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아오모리를 만나다/ 한라일보-日 토오일보 기사교류](6)지역의 술

[일본 아오모리를 만나다/ 한라일보-日 토오일보 기사교류](6)지역의 술
맑은 물·좋은 쌀 등 풍요로운 자연 명주 빚어
  • 입력 : 2017. 07.28(금) 00:00
  • 채해원 기자 seawon@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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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아오모리시의 니시다주조점에서 누룩만들기 등의 각 공정을 분담해 새로운 술을 만들고 있다. 12월이면 양조작업은 절정에 이른다.

사케 고장 아오모리현… 전통주 산업 진화 중
오랜 주조역사 지닌 19개 양조장과 20개 공장
계절상품 출시 등 시대 요구 맞춰 혁신 계속해


한라일보와 일본 아오모리(靑森)현에 위치한 토오일보 간 6번째 기사교류 테마는 지역에서 생산된 술이다. 연이어져 있는 핫코다산(八甲田山)의 봉우리 등 풍부한 자연에 둘러싸인 아오모리현은 좋은 물이 흘러 명주를 빚어내기 때문에 사케(술)의 고장으로 알려져 있다. 한국 최남단 제주도 역시 화산암반수 등 좋은 물이 있어 막걸리, 오메기술 등 좋은 술이 자리를 잡고 있다. 오늘 밤 양 지역의 술을 비교하며 한 잔 기울여 보는 것은 어떨까.

창고를 개방해 견학할 수 있는 하치노헤주조. 국내외의 일본 전통주 팬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는데 특히 시음 코너가 인기다.

아오모리현은 태평양, 쓰가루 해협, 동해 바다로 둘러싸여 있으며 땅의 67%가 산림이다. 1584m 높이의 오다케(大岳)를 포함해 계속 이어진 핫코다산의 봉우리, 쓰가루(津輕) 지방을 대표하는 1625m의 높이의 이와키산(岩木山), 1993년에 국내 최초로 등록된 세계자연유산 시라카미 산치(白神山地) 등 풍요로운 자연으로부터 나온 맑은 물로 아오모리의 일본 전통주(日本酒)가 만들어지고 있다. 일본 전통주는 오래된 역사를 가지고 있는데, 본격적으로 벼농사가 시작된 야요이 시대(기원전 10세기경부터 기원 후 3세기 중반)부터 시작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금도 일본 전국 각지에서 면면히 계승돼 온 명주가 제조되고 있다.

아오모리현에는 현재 19개의 양조장과 20개의 공장이 남아있다. 그 중 하나인 '하치노헤주조 (八?酒造)'는 아오모리현 태평양 쪽 하치노헤시에 위치한 양조장이다. 1740년대 초대 사장이 오미국(近江國)(현 시가현)에서 무쓰(현재의 동북 지방)로 이주해 술을 제조하기 시작한 것이 기원이다. 하치노헤주조는 1775년 개업해 242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

냉방시설이 완비된 실내에서 술의 품질을 유지한다. 설비 정비는 맛이 좋은 일본 전통주를 만들기 위한 필수 조건이다.

이 회사가 취급하는 일본 전통주는 주력제품인 '무쓰오토코야마(陸?男山)','무쓰핫센(陸?八仙)'을 포함해 약 15종류다. 각 계절에 맞춰 한정상품을 출시하는 등 고객들이 질리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다. 방문자들이 술 문화를 친근하게 느끼도록 역사가 깊은 창고를 개방해 견학도 가능하다. 생산되는 일본 전통주를 마실 수 있는 시음 코너가 있어 국내외 일본 전통주 팬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 양조장을 8대째 운영하고 있는 고마이 쇼자부로(駒井 庄三?) 사장에 따르면 전체 주류의 수요 중 일본 전통주가 차지하는 비율은 6% 정도라고 한다. 고마이 사장은 "품질을 향상시키고 시대 요구에 맞는 술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일본 전통주를 마시는 사람이 줄어들고 있지만 고객의 취향을 연구해 독자적인 상품을 꾸준히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변혁 없이는 발전도 없다'는 신념을 지닌 아오모리시의 니시다(西田)주조점 역시 1878년에 창업해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다. 현재 아오모리 시내에 남아있는 유일한 양조장이다.

