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 '보물섬 제주읍성'

[이 책] '보물섬 제주읍성'
원도심이 빛나는 이유, 성안에 있다
  • 입력 : 2018. 08.23(목) 20:00
  • 진선희 기자 sunny@ihalla.com
  • 글자크기
  • 글자크기

'보물섬 제주읍성'의 한 장면. 어린이들이 제주성안에 숨겨진 문화유적을 따라 원도심의 가치를 만날 수 있도록 했다.

민속자연사박물관 어린이용 제작
만화는 제주출신 강승희씨 그려

동·서카름길 유적 답사 길라잡이


"제주목 관아는 조선시대 제주지방을 다스리던 관아로 제주목사겸 절제사가 머물렀던 곳이란다. 관덕정, 연희각, 홍화각, 우련당, 영주협당, 귤림당, 망경루 등이 있었어."

제주도민속자연사박물관이 아이들 눈높이에 맞춰 접이식 만화책으로 묶은 '보물섬 제주읍성'의 한 대목이다. 제주목 관아는 옛 제주읍성 안에 복원된 대표적 문화유적 중 하나다.

제주 사람들은 제주시 도심으로 향할 때 성(城)안 간다, 성내 간다고 했다. 지금도 어르신들은 그런 말을 쓴다. 바다 한 가운데 떠있는 제주도 형상처럼 제주시 중심지를 빙 둘러가며 자리했던 제주성은 행정 기능과 더불어 왜구를 방어하기 위한 군사적 목적으로 축조됐다. 현재 제주성의 옛 모습을 확인할 수 있는 곳은 제주도기념물인 제주성지나 제주기상청 후문 등 320m 정도에 불과하지만 원래는 전체 길이가 약 3.2㎞로 국내 읍성 중에 대규모 성곽이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제주성은 다른 지역의 성처럼 일제강점기 식민정책으로 헐려나갔다. 1913년 10월 제주성 북성문이 훼철된 일을 시작으로 연상루(동성 문루)와 중인문(간성 북문), 간성인 소민문과 북성, 정원루(남성 문루)가 차례로 없어졌다. 1923년 동성에 제주측후소가 개설됐고 1926년엔 제주성곽을 지탱해왔던 돌들이 산지항 축항 작업에 사용된다. 1927년에는 홍수로 인해 남·북수구의 홍문이 붕괴되는 일이 있었다.

'보물섬 제주읍성'은 제주성의 흔적을 따라 성내 곳곳에 남아있는 문화유산을 살필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동카름길과 서카름길을 골목골목 걷다보면 오랜 역사와 문화를 품어온 원도심의 가치를 만날 수 있다. 카름은 '동네'를 뜻하는 제주방언이다.

제주성이 사라진 곳에 찻길이 생겨나고 주택가가 들어섰지만 그래도 지금껏 숨을 쉬고 있는 문화유산들이 얼굴을 내민다. 제이각, 삼천서당 터, 조천석, 고씨주택, 영주관 터, 제주북초, 오현단, 귤림서원, 제주성지, 옛 제주극장, 성내교회, 제주향교, 제주목 관아, 관덕정 등이다. 만화 속 인물이 그곳에 얽힌 사연을 차근차근 건넨다. 만화는 상명대 만화·애니메이션학과에 출강하는 제주 출신 강승희 작가가 그렸다.

박물관은 다음달 이 책을 활용해 '성안으로 가즈아'란 이름으로 초등생 답사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참가자들에겐 무료로 배포할 예정이다. 구입을 원하면 박물관 뮤지엄숍을 이용하면 된다. 7000원. 진선희기자
  • 글자크기
  • 글자크기
  • 홈
  • 메일
  • 스크랩
  • 프린트
  • 리스트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밴드
기사에 대한 독자 의견 (0 개)
이         름 이   메   일
7567 왼쪽숫자 입력(스팸체크) 비밀번호 삭제시 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