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아오모리를 만나다/ 한라일보-日 토오일보 기사교류]③특산물:사과&감귤

[일본 아오모리를 만나다/ 한라일보-日 토오일보 기사교류]③특산물:사과&감귤
사과꽃이 피면 생각나는 그곳, 아오모리
  • 입력 : 2017. 04.28(금) 00:00
  • 채해원 기자 seawon@ihalla.com
  • 글자크기
  • 글자크기

흰색 꽃잎이 만발하는 아오모리현의 사과 꽃밭.

日 사과 생산량 약 60% 아오모리현산… ‘사과 왕국’
140여년 품종 개량·병해대책 등 연구 이어온 결실

일본 아오모리현의 사과는 일본 제일의 생산량을 자랑한다. 한국 최남단에 위치하는 제주도에서 감귤은 생명산업이라 불릴 만큼 중요하게 여겨진다. 이에 따라 아오모리현 토오일보사와 제주도 한라일보사는 이번 회에서 각 지역의 특산물인 사과와 감귤을 각각 소개한다. 양사는 '히로사키·시라카미 애플마라톤', '제주국제감귤마라톤' 등 각 지역의 특산물을 홍보하는 마라톤 대회를 주최하고 있기도 하다.

일본의 사과 생산량은 2015년 기준 연간 약 80만t에 달한다. 이 중 아오모리현의 생산량은 약 47만t으로 일본산의 약 60%를 차지하고 있다. 아오모리현이 사과 왕국이라고 불리는 까닭이다.

최근 해외에서 현산 사과가 고품질로 평가돼 수출도 늘고 있다. 주요 수출국인 대만 외에도 홍콩과 중국에서 수요가 늘면서 2014년과 2015년 사과수출량은 2년 연속 3만t을 돌파하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안타깝게도 한국 수출량은 거의 제로에 가까운 상태이다. 최근에는 베트남과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 국가에서도 거래 문의가 많다. 수출에 힘입어 아오모리현산 사과의 총 판매액은 일본 버블경제기에 비해 연간 1000억 원대에 도달해 일시적인 침체기를 벗어나고 있다.

중앙아시아·코카서스 지방이 원산지인 사과가 아오모리현에 심어진 것은 1875년. 내무부 권업기숙사에서 농산 진흥책으로 배포된 것이 시초이다. 아오모리 현민에게 사과가 소개된 최초의 사례는 같은 해 히로사키시의 기숙학교 동오의숙이 초대한 미국 선교사가 제자와 신자에게 사과를 나눠준 것이라고 전해진다.

아오모리현 이와키산 기슭에 펼쳐진 사과 농원.

사과는 일본 각지에서 심어졌지만 아오모리현의 경우 1877년 옛 히로사키번의 사족(士族, 문벌이 좋은 집안)의 역할이 컸다. 사족의 후손이 홋카이도에 건너가 접목법을 배우고 아오모리현의 환경에 적합한 품종개발을 위해 노력한 결과 사과농업이 서서히 확장됐다.

사과 재배 초기 병해충과의 싸움이 계속됐다. 곰팡이로 인해 열매의 부패를 일으키는 모닐리아병이 대량 발생했고 그 후에도 신쿠이 벌레(애벌집나방 유충)와 부란병(줄기·가지껍질이 갈색 습진모양으로 부풀어 오르는 수목병으로 심하면 나무가 말라죽게 된다) 등으로 수확을 못하는 농가가 잇따라 발생했다.

특산품인 사과를 활용한 애플랜드 미나미다 온천의 '사과 족욕탕'.

그러나 연구자와 생산자 모두 사과 재배를 포기하지 않았다. 연구원은 병에 강한 품종개량과 약물개발에 도전했고 생산자는 생산량이 증가할 수 있도록 가지치기(전정) 기술을 연마했다.

