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담론]제주, 이제 사람에 대한 투자 더 강화해야

[목요담론]제주, 이제 사람에 대한 투자 더 강화해야
  • 입력 : 2017. 02.02(목) 00:00
  • 편집부 기자 hl@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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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제주도의 세계유산, 생물권보전지역, 세계지질공원 및 람사르습지 등 국제지정지역에 직간접적으로 관련되면서 이들 행사에 자주 참여한다. 이중 지질공원 운영에 참여하면서 사람의 중요성이 매우 크다는 것을 실감하고 있다. 필자는 지질공원 운영을 크게 백화점과 공연으로 비유하곤 한다.

백화점에서는 통상 대표 상품을 쇼룸에 전시하고 이를 이용하여 사람들에게 구매 의욕을 자극하는 것인데, 만일 전시상품이 좋고 꼭 사야 한다면 판매자의 서비스가 다소 부족하더라도 그 물건은 팔리게 되어 있다. 만일 판매자의 서비스도 잘 받으면서 그 물건을 살 수 있다면 구매자 입장에서 만족도는 매우 높아질 것이고 다음번에도 그 백화점을 이용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즉 사람은 동일한 가치나 기능을 가진 물건에 대하여 좋은 서비스라는 무형에 더 반응을 보일 수 있다. 따라서 고급 백화점일수록 판매자 교육 및 훈련에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

한편 공연을 살펴보면 원작, 각본, 시나리오 등이 좋아야 그 작품의 성공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그 공연을 준비하는 사람과 배우들이 작품의 내용을 잘 소화하지 못하면 아무리 작품이 좋아도 사람들의 외면을 받을 것이다. 위 두 가지를 보면 일정한 요건을 만족한 경우 사람이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특히 공연은 고난도 훈련이 필수적인 분야이다.

백화점의 시설을 자연환경 그 자체 그리고 상품을 자연유산으로 본다면 제주도는 그동안 자연환경을 이용한 관광을 도모하여 지역경제를 활성화하는데 성공하였다. 또 문화유산도 다수 있어서 제주에 풍부한 이야기를 잘 담아서 훌륭한 공연을 만드는데도 성공하였다. 이제 제주도는 국제지정지역이나 국제적 문화유산을 다수 보유하게 되어 세계인이 관심을 갖는 지역이 되었다. 즉, 한국의 자연환경의 우수성과 문화적 보편성을 통하여 국제적 위상을 높이는데, 제주도가 상당히 큰 역할을 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제 제주도는 브랜드 가치를 더 추구하지 않아도 될 만큼 자부심을 가져도 된다. 현상태로도 이미 국제적인 자연환경 및 문화유산 보유지로 알려지게 되었다.

그렇다면 이제부터 사람이 할 일이 무엇인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첫째는 공연을 아주 능숙하게 지속 할 수 있는 창조적 전문가를 활용하여 제주의 공연이 세계 최고의 가치를 갖도록 하는 것이다. 문화 예술 분야에서 국제적 안목을 가진 전문가가 마음 놓고 활동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둘째는 국제지정지역 효율적 관리를 위한 전문가 양성 및 활동으로 제주의 역량을 입증하는 일이다. 국제지정지역은 기본적으로 인류가 보편적으로 보호해야 할 중요한 지역이다. 그동안 제주도는 제주를 세계에 알리기에 많은 노력을 해왔으며 많은 성과가 있었다. 그러나 이는 부분적으로 외부인에 의한 것이 다수 있었다. 이제는 제주도 자체적으로 그러한 성과를 낼 수 있는 인력과 전문성을 더 갖추는 것이 필요하다. 특히 국제지정지역에 관련된 부서의 구성원에 대한 많은 지원과 대외 능동적 대응 여건을 조성하는 것이 필요하다.

셋째는 제주도특별법에 자연환경에 대한 규정을 보완하여 통합관리가 더욱 효율적으로 이루어지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 세계유산과 지질공원은 아직 그 법에 관련 조항이 반영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정유년을 맞이하여 문화부분까지 포함하여 새로 구성된 세계유산본부의 향후 맹활약을 기대해 본다. <이수재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선임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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