기호에 맞게 조절할 수 있다. 순한맛은 아이들이 먹기에도 부담이 없어 온가족이 함께 할 수도 있다. 매운 맛을 즐기는 손님을 위해선 아주 매운맛 이상의 화끈한 아귀찜이 만들어지기도 한다.

김치와 날치알이 들어간 볶음밥.

위 대표는 "매운 걸 좋아하는 분들도 있지만 저처럼 매운 음식을 전혀 못 먹는 사람들도 있기 때문에 손님 취향에 따라 같은 요리를 다르게 만들게 됐다"고 말했다.

이 밖에 이곳에서는 아귀·곤이섞어찜(소·대 3만5000원·4만5000원), 대구해물전골(소·대 3만1000원·4만1000원) 등의 찜요리를 맛볼 수 있다. 점심특선 메뉴에는 해장에 좋은 대구탕(8000원)과 특대구탕(1만원)이 준비돼 있다. 영업시간은 점심의 경우 오전11시30분~오후2시30분, 저녁은 오후5~10시까지이다. 문의 738-2839, 010-5531-2839. 글·사진=이태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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