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路 떠나다]2017 탐라국 입춘굿

[길 路 떠나다]2017 탐라국 입춘굿
정유년 새봄을 깨우는 소리 들리나요
  • 입력 : 2017. 02.03(금) 00:00
  • 백금탁 기자 haru@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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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5일 제주시 원도심 관덕정 마당에서 제주민예총 회원들이 2017 정유년 탐라국 입춘굿의 시작을 알리며 기원코사를 지내고 있다. 강경민기자

일제강점기 사라졌던 축제 1999년 복원
3~4일 관덕정 일원서 본굿·체험마당 등
입춘국수 등 먹거리엔 넉넉한 인심 담아

2017년 정유년, 새봄을 여는 탐라국 입춘굿이 갖가지 프로그램과 다양한 체험마당으로 제주시 원도심 일원에서 흐드러지게 피어난다.

제주시가 주최하고 제주민예총이 주관하는 이 행사는 '빛의 씨앗을 품다'의 주제로 3일과 4일 제주목관아를 중심으로 원도심 일원에서 펼쳐지며 따뜻한 봄날을 기원한다.

제주의 입춘굿은 우리나라를 비롯한 세계 곳곳의 농경사회에서 치러지던 풍요를 기원하는 봄의 제전 가운데 하나다. 탐라시대로부터 가장 늦은 시기인 조선 말기까지 진행됐고 심방(무당)들이 치르는 무속굿을 중심으로 모든 의례가 진행된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일제강점기 사라졌던 탐라국 입춘굿은 1999년 제주민예총이 현재에 맞게 이를 복원, 그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현대적 요소를 가미해 함께 체험하고 즐기는 도시축제로 자리하고 있다.

이 행사는 입춘맞이를 비롯한 본굿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3일과 4일 이틀간 진행된다. 시민참여마당과 입춘장터도 운영된다.

3일 오후 2시부터 펼쳐지는 열림난장에는 제주어로 노래하는 뚜럼브라더스와 민요패 소리왓, 판굿 등의 공연이 펼쳐지며 흥을 돋울 참이다. 판굿은 세계인의 예술유산이 된 우리나라 풍물을 함축적으로 담은 공연으로 연주, 춤, 놀이와 기예를 한자리에서 볼 수 있는 한국판 종합예술이다. 마로의 색깔이 가장 잘 드러나며 서로간의 끈끈하고 화합된 공연으로 관객의 참여를 최대한으로 이끌어내며 함께 노는 '만판'의 경지에 이르러 장내의 모두가 신명을 느낄 수 있다.

제주성 미륵코사도 있는데 옛 제주성의 동·서쪽에 있던 재물과 복의 신인 동자복·서자복에게 제를 지내는 내용이다.

이와 함께 제주시 일원에서 춘등걸궁과 함께 관덕정 마당에서는 입춘휘호, 세경제, 낭쉐코사가 펼쳐진다. 제주신화에 등장하는 설문대여신, 영등할망, 대별왕, 소별왕과 자청비 등 신상등과 풍물을 앞세운 길놀이와 서예 달인이 대형 붓으로 입춘 휘호를 쓰는 서예 퍼포먼스가 관객을 압도한다.

본굿 마당은 푼경문굿과 입춘굿, 입춘탈굿놀이, 세경놀이, 낭쉐몰이, 마무리난장으로 이어간다. 제주큰굿보존회와 제주민예총, 풍물굿패 신나락이 신명나는 무대를 장식한다. 본굿인 탐라국 입춘굿은 농사의 풍요를 기원하는 굿이면서 동시에 새로운 봄을 맞이하기 위한 제주사람들의 신명나는 축제다. 입춘굿에서는 농사의 신인 자청비를 위한 제의가 중요하게 여겨진다. 자청비는 이 세상에 오곡의 씨를 가져다주는 농사의 신이다. 땅과 바다의 농사뿐 아니라 인간이 태어나서 먹고, 입고, 걸음 걷는 것에서부터 죽어서 땅에 묻히는 것까지 모두를 관장하는 신으로 제주사람들의 머리에 인식되고 있다.

행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먹거리와 체험행사다. 입춘장터가 4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4시까지 관덕정 마당에서 펼쳐진다. 입춘천냥국수로부터 제주 향토음식 등을 만날 수 있다. 입춘국수의 유래는 과거 전통시대 마을마다 흑우 한마리씩을 잡아서 입춘날 나누어 먹었다는 기록에 근거한다. 이에 입춘굿이 복원될 당시 고기국수를 흑우나눔 풍습의 상징으로 남아 천냥국수로 제공하고 있다.

이밖에 입춘주전부리를 비롯한 윷점과 소원지쓰기, 입춘 버튼 및 엽서만들기, 춘등만들기, 꼬마낭쉐만들기, 전통탈만들기, 전통국궁체험, 남방애체험, 소화분만들기 등이 다채롭게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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