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니를 운영하고 있는 고동균·양연주씨 부부는 어머니가 20여년 간 이어오던 가게를 이어받았다. 이태윤기자
고추·사골 등 얼큰한 닭칼국수 맛 일품바삭하고 부드러운 치킨 입맛 사로잡아고소한 닭똥집·매콤한 닭볶음탕은 별미
바삭한 치킨과 얼큰한 칼국수. 다소 의외의 조합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이 곳을 찾아 맛을 보면 해답은 금방 풀린다. 고동균(30)·양연주(29) 부부가 운영하고 있는 서귀포시 대정읍 소재 '멕시코니'이다.
멕시코니는 양연주씨의 어머니가 20여년 넘게 운영해 오던 대정읍 정통 맛집으로, 최근에는 이들 부부가 어머니로부터 20여년 전통을 이어받아 운영에 나서고 있다. 더불어 이들 부부는 최근 맛 동향을 분석한 뒤 어머니의 비법에 가미하면서 손님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오후 시간대 이들 부부의 가게 안은 가족단위에서부터 남녀노소 다양한 손님 층으로 만원을 이뤘고 각 테이블 위에는 치킨과 칼국수가 올려져 있다. 기자는 겨우 한자리 남은 테이블을 잡고 손님들과 같이 양념 반 프라이드 반 치킨과 닭칼국수를 주문했다.
10여분이 지나자 김이 모락모락 나는 닭칼국수가 테이블 위로 올려졌고 기자는 양에 한번 놀라고 맛에 한번 더 놀랐다. 왜 이곳이 20여년 이어져오는 맛집인지 느낄수 있었다. 2인분 기준 1만2000원인 닭칼국수는 말이 2인분이지 3명이서 먹기에도 부족함이 없을 정도의 양이었다. 평소 얼큰한 맛을 즐겨 하는 기자는 다진 고추를 재량껏 닭칼국에 첨가한 뒤 닭칼국수를 본격적으로 음미했다. 면은 쫄깃하고 국물 맛은 얼큰하면서도 사골의 깊은 맛이 느껴져 정성이 엿보였다.
뜨끈한 닭칼국수를 먹으며 코끝에 땀이 송골송골 맺힐 무렵, 치킨이 추가로 테이블 위에 올려졌다. 치킨 본연의 맛을 느끼기 위해 양념이 묻어 있지 않은 프라이드 치킨 다리를 손으로 잡고 입으로 뜯었다. 튀김옷은 얇아 느끼하지 않았고 바삭해 감칠맛을 돋웠으며, 특히 퍽퍽할 수 있는 닭가슴살은 부드러웠다. 이처럼 기본 바탕이 되는 프라이드 치킨에 양념을 입힌 양념치킨의 맛은 굳이 설명할 필요가 없었다.
멕시코니의 주 메뉴인 닭칼국수와 치킨 세트.
치킨을 먹다 자칫 느끼해질 수 있는 입맛은 얼큰한 칼국수가 잡아내면서 치킨과 칼국수를 주메뉴로 선정한 의도를 알 수 있었다.
이 밖에 닭똥집과 닭볶음탕은 멕시코니의 별미다. 튀김옷을 살짝 익혀 튀겨낸 닭똥집은 고소해 구미를 당겼으며, 매콤한 닭볶음탕은 밥 한 공기를 게눈 감추듯 비워낼 수 있다.
고동균씨는 "소뼈와 각종 재료를 넣고 오랜 간 푹 고아 만든 육수로 닭칼국수를 만들어내고 있다"면서 "이렇게 매번 육수를 내는 것도 힘들 만도 하지만, 20여년 넘게 장모님이 지켜온 맛을 잃지 않기 위해 아내와 함께 모든 음식에 정성을 쏟아붓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고씨는 "치킨을 만들기 위해 매일매일 신선한 닭을 공수하고 있어 닭의 신선도 만큼은 자신 있다"며 "이후 닭을 직접 잘라 손질한 뒤 비린내를 잡고 튀김옷을 입혀 치킨을 만들고 있다"고 전했다.
아내 양연주씨는 "정통의 맛을 잃지 않기 위해 위해 남편과 수많은 노력을 했다"면서 "계속해서 찾아주시는 단골손님들이 있어 감사함을 느끼고 정성을 다해 만든 음식만 손님들에게 제공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예약문의=제주 서귀포시 대정읍 하모상가로34 '멕시코니'(064-794-37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