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는 2012년을 기점으로 지금까지 급속한 경제성장과 사회적 인구팽창이 이루어졌다. 급속한 경제성장과 인구증가는 제주의 난개발을 야기했으며, 난개발은 지금까지도 사회적 문제로 제주도를 위협하고 있다.
택지개발 및 도시개발 등 주거용 개발사업의 부재와 주거용 개발가용지의 절대적 부족으로 자연녹지지역 및 관리지역의 무분별한 건축물의 건립을 조장한 도정도 난개발의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다. 또한 신화역사공원, 예래휴양형주거단지, 헬스케어타운 등 추진 중인 대규모 개발 사업들과 드림타워와 같은 고층 건물의 건축은 지역사회의 경제성장에 대한 기대로 출발하였다. 하지만 개발사업에 따른 경제적 효과는 사업자의 배만 불리는 결과로 이어졌고, 경제발전에 따른 낙수효과는 기대에 못 미쳐 도민의 삶은 오히려 더 삭막해져만 가는 것이 아닌가?
이러한 개발사업들로 도민사회의 갈등고조는 물론 행정과 사업자간의 갈등으로 이어지고 있다. 특히 예래휴양형단지의 경우 사업자와 토지주, 행정까지 소송에 휘말려 있는 것이 그 실례라 하겠다.
이러한 사회갈등 구조 속에서의 사업추진은 사업자, 도민, 행정 모두 손실을 야기하는 구조로 갈등으로 인한 손실규모는 추정하기조차 어려운 현실이다. 사회적 갈등은 그 갈등이 발생하기 전에 대비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다. 도정에서도 최근 일어나는 갈등을 바탕으로 사회적 비용을 줄이기 위한 갈등관리에 대비하고 있다지만, 갈등이 시작되기 전 그 원인을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도 병행되어야 할 것이다.
이제는 개발사업시 도시계획변경으로 인한 불로소득을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해야 한다. 개발이익이 발생할 경우 개발이익을 어떻게 사회에 환원하고 개발의 공익 및 공공성을 확보할 수 있을지에 대한 장치를 마련해야 하는 것이다.
개발이익의 사회환원적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하여 도시계획변경에 따라 개발이익이 수반되는 개발 사업에 대해 사전에 개발이익의 공익적 환원방안을 협상하는 '도시계획변경 사전협상제도' 도입이 필요한 것이다. 이는 도시계획 변경이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대규모 개발사업의 경우 도시계획 결정 절차에 앞서 개발이익의 공익·공공적 기여에 대한 사전협상을 통해 개발자의 개발안을 검토 조정하여야 하는 것이다.
런던의 브리지타워, 뉴욕의 리버상드 사우스파크와 같은 사례를 보아도 임대주택 및 터미널개선, 도로 및 공원 제공과 같은 개발이익재투자를 통한 지역사회에 기여하였고, 서울시도 2009년부터 '도시계획변경 사전협상제도'를 운영하고 있으며, 부천·부산·창원 등에서도 사전협상제도를 도입·운영하고 있다. 최근 서울시는 현대자동차그룹 글로벌 비즈니스 센터도 사전협상제도를 활용하여 105층의 초고층타워를 짓는 대신 공공기여 1조7491억 원이라는 사전협상을 일궈낸 것이다.
또한 도시계획 사전협상을 통하여 공공은 지역사회의 발전에 파급영향이 큰 부지의 도시계획변경을 적시에 할 수 있을뿐더러 협상과정에서 좀 더 공공성이 높은 개발을 유도할 수 있고, 민간은 계획이득에 대한 사회적 환원을 전제로 도시계획변경을 제안하여 개발계획을 조율함으로써 사업추진의 사전 갈등요소를 저감할 수 있는 것이다.
제주의 개발은 공공과 민간, 전문가가 개발계획에 대한 사전협상제도를 활용하여 용도변경으로 인한 우발적 이익을 사회적 공유화 시스템으로 정착시키고, 개발사업으로 인한 특혜시비를 불식시킴은 물론 신뢰성·투명성·안정성·예측가능성을 확보하여 민간투자 활성화와 제주의 균형발전을 지향하여야 할 것이다. 앞으로는 누군가를 위한 개발이 아닌 우리를 위한 개발로 이어져야 할 것이다. <하민철 제주도의회 환경도시위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