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4·3사건이 올해로 발생한 지 70년이 됐다. 이에 제주도는 제주4·3의 전국화와 세계화를 위해 2018년을 '제주 방문의 해'로 정했다. 도는 올해 사업비 147억여원을 투입해 5개 분야에서 117개 기념사업을 추진키로 했다. 사진은 4·3위령제에 참석해 눈문을 흘리는 유족. 사진=한라일보 DB
2018년 ‘제주 방문의 해’ 활용 4·3 전국화·세계화 나서도·공공기관·민간 공동 협력… 문화·예술로 아픔 치유12년만에 현직 대통령 참석 추념식 범국민적 차원 개최
1947년 3·1절 발포사건과 1948년 4·3 무장봉기로 촉발돼 주민 2만5000~3만여명이 희생당한 제주4·3사건. 당시 가옥은 4만여 채가 소실됐고 중산간 지역의 대부분 마을은 폐허로 변했다. 어느덧 제주4·3사건이 발생한 지 70년이 됐다. 국가공권력에 의해 뼈아픈 고통을 겪은 생존자들은 생의 마지막 주기를 맞고 있다. 제주특별자치도는 이에 따라 더 늦기 전에 전국은 물론 전 세계에 제주4·3을 알리기 위해 2018년을 '제주 방문의 해'로 정하고 제주4·3의 전국화와 세계화에 나섰다. 제주도는 올해 사업비 147억7900만원을 투입해 5개 분야에서 117개 기념사업을 추진키로 했다.
제주방문의 해 최종보고회 모습. 사진=한라일보 DB
▶제주 방문의 해 기념사업 확정=제주자치도는 ‘4·3 70주년 2018 제주 방문의 해'에 추모위령, 문화예술, 학술, 교류협력, 세대공감 5개 분야에서 총 117개 기념사업을 추진키로 했다. 사업비는 147억7900만원(국비 48억2500만원, 도비 88억8500만원, 교육청 사업비 10억6900만원)이다. 117개 기념사업에는 4·3희생자추념식, 전국 분향소 설치 등 추모 위령 사업, 4·3문화예술축전 등 문화예술사업, 일본학술대회 등 교류협력 사업, 다크투어 프로그램 개발과 4·3 평화기행 등이 포함됐다. 제주도는 도내 전 공공기관과 단체와 협력해 이 사업들을 추진키로 했다.
▶핵심사업은=올해 추진되는 4·3 70주년 핵심사업의 하나로 ‘4·3기록물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를 들 수 있다. 제주도는 오는 2021년을 제주4·3 관련 재판기록, 군경기록, 미군정기록 등의 기록물에 대한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를 추진 중이다. 제주도는 이를 위해 이달 중으로 이 작업을 전담할 전문가를 채용하고 3월까지 등재추진위원회를 구성해 기록물 조사·보고서 작성을 마무리한 후 2019년 6월 전까지 문화재청에 제출키로 했다.
‘4·3길 역사 탐방’ 사업 역시 추진된다. 제주도는 잃어버린 마을 곤을동, 정뜨르 비행장(현 제주국제공항), 학살터 섯알오름, 잃어버린 마을 삼밧구석 등을 돌아보는 4·3길 탐방 행사를 운영키로 했다. 제주도는 4·3길을 방문하는 탐방객들을 위한 사진전시회 등을 추가로 진행해 4·3을 알리는 계기를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 이후 12년 만에 현직 대통령이 참석할 예정인 '제70주년 4·3희생자 추념식'도 범국민적 차원에서 개최된다. 오는 4월 3일 제주4·3평화공원 위령제단과 추념광장에서 진행되는 추념식에는 4·3희생자·유족, 도민 등 1만5000여명이 참석할 것으로 예상된다.
'4·3연계 다크 투어리즘(역사적 비극 현장을 둘러보는 여행)'사업도 추진된다. 제주도는 4·3사건 잔혹한 현장의 역사문화유산을 통해 제주역사를 알린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제주도관광협회·여행업계와 함께 4·3연계 다크투어리즘 여행상품을 공동 개발하고 여행상품 홍보를 위해 언론 팸투어 추진, 홍보책자 제작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제주4·3 70주년 기념사업위원회도 2월까지 다크투어 코스 개발을 끝내고 세부추진계획을 수립하게 된다. 제주시와 서귀포시는 4·3유적지 정비사업에 나선다.
제주4·3과 연계한 문화행사도 빼놓을 수 없다. 1994년 4·3예술제로 시작해 올해로 25회째를 맞는 '4·3 문화예술축전'은 4월 개최 예정이다. 제주도는 현장위령제, 역사맞이 거리굿, 거리예술제, 평화음악회 등의 프로그램을 통해 제주 현대사의 아픔인 4·3을 문화와 예술로 치유한다. 또 역시 올해로 25회째를 맞는 '4·3미술제'도 주요문화행사 중 하나이다. '4·3미술제'에서는 4·3을 주제로 평면(회화·사진), 입체(설치·조각·영상) 작품들의 기획전시와 함께 4·3미술제 워크숍, 4·3미술 학술대회도 진행된다. '4·3 70주년 기념 도립무용단 특별공연'과 '4·3 70주년 기념 기획 사진전'도 열린다. 제주도는 춤으로 아픈 역사를 승화한 작품을 개발하고 4·3 역사 기록 사진을 수집해 전시회를 개최해 예술을 통해 아픈 역사적 현실을 공유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