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미영의 제주마을탐방] (10)행복마을 용담1동

[조미영의 제주마을탐방] (10)행복마을 용담1동
과거 제주시 서부지역 중심… 원도심 활성화 가동
  • 입력 : 2018. 07.10(화) 00:00
  • 이태윤 기자 lty9456@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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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연다리 야경

'서문지구 새뜰마을 사업' 인프라 활성화
600년 향교·용연·한두기 등은 대표명소
주민자치위원회 중심 행복찾기 '구슬땀'




한라산에서 발원해 제주시내 서부를 관통하는 큰 물줄기 병문천과 한천. 그 사이에 용담1동이 자리한다. 남쪽의 시외버스 터미널을 경계로 북쪽의 동한두기까지 길쭉한 형태로 자리 잡았다. 한때 이곳은 제주시 서부지역의 중심지였다. 제주중학교는 물론 제주실업전문대학이 자리했었고, 서문시장, 도깨비시장을 위시해 1974년부터 1982년까지 지금의 적십자회관 근처에 오일장이 열렸었다. 그 외에도 버스차고지가 용담로터리 근처에 위치했던 터라 어른들은 '제주차부'라는 별칭이 더 익숙한 곳이다.

하지만 이곳에도 세월의 무게가 더해지며 더뎌지기 시작했다. 택지개발로 신도시가 생겨나며 젊은이들이 빠져나가고, 서부지역의 주도권은 신제주로 옮겨갔다. 가장 큰 문제는 상권이 흔들리는 것이었다. 서문시장을 되살려야만 했다. 재래시장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현대화 시설을 도입하고 정육식당을 특성화했다. 작은 성과들이 조금씩 보인다. 하지만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아직도 노력해야만 한다.

현대화시설을 갖춘 서문시장.

그래서 또, '서문지구 새뜰마을 사업'에 도전했다. 상권을 살리고 지역민들이 살기 좋은 마을이 되기 위해서는 주변 인프라를 활성화 시켜야 했다. 그 첫째로 시장근처의 낙후된 공간을 이용해 세대공감센터를 만들었다. 이 곳에서 프로그램을 개발해 어르신들에게 문화서비스를 제공하고 어린이 기자단을 만들어 팟캐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또한 주위의 낡은 집들을 수리해 주변 환경을 개선하고 있다. 이번 7월말에는 마을카페를 오픈해 주민들의 소통공간으로 활용할 예정이라고 한다. 이는 지역주민이 주축인 된 비영리단체에서 진행된 프로젝트이다. 2016년부터 2018년까지 국비지원으로 진행되고 있다. 관주도의 사업이 아니라 지역민이 주체가 됐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 하지만 이후 어떻게 유지 관리할 수 있는지가 관건이다. 마을발전협의회 집행부들의 고민이 크다. 원도심 활성화는 이런 애향심 담뿍한 고민들이 모여질 때 진정성 있는 답이 나올 듯하다.

그렇다고 용담1동에 인문, 자연 인프라가 없는 것이 아니다. 600여 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제주향교가 있다. 1392년 건립돼 제주 유형문화재 제2호로 지정돼 있는 곳이다. 유교문화의 산실로 아직도 이곳에서는 전통혼례를 집전하고 한문학원이 운영되고 있다. 그 외에도 체험학습과 인성교육 등을 실시하며 정신문화의 근간을 잡고 있다.

600여년의 역사를 갖고 있는 제주향교.

한천의 끝자락 즈음 바다로 내딛는 지점에 용연이 있다. 7~8m의 기암절벽을 끼고 나무들이 우거져 있는 곳이다. 경치가 좋아 예부터 관리와 문인들이 이 곳에 뱃놀이를 하며 풍류를 즐겼다고 한다. 이를 재현하는 용연 선상 음악회가 매년 열린다. '한두기'는 이 용연을 기준으로 둘로 나눠 동한두기, 서한두기라 한다.

용담1동의 동한두기는 도시 안의 섬과 같은 곳이다. 바다로 불룩 튀어난 형세로 작은 해안을 끼고 고즈넉한 바다를 즐길 수 있다. 썰물이면 물을 머금은 작은 돌들이 반짝반짝 빛을 발한다. 매립돼 버린 탑동에서는 볼 수 없는 풍경이다.

용담해안도로의 시끌벅적한 네온사인이 그저 아득한 불빛이 될 만큼 거리를 유지하는 것도 장점이다. 예전에는 이 한두기 포구로 선박들이 들고 나곤 했다. 전남 강진에서 옹기를 싣고 온 풍선들도 이 곳에 정박했다고 하는데 그 모습이 이채로웠을 듯하다.

