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워즈' 시리즈, 한국만 오면 맥 못 추는 이유

'스타워즈' 시리즈, 한국만 오면 맥 못 추는 이유
'로그 원' 북미·유럽·일본서는 흥행돌풍…한국은 8위
  • 입력 : 2017. 01.09(월) 13:16
  • 연합뉴스 기자 hl@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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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그 원: 스타워즈 스토리'=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제공

한국만 오면 '포스'가 약해지는 '스타워즈' 시리즈가 또다시 한국의 벽을 넘지 못했다.

9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로그 원: 스타워즈 스토리'(이하 '로그 원')는 지난 주말 국내 박스오피스 8위를 기록했다.

지난달 28일 개봉과 동시에 2위로 출발할 때까지만 해도 흥행 조짐이 보였다. 그러나 순위가 가파르게 떨어지더니 개봉 8일째에는 9위까지 밀리기도 했다. 지금까지 총관객 수는 97만8천975명이다. '로그 원'이 미국을 비롯해 독일, 프랑스, 영국, 일본 등에서 수주째 박스오피스 정상을 지키며 흥행 돌풍을 일으킨 것에 비하면 빈약한 성적이다.

한국과 함께 스타워즈 불모지로 꼽히는 중국에서는 지난 6일 개봉해 박스오피스 1위에 오르며 첫 주말 3천413만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매출 규모로는 미국과 영국, 독일, 프랑스, 호주, 일본에 이어 6번째다.

중국에서 이 정도 성적을 거둔 것은 중국 시장을 겨냥해 중화권 배우들을 기용한 점이 주효했던 것으로 보인다. '엽문: 최후의 대결'에서 영춘권 최고수로 나온 배우 전쯔단(견자단)과 중국의 유명 배우이자 감독인 지앙웬(강문)이 '로그 원'에 비중 있는 캐릭터로 등장했다.

그동안 '스타워즈' 시리즈 가운데 한국에서 최고 흥행을 기록한 작품은 지난해 12월 개봉한 '스타워즈:깨어난 포스' 다. 당시 330만 명을 동원했지만 같은 시기 개봉한 한국영화 '히말라야'에 밀려 한 번도 박스오피스 1위에는 오르지 못했다. 당시 '깨어난 포스'가 개봉한 40여 개국 가운데 이 작품이 1위에 오르지 못한 국가는 한국과 베트남, 터키 정도였다.

'스타워즈'가 한국만 오면 '포스'가 약해지는 이유는 뭘까. 영화계에서는 한국 관객과 정서적 공감대가 맞지 않는다는 점을 가장 먼저 꼽는다. '스타워즈'는 상대적으로 역사가 짧고 신화가 없는 미국에서 '건국신화'로 불릴 정도로 미국적 색채가 반영된 영화다. 이 때문에 한국 관객에게는 별다른 감흥을 불러일으키지 못하다는 것이다.

김형호 영화시장 분석가는 "미국의 클래식 영화여서 한국 관객과 정서적 공감대를 형성하기 어려운 데다, 오리지널 팬이 지금은 별로 없다는 점이 작용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대형 배급사의 한 관계자는 "'스타워즈'는 전체 시리즈를 다 보지 않으면 흐름을 이해할 수 없다는 심적 압박감이 있어 선택을 주저하게 되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이를 의식해서인지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측도 '로그원' 개봉 당시 "스타워즈를 몰라도 즐길 수 있는 부담 없는 영화, 새로운 스토리"라는 사실을 홍보 문구로 앞세웠다. 실제로 '로그원'은 스타워즈 시리즈의 파생 영화로, 새로운 캐릭터들이 등장해 새로운 이야기를 펼친다.

영화홍보 대행사의 한 관계자는 그러나 "일반 관객들이 새로운 블록버스터 시리즈로 관심을 두기에는 배우나 감독의 인지도가 높지 않고, 캐릭터들의 매력이 크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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