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년 동고동락… '인재 양성' 요람으로
부영주택, 2001년 신축·기증
오현 전통 계승에 중추적 역할
입력 : 2017. 12.07(목) 20:00
백금탁 기자 haru@ihalla.com
오현고등학교 우정학사 건물 외부. 강희만기자
학생 "자기주도학습 큰 도움"
오현고등학교(교장 이계형)와 우정학사가 동고동락한 지 올해 16년째다. 수많은 인재들이 거쳐가며 우정학사는 '명문 사학으로서의 오현 전통 계승'에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학년별 상위 30명씩 모두 100명이 이 곳에서 생활하면서 밝은 미래를 향한 향학열을 불태우고 있다.
(주)부영주택(회장 이중근)은 2001년 11월 19일 예산 10억원을 투입해 지상 3층, 연건평 990㎡(300평) 규모의 우정학사를 신축해 오현고에 기증했다. 학교측이 당시 수억원의 건축비를 확보할 수 없어 동분서주하던 중 부영주택이 학교 발전과 장학사업의 일환으로 오현고의 손을 잡아줬다.
강재길 우정학사 부장은 "우정학사 학생들은 1~3학년 선·후배가 함께 생활하면서 선배는 후배를 이끌고, 후배는 선배의 길을 배우면서 오현의 전통을 이어가고 있다"며 "별도봉의 좋은 환경을 활용해 매일 아침운동을 하고 있으며 주 2회 요가활동을 통해 심신을 수련, 사회가 요구하는 좋은 인성을 가진 인재양성에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학생들은 오전 6시20분에 기상해 아침운동 후 학교 급식실에서 아침을 해결하고 등교한다. 주 5일간 일요일 저녁부터 토요일 오전까지 학교생활 대부분을 교실과 기숙사에서 생활하다보니 선·후배를 떠나 형제처럼 지내면서 멘토 역할은 물론 끈끈한 가족애를 느끼고 있다.
내부 열람실 모습.
우정학사 출신 선배들은 대학이나 사회에 진출해서도 이 곳을 찾아와 후배들에게 공부 노하우를 전수하기도 한다. 또한 학부모들은 자신의 아이들이 이 곳에서 곧게 잘 성장해주면서 이에 대한 보답으로 매년 우정학사에 선물을 전한다. 지난해 컴퓨터 14대를 전면 교체한 것은 물론 기숙사내 매트리스를 모두 새 것으로 바꾸거나 열람실 책상·걸상 등을 교체하는 도움을 주고 있다.
우정학사는 영재교육의 요람으로서 오현고의 전통을 이어가는데 한 몫을 하고 있다. 매년 우정학사 출신 졸업생 30명 가운데 25명(83.3%) 가량이 서울 소재 학교에 진학하고 있다. 다만, 오현고는 사립학교라는 점에서 학생들이 조금 더 현대적인 시설에서 학업에 정진할 수 있도록 시설 개선에 대한 경제적 어려움을 안고 있다.
오상우 교감은 "올해 3월부터 1층 급식실이 폐쇄됐고, 4층 조립식 열람실도 임시로 지어지면서 개선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1층을 리모델링해 학습실로 옮기는 계획을 갖고 있는데 재정 부담이 있다"고 전했다. 학습실을 학습은 물론 그룹별 활동, 토론발표 공간으로 조성한다는 구상이다.
오현고는 기숙사 학생들을 위해 학습법 관련 특별 강좌를 비롯한 성적관리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러한 학교의 배려로 학생들의 학업 성장은 물론 만족도를 높이고 있다.
진현석 2학년 대표는 "기숙사 생활로 등·하교 시간이 단축돼 공부나 독서 등에 대해 좀 더 시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장점이 있다"며 "특히 학교에서 기숙사로 복귀 후, 오후 9시30분부터 12시까지 기숙사 열람실 3곳에서 의무적으로 이뤄지는 자기주도학습이 학업 성적 향상에 가장 큰 도움이 된다"고 힘줘 말했다. 오현고 우정학사는 오늘도 자정을 넘긴 시간까지 환하게 불을 밝히고 있을 것이다.
특별취재팀
우정학사 탄생하던 날 기록 소중히 보관 기증식 소책자·준공식 보도 등 간직
오현고 우정학사의 준공·기증식 등에 대한 기록을 설명하고 있는 강재길 부장.
오현고등학교는 우정학사에 대한 기록을 소중하게 간직하고 있다. 당시 2001년 11월 19일 오전 11시에 이뤄진 '우정학사 준공·기증식' 소책자 여러 권과 함께 당시 제주지역 신문에 소개된 기사들이 잘 스크랩 돼 있다.
소책자의 경과보고에는 '주식회사 부영의 이중근 회장님께서 전국 각지의 교사 및 기숙사를 무상으로 건립해 기증했고, 특히 육영사업에 심혈을 기울이는 분임을 알게 됐다. 이에 오현고는 생활관 건립을 위해 총동창회, 학교운영위원회, 어머니회의 뜻을 모아 (중략) 이 회장님께 생활관 건립을 부탁한 바 2001년 5월 11일 학교의 발전과 장학사업의 일환으로 쾌히 승낙해 줬다'고 기록돼 있다.
이와 함께 우정학사 공사 개요 및 시설 현황, 이중근 회장의 약력 소개를 비롯한 당시 김윤수 교장의 인사, 김태혁 교육감의 치사, 우근민 도지사·현경대 국회의원·김태환 제주시장·문종채 총동창회장의 축사가 차례로 실려 있다.
또한 2001년 11월 한라일보의 기사에는 '이중근 회장은 이날 기증식에서 우정학사는 후진양성이라는 교육의 공간이면서 장학의 의미를 일깨워주는 상징이 될 것이라며 어린 학생들이 훗날 장학의 참뜻에 따라 도움을 베풀어 줄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적고 있다. 2001년 6월에는 '오현고 생활관은 지상 3층 콘크리트 건물로 1실 4인용 방 25개를 갖춰 100명을 수용할 수 있다. 또 생활관에는 사감실, 식당 및 취사장, 샤워장, 탈의실 등 부대시설이 들어서게 돼 학생들에게 쾌적한 학업환경을 제공, 양질의 교육을 받을 수 있게 된다'라는 기공식에 대한 내용을 상세하게 다루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