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이 건강한 제주](6) 학교 현장에선

[아이들이 건강한 제주](6) 학교 현장에선
  • 입력 : 2017. 07.18(화) 00:00
  • 백금탁 기자 haru@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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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체활동 높이는 아이디어 스마트폰 만보기 어플 활용
운동량 달성하면 상장·선물 서귀포고 등 다이어트 대회


학교는 학생들이 가장 긴 시간동안 일과를 보내는 곳이다. 제주도교육청은 2015년 학생 건강을 체계적이고 지속적으로 지켜나가기 위해 학생건강증진센터를 열었다. 급격한 생활문화의 변화로 학생들의 몸과 마음건강이 나빠지면서 교육청과 학교가 학생 건강증진을 위한 상시 지원체계를 구축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이석문 교육감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이 센터를 통해 '단 한 명의 아이도 포기하지 않는 제주교육'을 실현할 수 있기"를 기대했다.

▶신체활동 늘리기=제주도교육청은 생활 속 신체활동을 늘리기 위해 도내 초중고등학교에서 '혼디걸으멍 와바' 캠페인으로 아침에 걸어서 등교하기와 운동장 걷기를 하도록 권장한다. 학생들은 아침에 교문을 통과하자마자 또는 교실에 가방을 내려놓고 운동장을 걷는다.

17일 오전 제주시 아라초등학교 학생들이 학교 체육관에서 탁구, 줄넘기를 하며 땀을 흘리고 있다. 강경민기자

초등학교에는 교내에서 아침걷기가 일상화되고 '중간놀이시간'도 생겼다. 읍면에서는 가까운 오름 산행도 실시한다. 수업 사이 오전 쉬는시간 중 30분 정도 학생들이 밖에서 햇볕도 보고 흙도 만질 시간도 갖는다.

제주시 조천초등학교는 화~금요일 수업시간 전에 전교생을 대상으로 신나는 놀이와 아침 운동장 걷기 프로그램을 운영중이다. 제주시 아라초등학교는 아침 등교후 혹서기와 혹한기를 뺀 계절에 '아침통일걷기'를 실시중이다. 여학생스포츠클럽(탁구부, 줄넘기부) 외에 저체력 비만아동 대상 줄넘기교실을 운영중이다. 한경면 저청초등학교는 매일 아침걷기와 목요일에는 4, 5, 6학년을 대상으로 인근 저지오름 등산에 나선다.

제주시 한림읍 금악초등학교는 전교생 달리기 기록표에 기록한 뒤 체육관 게시판에 아이들이 달린 거리를 보여준다.

서귀포시 토평초등학교는 서귀포보건소와 연계한 건강 두드림학교를 진행하고 있다. 체육 교과과정이나 아침 활동시간 때 스포츠클럽을 활용하고 있다. 건강체력평가(PAPS)에서 저체력·비만아동을 대상으로 건강 체력교실을 진행한다. 토평초 김대성 교사는 "등하교 할 때 학생 스스로 걸어서 학교에 올 수 있도록 부모님들이 여건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학교에서도 학생들의 신체활동을 높이는 데 관심을 갖고 학생들이 흥미를 느낄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하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할말 많은 교사들… 안전하지 않은 등·하굣길
비만관리 학교 역할 한계 보건실 기능 확대 의견도


▶톡톡 튀는 아이디어=제주시 애월중학교는 아침에 학교 운동장을 세 바퀴 걸으면 스티커를 준다. 뿐만 아니라 스마트폰 만보기 어플을 통해 1500걸음, 5000걸음, 1만걸음에 도달해도 스티커를 받을 수 있다. 일정량을 달성하면 상장과 소정의 선물을 준다. 5월에는 50명이 선물을 받았고, 6월에는 67명이 받았다. 라이딩 동아리에서는 매월 1회 애월중에서 고내포구까지 자전거를 타기도 한다. 박은숙 애월중 보건교사는 "비만은 신체활동을 늘린다고 해서 당장 효과가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다만 학교에 와서 스마트폰 게임만 하던 학생들이 건강걷기를 하면서 학생간에 또는 선생님과 이야기하는 시간도 생겼다"고 했다.

제주시 한경면 한국뷰티고등학교와 서귀포시 서귀포고등학교는 다이어트 대회를 개최했다. 한국뷰티고는 3kg 이상 체중 감량 시 상점을 부여하는 중이며 이 프로그램에는 73명이 참여하고 있다. 한국뷰티고 김은영 보건교사는 "보건실이 '가벼운 외상치료를 할 수 있는 곳'을 넘어서 건강관리도 함께 할 수 있는 공간이 돼야 한다. 비만과 관련해서도 운동기구들을 들여 놓는 등 보건실 기능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서귀포고는 6월 초부터 5주 동안 다이어트 대회를 진행했다. 중등도 이상 비만 학생들 50여명이 감량 목표를 설정하고 줄넘기나 만보기를 선택해 학교 일과시간에 운동하도록 스스로에게 약속했다. 꾸준히 노력한 학생들은 5~6㎏ 정도 감량에 성공했다. 김한솔 보건교사는 "고등학교에서는 비만학생이 관리받을 시간적 여유가 없다. 운동과 식습관의 병행이 중요하다. 학교가 시내중심가에 위치하다보니 패스트푸드점도 있어서 식습관 관리를 가장 어려워하는 것 같다"고 밝혔다.

▶학교에만 떠넘겨선 안돼=교사들은 학생 건강과 신체활동을 늘리기 위한 교육청과 일선 학교의 역할에 공감한다. 하지만 많은 교사들은 "아동 비만 등 학생건강 문제를 학교에만 떠넘겨서는 안된다"고 지적한다. 전혀 안전하지 않은 등하교 보행환경에 대해서도 우려를 나타냈다.

서귀포시내 모 초등학교 교사는 "왜 학교에서만 비만 아동을 관리해야 하는지 의문"이라며 "학교 급식이나 활동 때문에 비만이 생기는 것이 아니라 학교 밖에서 군것질하고 패스트푸드를 과도하게 섭취하기 때문인데 책임을 학교에 떠넘기는 것 같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백금탁·홍희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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