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록담]"바나나꽃이 피었습니다"

[백록담]"바나나꽃이 피었습니다"
  • 입력 : 2017. 07.31(월) 00:00
  • 현영종 기자 yjhyeon@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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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바나나꽃이 인터넷에 올라 화제가 됐다. 대구의 한 가정집 화단에 바나나가 꽃을 피웠다는 보도가 나오면서다. 성인 손가락만 한 크기지만, 열매 수십 개가 주렁주렁 달린 사진도 함께 공개됐다. '역시 대프리카'라며 수많은 댓글이 달렸다. '대프리카'란 '대구'와 '아프리카'를 합친 조어다. 대구의 여름 기온이 아프리카와 다름없다는 의미로 사용된다.

소동은 농촌진흥청이 나서면서 일단락됐다. 농진청 조사 결과 바나나가 아닌, 비슷한 모습의 파초로 확인됐다. 파초와 바나나 모두 파초과(科) 파초속(屬) 여러해살이풀로 생김새가 비슷하다. 하지만 파초는 일반적으로 바나나보다 키가 작고, 굵기도 가늘다. 또 파초는 영하 10~12℃ 정도의 추위에도 살 수 있는 온대식물인 반면 바나나는 영상 4~5℃ 이하로 떨어지면 자라기 어려운 열대식물이다. 열매의 크기도 바나나의 1/3 정도로 작고, 떫은맛이 난다.

파초 또한 우리나라에서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는 것이 흔하지 않다고 한다. 전문가들은 일찍 찾아온 더위로 생육조건이 잘 갖춰지면서 전국 곳곳의 파초가 꽃을 피운 것으로 분석한다. 실제로 대구 바나나꽃 보도 직후 광주에서도 '바나나꽃(?)이 피었다'는 보도가 나왔다.

벌써부터 폭염과 열대야가 맹위를 떨치고 있다. 한낮에 거리에 나서면 숨이 막혀 온다. 기후 관련 기록도 연일 새로 고쳐 쓰고 있다. 밤에도 잠을 이룰 수 없을 정도로 열대야가 기승이다. 최근 10년간 열대야는 제주 31.6일, 서귀포 33일에 달한다는 보고도 나왔다.

지난해에도 날씨 관련 기록을 줄줄이 경신할 정도로 무더위가 극심했다. 여름철 제주도 평균기온은 25.6℃로 평년보다 0.8℃ 높았다. 1961년 기상 관측 이래 6번째로 높은 기록이다. 평균 최고기온과 최저기온도 각각 28.5℃와 23.3℃로 평년보다 0.7℃와 1℃가 높았다. 특히 제주시의 평균기온은 26.1℃로, 1923년 관측 이래 두 번째를 기록했다. 제주시의 폭염일수와 열대야일수 또한 14일과 43일로 평년을 훨씬 웃돌았다.

제주자치도가 추진 중인 행복주택을 놓고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제주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최근 성명을 내고 "시민복지타운 행복주택은 제주도정의 무능과 무책임을 동시에 확인시켜 주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 제주특별자치도당 또한 성명을 통해 "시민복지타운에 대한 공론화가 우선돼야 한다"며 "시민복지타운 행복주택 건설 계획을 원점에서 재검토할 것"을 촉구했다. 지난 6월 개최된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정례회에서도 원희룡 도정의 주거복지정책에 대한 쓴소리가 이어졌다. 미분양 주택 실태조차 파악하지 못하면서 행복주택만 밀어붙이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세계의 주요 도시들은 도시 숲에 주목한다. 도시와 그 도시에서 생활하는 도시민들에게 수많은 혜택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소음을 줄이고 대기도 깨끗하게 바꿔준다. 시민들에게 휴식공간을 내어주며, 심리적인 안정효과를 제공하기도 한다. 여름 한낮의 평균기온을 3~7℃ 내려 줄뿐만 아니라 습도는 9~23% 상승시켜 쾌적함을 선사한다. 지난해 대구의 열대야 일수는 14일에 불과했다. 제주는 물론 인천(24일), 부산(20일)을 훨씬 밑돌았다. 지난 1990년대부터 도심에 국채보상운동기념공원, 2·28기념중앙공원, 경상감영공원, 달성공원 등을 조성하며 수십만 그루의 나무를 키워낸 덕분이다. 도시 숲은 이제 대구와 대구시민들에게 풍성한 혜택으로 자연의 진정한 가치를 일깨워주고 있다. 시민복지타운을 녹지공간으로 조성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더하는 이유다.

<현영종 편집뉴미디어부국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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