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은범의 편집국 25시] 이슬람 공포증

[송은범의 편집국 25시] 이슬람 공포증
  • 입력 : 2018. 07.12(목) 00:00
  • 송은범 기자 seb1119@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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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에 무더기로 입국해 난민 신청을 한 예멘인을 놓고 도민사회가 술렁이고 있다. 예멘 난민 신청자에 대한 근거 없는 주장과 혐오, 가짜뉴스가 난무하면서 도민들 사이에 '이슬람 공포증'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슬람 공포증은 "무슬림으로 인해 강력범죄가 증가하고, 유럽이나 미국처럼 테러를 당할 수 있다"는 우려가 바탕에 깔려 있다. 그동안 해외에서 발생한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와 범죄 등으로 거부감이 자리잡힌 상황에서 그 당사자가 내가 살고 있는 생활 반경에서 목격된다는 것이 납득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하지만 이러한 우려는 왜곡된 정보와 추측, 괴담 등으로 인해 발생한 것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유럽 최대 난민 수용국인 독일이 최근 밝힌 공식 입장과 더불어 국내에서 외국인이 저지른 범죄가 내국인에 비해 낮다는 조사 결과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형사정책연구원이 지난해 발간한 '공식 통계에 나타난 외국인 범죄의 발생 동향 및 특성'에 따르면 인구 10만명당 외국인 범죄 발생률은 내국인에 비해 절반 가까이 낮았고, 지난해 제주에서 발생한 외국인 범죄 가운에 예멘인이 연루된 범죄는 없었다.

또한 호르스트 시호퍼 독일 내무장관은 지난달 19일 "현재 독일 범죄율은 최근 30년을 통틀어 가장 낮은 수준"이라면서 "오히려 난민을 향한 증오 범죄가 2년(2014년~2016년)간 큰 폭으로 늘어나고 있다"고 밝혔다.

단순히 종교와 국적으로 범죄 가능성을 추측하는 것은 근거가 없을 뿐더러 오히려 잘못된 정보로 인해 피해자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예멘 난민 신청자에 대한 왜곡된 정보에 무비판적으로 몸을 맡기는 경향은 멈춰야 한다. 잠시나마 마음의 평화를 얻은 듯한 착각에 빠질 수는 있지만 이같은 혐오와 차별이 장애인과 성 소수자, 저소득층 등 우리 안에 있는 사회적 약자에게 확대될 수 있다는 점을 알았으면 한다.

<송은범 행정사회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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