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제주인의 건강보고서 Ⅶ 건강캘린더](28)치매의 예방

[제주, 제주인의 건강보고서 Ⅶ 건강캘린더](28)치매의 예방
쓸데없는 일 '가지치기'하고… "뇌를 예쁘게"
  • 입력 : 2017. 09.21(목) 00:00
  • 조상윤 기자 sycho@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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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8일 오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제10회 치매극복의 날 기념식 및 치매국가책임제 대국민 보고대회에서 한 어르신이 음주 가상 체험을 하고 있다.

혼자서 일상 유지해 나가는 능력 상실
진료시 치매여부·정도·원인 물어봐야
뇌 신경회로 움직이는 학습 가장 중요


정부는 지난 18일 '치매 국가책임제 추진계획'을 발표했다. 치매 예방부터 조기진단, 상담, 사례관리, 의료지원, 돌봄, 연구를 아우르는 종합적인 지원체계 구축을 담은 정부의 계획은 2030년 치매 인구가 127만명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는 상황에서 날로 깊어져만 가는 치매 환자와 가족들의 고통을 국가가 함께 한다는 취지이다. 아울러 9월 21일은 '치매극복의 날'이기도 하다. 정부의 치매에 대한 종합대책 마련과 치매극복의 날을 맞아 제주대학교병원 신경과 이정석 교수의 협조로 치매의 예방에 대해 자세히 알아본다.



이정석 교수

#치매=치매는 사회생활을 정상적으로 유지해 오던 사람이 알츠하이머병 등과 같은 퇴행성 뇌질환이나 뇌졸중과 같은 혈관성 뇌질환으로 인해 인지기능 저하가 발생해 일상생활능력을 상실하게 되는 상태를 일컫는다. 즉, 치매란 질환명이 아니라 혼자서 일상생활을 유지할 수 있는 능력을 상실해가는 상태이다. 일상생활능력의 상실 정도에 따라 초기, 중기, 중등도 치매 상태로 나눠진다.

# 치매의 원인=퇴행성 뇌질환으로 알츠하이머병, 루이체 치매, 그리고 전측두엽 치매 등이 흔하다.

혈관 치매가 두번째로 흔하다고 하는데 실제로는 알츠하이머병과 동반돼 있는 경우가 아주 많다. 이러한 경우를 혈관인지장애가 동반된 알츠하이머치매라고 하며 알츠하이머치매의 50% 정도는 뇌혈관장애가 동반돼 있다. 만약 병원에서 알츠하이머치매 진단을 받았다면 의사에게 뇌혈관장애가 어느 정도 동반돼 있는지 질문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뇌 MRI, MRA 혹은 CT 혈관검사를 통해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2015년부터는 비전형적인 양상을 보이는 알츠하이머병 환자들에 대해 아밀로이드 양전자방출단층촬영(amyloid PET) 검사를 전국병원에서 상용화, 시행 중에 있다. 특히 65세 미만의 조발형 치매 환자에게 이 검사의 진단적 가치가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환자들은 병원에서 3가지를 기본적으로 물어보아야 한다. 첫째 치매인지 아닌지 여부를, 둘째는 치매의 정도 여부, 셋째 치매의 원인에 대해 물어보고 알고 있어야 한다.

# 알츠하이머병과 알츠하이머치매=2010년 이후 알츠하이머병과 알츠하이머치매는 확연히 다른 뜻으로 사용되고 있다. 아직도 혼용되는 측면이 있지만 다르다. 알츠하이머병은 무증상단계, 기억력 저하를 보이는 경도인지장애단계, 마지막으로 치매 단계로 나눠진다. 알츠하이머치매는 알츠하이머병 중 치매단계에 해당될 때 쓰는 용어이다. 알츠하이머치매가 발생하기 약 15년 전부터 알츠하이머병 환자 뇌 속에는 아밀로이드라는 단백질이 침착되게 되고 아밀로이드 양전자방출단층촬영 검사를 통해 볼 수 있다. 아직까지는 모든 알츠하이머병 환자에게 아밀로이드 양전자방출단층촬영 검사를 하라고 권유하지는 않는다. 매우 비싼 비용 문제와 현재까지는 알츠하이머 백신이 없어 예방할 수 없기 때문이다. 알츠하이머병에 대한 백신 연구는 2000년 대 초반 이후 계속 실패하고 있다. 그러나 내년 겨울 이후 어떻게 변할 지는 아무도 모른다고 치매전문가들은 기대를 버리지 않고 있다. 알츠하이머병에서는 타우 단백질도 뇌에 침착된다. 아밀로이드 단백보다 인지기능과 더 연관성이 높으며 타우 양전자방출 단층촬영검사(Tau PET)도 곧 상용화 될 예정이라는게 일반적인 예상이다.