1974년 출시한 준마이슈(純米酒·순 쌀로만 빚은 청주)인 덴슈(田酒)는 전국구 상품으로 발돋움했다. 인기가 많아 도시에서는 좀처럼 구할 수 없다. 계절 상품도 갖춰 현재 20여종을 취급하고 있다. 더 맛있는 술을 목표로 시대의 요구를 섬세하게 캐치하고 부응하기 위해 설비 투자도 아끼지 않았다.

니시다 주조점의 니시다 츠카사(西田 司) 사장은 "감각에 의지해 수치화 할 수 없는 제조 방법은 실패할 수도 있다. 설비를 갖추지 않으면 매년 좋은 술을 제공할 수 없다"며 "매년 좋은 술을 균일하게 생산·재현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각각의 양조장이 연구를 거듭해 온 아오모리현의 일본 전통주 산업. 아오모리현농업시험장은 지난 2002년 주조호적미(酒造好適米) '하나오모이(華想い)'를 개발해 내기도 했다. 주조호적미란 밥으로 먹는 일반미보다 낟알이 단단하고 크고 중심부에 배젖이라고 불리는 부분이 있어 발효가 잘 되는, 일본 전통주를 담글 때 적합한 쌀이다.

히로사키시 롯카주조(六花酒造) 사장이자 아오모리현주조조합의 회장을 맡고 있는 기무라 히로시(北村 裕志) 씨는 "하나오모이가 탄생함으로써 현내에서 술을 제조하는 사람끼리의 연결이 강해졌다"고 전했다.

좋은 술을 빚기 위해 노력하는 아오모리현의 일본 전통주 산업은 여전히 진화를 멈추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



시모다테 유유(下? 悠?) 기자

▶1983년생

▶아오모리현 오이라세 정(おいらせ町) 출신

▶15년 9월 동오일보사에 입사 후 정리부(편집부), 사회부 경찰 담당을 거쳐 17년 4월부터 정경부 현정 담당.





일본 전통주의 반격


일본 전통주산업을 둘러싼 환경은 시대에 따라 부침이 있어 왔다. 아오모리현 주조산업에 가장 큰 영향을 준 것은 전쟁 중인 1941년에 실시된 '기업허가령'과 1942년의 '기업정비령'이다. 이 두 법에 따라 아오모리 현의 청주공장 76개 중 42개의 공장이 강제적인 휴업과 폐업을 당했다.

아오모리시 관광물산관에 진열된 아오모리현의 일본전통주(日本酒). 국내외의 일본 전통주 팬들이 신상품을 구매하기 위해 찾아온다.

다행히 지난해 아오모리 현의 일본전통주 출하량은 477만3729ℓ로 전년보다 1.3% 증가해 현상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일본 전체로 보면 어려운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1973년 170만㎘를 초과하던 일본전통주 출하량은 맥주와 소주 등 다른 주류와의 경쟁으로 2015년 55만㎘대로 감소했다. 출하량이 가장 정점을 찍은 1973년에 견줘 3분의 1까지 감소한 셈이다.

기업허가령·정비령으로 휴·폐업
출하량 1973년 比 3분의 1 수준
전통주 국내외 판매 꾸준히 증가세


그러나 최근 일본주의 반격이 계속되고 있다. 고품질을 원하는 고객들의 요구를 반영한 긴조슈(吟?酒)와 준마이슈(純米酒) 등 특정 품목의 출하량은 여전히 높은 상태에 계속 머물러 있다.

60%이하로 정미(精米)한 백미를 저온에서 발효시켜 빚은 청주 긴조슈와 순 쌀로만 빚은 청주 준마이슈의 15년 출하량은 17만㎘로 일본 전통주의 일본 전체 출하량의 약 30%를 차지하고 있다.

또 일식 붐을 배경으로 일본 전통주의 해외 수출이 증가하는 추세다. 2016년 수출금액은 전년대비 11.2% 증가한 약 156억엔을 기록했다. 수출 수량도 8.6% 증가한 1만9737㎘로 10년 전에 비해 거의 두 배 가량 증가했다. 수출 금액 수량 모두 7년 연속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시모다테 유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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