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제주도세계지질공원 수월봉 트레일 행사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전문가 탐방이 지난 8일 마무리됐다. 탐방객들은 "아름다운 풍광 속에서 제주 자연에 대한 지식을 쌓을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였다"고 입을 모았다.
이날 제주시 한경면 고산1리 해안변에서는 탐방객 2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전용문 지질박사가 진행하는 지질탐방 프로그램이 오전 10시부터 2시간 가까이 진행됐다. 자구내 포구에서 출발해 일명 '엉알길' 일대를 돌아보는 일정으로 짜여진 전문가 탐방에서 탐방객들은 전 박사의 강의에 귀를 곤두세우며 기괴한 해안절벽과 눈 부신 바다의 풍광을 덤으로 만끽했다.
전 박사는 수월봉과 차귀도가 탄생한 과정, 수월봉 응회암 화산층과 현무암 등 제주 지질의 특징을 자세히 설명했다. 전 박사는 때때로 화이트보드에 그림을 곁들여가며 탐방객들의 이해를 도왔다.
"대개 사람들은 현무암이 겉 표면에 구멍이 많이 뚫려 있기 때문에 다른 돌보다 가벼운 줄 알고 있지만, 사실은 현무암에는 철 성분이 많아 무겁습니다. 현무암 표면에 구멍이 많은 이유는 용암이 식는 과정에서 기포가 발생했기 때문이죠." "물줄기가 흘러 나오는 게 보이시죠. 누이를 잃은 동생 녹고가 흘린 눈물이라는 전설에 따라 녹고물이란 이름이 붙여졌는데요. 사실 이 녹고물은 이 일대에 내린 빗물이 화산재 지층 아래에 형성된 진흙을 통과하지 못하고 그대로 밖으로 흘러 나온 것입니다. 때문에 이 화산채 지층은 항상 젖어 있죠."
전 박사의 설명가 이어지자 탐방객들은 '아' 하는 감탄사와 함께 고개를 연신 끄덕였다. 일부 탐방객은 전 박사의 강의를 동영상으로 촬영하거나, 수첩에 옮겨적는 열의까지 보였다.
탐방이 진행되는 내내 전 박사의 강의를 빠짐없이 수첩에 옮겨 적었던 고성두(62)씨는 "20년 전 수월봉 인근에서 근무한 적이 있었는 데 이 일대 지질이 어떻게 형성됐는지 그동안 몰랐었다"면서 "이렇게 현장에서 제주의 지층에 대한 살아 있는 지식을 접하게 돼 매우 유익했다"고 말했다.
초등학교 4학년 자녀와 함께 탐방에 참여한 박종대(42)씨는 "주말을 맞아 아이에게 제주의 자연에 대한 좋은 강의를 들려주려고 탐방을 신청했다"며 "학교에서는 배울수 없는 제주 지질에 대한 이야기를 현장에서 직접 듣게 돼 뜻깊었다. 아이보다 오히려 제게 더 유익한 시간이었던것 같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