# 경도인지장애·치매, 예방=2017년 7월 란셋이라는 저널에서 '치매의 예방, 치료개입, 그리고 돌봄' 이라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65세 이상인 사람의 20%에서 경도인지장애 상태이며, 고령 사망자의 1/3 정도는 치매 상태에서 사망한다고 한다. 치매의 예방과 치료 개입이 중요할 수 밖에 없다. 란셋 보고서에 의하면 아직까지 예방이나 치료 개입을 통해 의료진이 통제할 수 있는 치매는 모든 치매의 약 35% 정도로 측정된다고 한다.

가. 알츠하이머치매 나. 혈관치매 다. 전측두엽치매(행동이상) 라. 크로이츠펠트-야콥병 마. 의미치매 (전측두엽치매 중 언어이상) 바. 비유창성 실어증(전측두엽치매 중 언어이상).

치매를 예방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이솝 우화' 중 '형제와 회초리'에서 찾을 수 있다. 어떤 이에게 3명의 아들이 있었다. 그들은 매일 싸웠다. 어느 날 아버지는 회초리 10개씩 구해오라고 한다. 그리고 회초리 다발을 부러뜨리라고 말한다. 회초리는 부러지지 않는다. 이번에는 하나씩 낱개로 부러뜨리라고 한다. 쉽게 부러진다. 치매 예방은 하나씩 하는 것이 아니라 뭉쳐서 하는 것이다. 종합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우선 긍정적인 생각이다. 부정적인 생각은 치매 악화의 첫 단추이다. 긍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몸을 많이 움직여야 한다. 규칙적인 운동과 함께 주변 사람들과 어울리면서 사회적으로 소외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그래야 우울하지 않는다. 비만·고혈압·당뇨 등은 당연히 열심히 조절해야 한다. 담배는 바로 던져야 한다. 담배만 끊어도 전체 치매 환자의 6%는 발생하지 않는다.

최근에 밝혀지고 있는 것이 쳥력저하와 치매의 연관성이다. 잘 듣지 못하면 정확히 반응하기 힘들고 생각하기 쉽지 않고, 사람 만나기도 두려워지면서 부정적이 된다. 청력저하를 관리하고 치료하는 것, 치매 예방에 있어 중요하다.

'가장 중요한 것'은 뭐니뭐니 해도 뇌 신경회로를 움직이는 학습이다. 불행히도 초등학교 이하의 학력은 치매발생의 위험요인 중 하나이다. 그렇지만 낙담할 필요는 없다. 지금 뇌 신경회로를 움직이면 된다. 본인이 좋아하는 주제를 가지고 뇌를 열심히 움직이면 된다.

이정석 교수는 "2011년부터 2013년까지 제주대학교병원 신경과에서는 국내 대형병원들과 함께 경도인지장애 환자들을 대상으로 인지훈련치료를 시행했고, 아주 좋은 결과를 얻어 현재 의료 신기술 지정을 신청한 상태"라면서 "치료 인력과 치료 공간 등 여건만 준비된다면 제주대학교병원 신경과에서는 인지훈련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머리가 좋다는 것은 뇌세포가 많다는 것이 아니다. 머리가 좋아지는 순간은 쓸데 없는 뇌세포를 가지치기해서 제거하고 꼭 필요한 뇌세포와 신경회로를 예쁘게 가꾸었을 때"라며 "농작물 키우는 것과 똑같다. 우리 생활에서 쓸데 없는 일을 가지치기하고 치매를 예방하도록 일상생활을 가꾸어야 머리가 좋아진다. 우리 모두 뇌를 예쁘게 가꾸자"고 조언했다. <제주대학교병원·한라일보 공동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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