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다니엘 블레이크 그가 바라는 것은라라랜드 꿈을 찾아 나서는 청춘의 여정
이번 주에 개봉하는 두 영화의 분위기는 극과 극을 달린다. '나, 다니엘블레이크'는 한 서민의 목소리를 통해 복지제도의 오만함과 조건 없이 서로 돕는 이웃 간의 훈훈함을 담담한 드라마 형식으로 그린다. 반면 '라라랜드'는 꿈을 이룬 것보다 과정이 더 아름답다는 메시지를 뮤지컬 형식을 빌어 신나는 노래로 전한다.
▶나, 다니엘 블레이크=평생을 솜씨 좋은 공예가이자 목공으로 성실하게 살아온 '다니엘'(데이브 존스)은 심장병이 악화되어 일을 할 수 없게 된다.
비인간적 복지제도를 꼬집는 영화 '나, 다니엘 블레이크'.
실업급여를 받기 위해 찾아간 관공서에서 자신보다 더 딱한 처지에 있는 싱글 맘 '케이티'(헤일리 스콰이어)와 어린 남매를 만나 작은 도움을 주게 되고, 그들은 서로를 의지하게 된다.
한결같이 켄 로치 감독은 홈리스, 이주자, 노동자 등 사회적 약자에 대한 이야기를 묵묵히 건조하게 전달해왔다. 영화에서는 영국에만 국한된 것이 아닌 비인간적 복지제도의 오만함을 예리하게 꼬집으면서 위트도 잊지 않는다. 등장인물들은 세 부류로 다니엘 블레이크처럼 전통적 노동자였으나 시대 변화에 뒤처져 퇴물취급을 받는 인물, 케이티처럼 사회적 제도가 뒷받침되지 않는 상황 속 싱글맘을 상징하는 인물, 청년실업을 상징하는 막스밀리언이 등장한다. 서로 돕는 이웃 간의 훈훈함을 전하지만 펄펄 끓어 넘치지 않는다. 억지 희망을 주입하고 순간의 동정으로 눈물을 짜내는 영화가 아니다. 조건 없는 도움, 형식과 절차만 중요한 복지제도가 대조적으로 보인다. 지난달 열린 제주영화제의 개막작으로 감상한 많은 관객들이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2016년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작이다. 12세 이상 관람가. 100분.
▶라라랜드=재즈피아니스트 세바스찬(라이언 고슬링)과 배우지망생 미아(엠마 스톤)는 꿈을 좇는 젊은이들이다.
영화 '라라랜드'.
하지만 미아는 번번히 오디션에서 떨어지고, 세바스찬 역시 아무리 노력해도 돌아오는 것은 좌절뿐이었다. 그러던 어느날 미아에게 자신을 위로하는 듯한 세바스찬의 연주가 들려온다. 두 사람은 첫눈에 서로 호감을 느끼며 연인으로 발전해 행복한 시간을 보낸다. 하지만 행복도 잠시, 각자의 꿈과 사랑 사이에서 갈등을 겪는다.
2014년 위플래쉬를 연출해 선댄스 영화제에서 심사위원 대상과 관객상을 받았던 다미엔 차젤레 감독의 신작이다. '꿈과 사랑 사이의 균형'이라는 전 세대를 아우르는 영화의 주제는 남녀노소 불문하고 감정 이입을 끌어낸다. 배우 오디션에서 줄줄이 탈락하며 자신감을 잃은 미아가 마지막 기회에 진심을 담아 펼치는 연기는 전율 그 자체다. 결말이 뻔하지 않아 끌리지만 보는 이에 따라 호불호가 갈릴 수도 있겠다. 위기에서는 꿈 때문에, 절정에서는 사랑 때문에 눈시울이 붉어진다. 꿈을 이룬 것보다 꿈을 찾아 나서는 청춘의 여정이 더 아름답다는 청춘들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다. 12세 이상 관람가. 127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