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혈압은 별다른 증상을 동반하지 않기 때문에 혈압을 측정하는 것 외에는 고혈압의 발생여부를 확인할 방법이 없다. 제주대학교병원 심장내과 최준혁 교수가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사진=제주대학교병원 제공
고혈압은 '140/90㎜Hg 이상' 표시전문의와 상의 생활·약물요법 시행효과적 치료로 합병증 줄일 수 있어
TV 막장 드라마에 많이 나오는 장면 중 하나는 뒷목 잡고 쓰러지는 남자 주인공의 어머니들. "아이고! 고혈압이네, 고혈압이야" 하면서 의사보다 더 의사같이 진단하는 장면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심장내과를 찾는 환자 중 혈압이 높다고 하는 사람이 많다. 이미 고혈압을 진단 받고 약을 복용 중인 환자들 역시 많다. 주변에서 흔히 보고 듣는 고혈압, 그렇다면 고혈압은 무엇이며 어떻게 관리를 해야 할까. 고혈압 관리 등에 대해 제주대학교병원 심장내과 최준혁 교수의 도움으로 질문답변 형태로 자세히 알아본다.
#고혈압이란
=고혈압은 30분 이상의 충분한 휴식 후 병원 심장내과에서 측정한 혈압이 수축기혈압이 140㎜Hg 이상, 이완기혈압이 90㎜Hg 이상임을 의미한다. 보통 혈압계 표시로 140/90㎜Hg 이상으로 표현하기도 한다. 앞에 표시된 수축기혈압은 심장이 수축해 만들어지는 에너지를 의미하며 뒤에 표시된 이완기혈압은 심장이 수축된 이후 이완기 때 나타나는 혈관의 탄력성과 저항성, 혈관내 혈액량의 에너지를 의미하며, 그 기원은 물론 수축기 압력이다. 많은 사람들이 낮 시간에 한참 운동 중, 업무시간 중, 신경을 심하게 쓸 때 혈압을 측정한 후 혈압이 높다면서 병원을 찾는다. 대부분 고혈압이 아닌 경우가 많다. 정상적으로 활동 중에는 혈압이 상승해야 한다. 상승하지 않으면 그것도 병이다. 하루 중에 혈압이 계속 변하는 것은 당연하다. 순간 순간 필요한 에너지가 같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30분 이상의 휴식을 취한 후 혈압 측정을 권고하는 것이다. 특히 아침 혈압이 중요한데 아침에는 수면이라는 충분한 휴식을 취했다는 전제가 깔려 있다. 아침 혈압이 높은 경우에는 혈압에 의한 합병증이 더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즉 예후가 좋지 않은 것이다.
#집에서 혈압은 언제 측정해야 할까
=보통 가정혈압 측정은 아침에 화장실 한번 다녀 와서, 식전, 약물 복용 전에 두 번 측정을 하고 그 중 낮은 값을 자기 혈압으로 본다. 그리고 저녁에 한번 더 30분 이상의 휴식을 취한 후 두 번 측정하는 것을 권고하고 있다. 너무 자주 측정하는 것도 추천하고 있지 않는데 이로 인한 스트레스 및 불안장애는 혈압 상승의 한 원인이 된다. 참고로 집에서 측정한 혈압의 고혈압 기준은 앞에 표시된 수축기 혈압 135㎜Hg 이상, 뒤에 표시된 이완기 혈압 85㎜Hg 이상이다.
#앞에 표시된(수축기) 혈압이 중요한가, 뒤에 표시된(이완기) 혈압이 중요한가
=많은 문헌들을 종합해 보면 앞에 표시된 수축기 혈압이 높을 때 더 많은 고혈압 합병증을 발생시켰으며, 이 값을 줄였을 때 합병증을 감소시켰다는 보고가 우세하다는게 전문의들의 의견이다. 뒤에 표시된 이완기 혈압은 아주 고령이거나 동맥 경화가 심한 경우, 대동맥 판막에 병이 심할 경우 떨어지는 경우도 있다.
#왜 고혈압이 발생했을까
=고혈압은 일차성 고혈압과 이차성 고혈압으로 나뉜다. 이차성 고혈압은 원인이 분명히 있는 경우로 주로 나이가 어리거나 아니면 아주 늙을 때 발생하는 경우이며, 원인 질환을 치료했을 때 혈압 조절이 잘 이뤄진다. 하지만 극히 일부분만이 이차성 고혈압이다. 대부분이 일차성 고혈압이다. 이차성 고혈압은 동맥경화가 어느 정도 발생하고 혈관의 탄력성을 잃어 발생하는 경우이다. 따라서 동맥경화의 위험인자는 일차성 고혈압의 위험인자인 것이다. 예를 들면 노화, 비만, 당뇨, 흡연, 고염분 식이, 가족력을 들 수 있다. 위험인자 조절만으로도 혈압이 조절되는 이유이다. 내과 고혈압으로 진단을 받았다면 하늘을 원망할 것이 아니라 이런 위험인자에 대해 먼저 생각해 봐야 한다는 것이다.
#혈압은 언제 치료해야 하나
=충분한 휴식 후 혹은 집에서 측정한 아침 혈압이 160/100㎜Hg 이상이라면, 바로 약물 시작이 추천되며 고혈압에 의한 합병증 검사를 동시에 시행을 해야 한다. 140~159/90~99㎜Hg 이고, 노화, 비만, 당뇨, 흡연, 고지혈증, 가족력과 같은 위험인자가 3개이상, 혹은 당뇨, 콩팥질환, 혈관질환이 있는 경우는 약물 복용과 생활요법(소금 섭취 제한, 체중 감량 및 식이조절, 절주, 운동, 금연)이 추천된다.
#한번 혈압약을 복용한다면 평생 복용해야 하나
=고혈압은 바로 증상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생활요법으로 잘 관리되는 사람들은 혈압약을 중단하는 경우가 많다. 또한 합병증의 발생도 많지 않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는 그렇지 않다. 고혈압 자체가 동맥경화의 위험인자 때문인데, 위험인자를 잘 조절하는 사람들이 고혈압이 발생했겠는가? 생활요법도 하지 않고 의지도 없으면서 한번 먹으면 평생 약물을 먹는다고 혈압 조절을 거부하는 것은 화장실 가는 것이 두려워 식사를 하지 않는 것과 같다.
#고혈압의 합병증은
=고혈압과 동맥경화는 위험인자 및 합병증도 공유한다. 뇌혈관이 터지는 뇌출혈, 뇌혈관이 막히는 뇌경색, 눈 안쪽 혈관에 이상이 나타나는 망막증, 심장기능이 급격하게 나빠지는 심부전, 대동맥이 찢어지는 급성대동맥증후군, 심장혈관이 좁아지는 협심증, 막히는 심근경색 그리고 콩팥기능이 떨어지는 만성콩팥부전증이다.
#고혈압 치료를 해야 하는 이유는
=고혈압은 소리 없는 살인자이다. 혈압이 20/10㎜Hg 증가할 때 마다 심혈관 합병증의 위험이 두 배씩 증가한다. 고혈압을 치료하면 뇌경색을 30~45% 감소시킬 수 있다. 심근경색은 20~25% 감소, 심장기능 부전은 50%가 감소한다. 막장 드라마에서 가슴 쥐어 잡고 뒷머리 잡고 쓰러지는 사람들은 고혈압에 조절을 하지 않아 발생한 합병증에 기인한 것이다. 따라서 혈압이 높으면 전문의와 상의해 생활요법 및 약물요법을 시행하면서 합병증을 미리 발견하고 치료하는 것을 추천하고 있다. <제주대학교병원·한라일보 공동기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