열매에 봉지를 씌우는 '과수봉지 씌우기'도 병해대책에서 출발했다. 열매를 신문지 등으로 씌워 벌레와 세균의 부착을 막았다. 게다가 봉지를 씌우면 색이 좋아지고 저장성도 좋아졌다. 현재 봉지를 씌워 재배한 사과(유대사과)를 냉장할 경우 수확이 끝난 이듬해 4~7월까지도 출하할 수 있어 연중 판매가 가능하게 됐다.

사과 생산자들이 만든 아오모리현 사과협회의 후지타 미쓰오(藤田光男) 회장은 자재 판매 및 운송 등을 포함하면 사과관련 산업의 총매출액은 현내 3000억 엔 규모가 될 것으로 분석했다. 그는 "아오모리현에는 사과에 열정을 기울인 선인이 많이 있었다"면서 "140여년간 이어져 내려온 선배들의 생각이 지금까지도 생산자의 마음에 스며들어 있다"며 아오모리현에 사과 산업이 뿌리 내린 이유를 설명했다.

사과탕·조미료·염색제…특산물 사과의 무한변신

주스·과자·잼 등 여러 가공품에 약알칼리성 온천욕 재료로 각광
‘그림 들어간 사과’는 佛로 수출
‘무대사과 연중출하’ 위한 연구도

사과 주스와 잼, 과자, 조미료 등 사과를 가공한 품목을 나열하면 끝이 없다. 음식 이외에도 잎과 껍질을 이용한 염색물, 사과를 탄화시킨 탈취제 겸용 오브제와 같은 토산품류도 판매된다.

아오모리현 히라카와시에 위치한 호텔 애플랜드의 미나미다 온천은 30년 전부터 사과를 띄운 '사과탕'을 운영하고 있다. 이치노헤 사토시(46) 애플랜드 영업예약과 과장 보좌는 "사과탕은 고객들을 모으기 위한 상품으로 마련됐다"면서 "약알칼리성의 수질과 사과의 궁합이 잘 맞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고객들이 은은하고 달콤한 향기가 편안하게 해준다고 호평한다"고 전했다. 호텔 애플랜드는 부지 내에 정자를 마련해 무료로 사과 족욕탕을 체험할 수 있는 '미족탕(美足の湯)'도 운영하고 있다.

특수한 필터로 착색의 농담(濃淡)을 활용해 글자를 새겨넣은 사과.

아오모리현 히로사키시에 위치한 과수봉지회사 사토후쿠로텐(佐藤袋店)은 봉지 씌우기 기술을 응용해 사과 껍질에 그림이나 문자를 그려넣은 '그림이 들어간 사과'를 제작해 왔다. 이들은 매년 그림이 들어간 사과를 사과의 본고장 프랑스에 보내고 있다.

사과에 봉지를 씌워 재배하는 것(유대재배)은 손이 많이 가는 단점이 있다. 때문에 고령화와 후계자난으로 일손이 부족한 농가는 농업을 멀리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저장에 뛰어난 유대사과가 줄어들면 연중 출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에 아오모리현은 무대사과(봉지를 씌우지 않고 재배한 사과)의 저장 기간을 연장시키는 품질유지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실증 연구에 종사하고 있는 사과 가공·판매 회사 아오켄(동)의 다케야 유쇼(竹谷勇勝)사장(72)은 "무대사과의 연중 출하를 실현시켜 농가의 부담을 완화하겠다"고 말했다.

아키모토 히로노부(秋元宏宣) 기자

▶1969년생
▶아오모리시 출신
▶1993년 토오일보사에 입사해 하치노헤 지사, 보도부, 히로사키 지사 등을 거쳐 현재 사회부 소속. 주로 농림수산업을 담당
  • 글자크기
  • 글자크기
  • 홈
  • 메일
  • 스크랩
  • 프린트
  • 리스트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밴드
기사에 대한 독자 의견 (0 개)
이         름 이   메   일
2172 왼쪽숫자 입력(스팸체크) 비밀번호 삭제시 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