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록담]선택 1987, 2017
  • 입력 : 2017. 04.24(월) 00:00
  • 조상윤 기자 sycho@ihalla.com
  • 글자크기
  • 글자크기
선택의 시간이 보름 앞으로 다가왔다. 오는 5월 9일 치러지는 제19대 대통령선거가 15일 남았다는 얘기다.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보자. 6개월가량이 부족하지만 30년전인 1987년 12월 16일 제13대 대통령선거가 실시됐다. 16년 만에 직접선거로 치러졌다. '6·29 선언'에 이어 1987년 10월 17일에 대통령 직선제 헌법개정안이 국민투표에서 93.1%의 찬성으로 확정되면서 새로운 한국 정치사가 시작된 셈이다.

민주화의 열풍 속에 야당의 두 거목이 동시에 출사표를 던졌다. 당시 후보 단일화를 위한 노력이 있었지만 불발되면서 여당의 후보가 '어부지리'격으로 당선되는 결과를 낳았다. 이후 14대 선거부터 18대 선거까지 여야간의 불꽃튀는 대결 속에 모두 5명의 대통령이 탄생됐다.

이 기간 모두 여섯차례에 걸쳐 치러진 대통령선거에 투표했던 인구는 행정자치부의 주민등록 인구통계에 따르면 50~60대로, 1200만명 가량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들은 직접 눈으로 직접선거를 통해 대통령을 뽑는 현장을 목격했다. 때로는 정당을 보고, 때로는 인물을 보고 대통령감을 골랐다. 그러나 상당수의 유권자들이 그러하듯이 쉽지 않은 선택이 많았던 게 사실이다.

그렇다면 16년만에 부활한 대통령 직선제를 여섯번 모두 경험했던 대한민국의 50~60대들은 과연 이번 선거에서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50대와 60대의 주축은 1955년생부터 63년생 사이의 이른바 베이비부머 세대이다. 한국전쟁 이후에 태어나서 전쟁과 기아를 체험하지 못한 세대이다. 이들은 특히 대선을 포함해 총선, 지방선거 등에서 20회 이상의 투표기회를 가졌던 '베테랑'이기도 하다.

더구나 학생과 청년시절 광주민주화 운동을 겪었으며, 1980년대 민주화 운동에 앞장섰고 1987년 6월 항쟁을 통해 대통령 직선제를 이끌어낸 장본인이다. 당시 거리로 뛰쳐나왔던 젊은이들이 대부분 1950년대 생으로 현재의 60대이다. 일찍이 진보 성향을 체화(體化=생각, 사상, 이론 따위가 몸에 배어서 자기 것이 됨)했다. 뿐만 아니라 경제성장률이 연평균 10%에 근접하던 1970~80년대 고도 성장기에 산업 인력의 주력부대가 이들이었다. 때문에 과거의 50~60대와는 전혀 다른 세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리고 이들이 낳은 세대가 있다. 바로 촛불세대의 주류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에 이르는 과정에서 20~30 세대는 대통령 탄핵과 사회 개혁을 외쳤다. 탄핵이라는 성과를 거두면서 2000년대 개혁물결의 중심에 섰다.

일반적으로 선거의 승패를 좌우하는 3대 표심으로 지역, 이념, 세대를 꼽는다. 그렇지만 이번 선거에서는 지역과 이념의 경계는 희미해진 반면 세대간 표대결 양상은 뚜렷해질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헌정사상 첫 여성대통령을 탄생시킨 제18대 대선에서 세대간 대결이 있었다. 20~40대 투표율은 70%대 투표율을 보였지만 50대 이상은 80%가 넘는 투표율을 보였었다.

그런데 이번 선거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보수층을 기반으로 하는 후보들은 지지율이 두자릿수를 넘기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여권후보도 없는 선거로 기록되는 특징을 갖고 있다.

과연 1987년 선거부터 경험한 50~60 세대와 촛불세대의 선택은 어떤 결과를 낳을 것인가. 대한민국의 성장과 발전이 한 걸음 더 전진할 수 있는 선택이었으면 하는게 모두의 바람이 아닐까. <조상윤 정치경제부국장>
  • 글자크기
  • 글자크기
  • 홈
  • 메일
  • 스크랩
  • 프린트
  • 리스트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밴드
기사에 대한 독자 의견 (0 개)
이         름 이   메   일
2148 왼쪽숫자 입력(스팸체크) 비밀번호 삭제시 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