병문천이 바다와 만나는 지점을 버렝이 깍이라고 한다. 겨울 북풍이 불면 물살이 세져 자갈과 모래 등이 포구로 밀려들던 곳이다. 지금은 병문천 복개로 일부만 남아있다. 비만 오면 물속에 잠기던 배고픈 다리도 용담동은 물론 무근성 주민들의 주요 식수원이었던 선반물도 모두 사라져 과거의 이야기로만 남아있을 뿐이다.

해륜사는 동한두기 내 해발 10m 절 동산에 위치한 사찰이다. 이 곳에는 미륵불인 '서자복'이 있다. 서자복은 높이 1.9m 석불로 건입동 만수사지의 동자복과 마주보고 있는 형상이다. 원래 이 사찰은 고려시대에 창건돼 18세기 중경에 폐사되고 이후 1910년 용화사라는 사찰이 다시 지어져 지금에 이르고 있다.

그리고 용연정 남쪽으로는 고시락당이 있다. 이는 용해국대부인, 여리불도 등을 모시는 당으로 마을의 해녀와 어선을 관장한다. 그래서 어부들과 해녀들은 이곳에서 정성을 드린다. 그 외에도 서문성당이 있다. 1977년 신축 당시에는 용담 1동 231-9번지에 위치했으나 1994년 옛 주교관 터였던 지금의 자리로 이전했다.

주민자치위원회 역시 행복마을 만들기를 위한 노력에 동참 중이다. 노령화로 인구가 감소됨에 따라 출산장려 정책을 주친중인데 이 중 하나로 '무럭이 통장'을 운영하고 있다. 출산한 가정에서 출생신고를 하면 5만원이 적립된 통장을 지급하는 것이다.

또한 북카페 '곱뜨락'을 운영하고 있다. 도서관이 없는 지역주민들을 위한 서비스로 주민사랑방 역할을 하고 있다. 이 곳에는 약 3000권의 책이 소장돼 있으며 이에 대한 대출도 활발한 것으로 보아 활용도가 높다.

용담 1동 곳곳에는 숨어있는 편의시설과 보물들이 많다. 작지만 골고루 갖춰진 이 곳에서 행복을 찾는 일은 그리 어렵지 않을 듯하다. <여행작가>



[인터뷰]'서문지구 새뜰마을 사업' 노력




최근에 진행되는 서문지구 새뜰마을 사업에 노력을 집중하고 있다. 각종 문화프로그램이나 낡은 집개선 사업들이 반응이 좋다. 올해까지 국비지원으로 운영되지만 이후 예산이 끊기면 어떻게 이어나갈지가 고민이다. 마을협동조합을 만들어 자구책을 마련 중이지만 규모는 축소될 전망이다. 이번 달 시작하는 마을카페 사업 등이 잘 될 수 있도록 관심을 바란다.

마을 큰 행사는 구정이 지나 지내는 마을제와 가을에 개최하는 용연 선상 음악회가 있다. 축제의 경우 아직은 마을의 역량이 부족해 문화원의 도움을 받고 운영된다. 앞으로 노하우를 축적해 마을자치단위에서 기획, 운영할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가고 있다.

올레길 17코스가 동한두기에서 탑동으로 가버리는 형국이라 지역에 미치는 영향이 없다. 향교와 서문시장을 통과하는 코스를 개발한다면 지역상권에 도움이 될 것이다. 지역균형발전을 위한 상생을 위해서 고려해 주기 바란다.



김동익 용담1동장

"행복마을기 만들기에 집중"




용담1동 역시 원도심권에 해당해 마을 인구가 감소하는 추세다. 더구나 65세 이상 노인인구가 22%를 차지하는 초고령 사회이다. 하지만 인구 이동이 드물어 오랫동안 이웃과 정을 나누며 사는 동네이다. 그런 만큼 행정 서비스는 행복마을 만들기에 집중하고 있다.

즉, 쾌적한 환경 조성을 위한 불법행위 근절이다. 불법 주정차, 불법광고물, 노상적치물 등을 단속해 '불법행위 제로화'를 추진 중이다. 지역 자생단체들의 도움으로 단속을 하고 계도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또한 서문시장을 중심으로 서문가구특화거리, 제주향교와 용연야범을 아우르는 관광벨트화 구축으로 지역 경쟁력을 키우는 데 노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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