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 정홍규 신부의 '…타케 신부'

[이 책] 정홍규 신부의 '…타케 신부'
"4월 14일을 타케 왕벚나무의 날로"
  • 입력 : 2019. 02.14(목) 20:00
  • 진선희 기자 sunny@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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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벚나무와 조선의 식물학자 타케 신부'에 실린 사진. 한라산 관음사 왕벚나무 모습이다.

제주 왕벚나무 자생지 등
한국서 7천여점 식물채집

업적에도 기념비 하나 없어


스물 넷의 그는 프랑스 파리를 출발한 지 74일 만에 제물포항을 통해 조선에 첫발을 딛는다. 그 때가 1898년 1월 5일이었다. 대구에서 교육자로 30년을 살았고 제주에서 선교사와 식물채집가로 13년을 보냈다. 목포·나주 일대에서 7년, 부산·전주·마산에서 3년을 머물렀다. 일흔 아홉의 나이에 영면한 곳은 대구였다.

제주 왕벚나무 표본을 세계에 알린 프랑스 신부 에밀 조셉 타케(Emile Joseph Taquet, 1873~1952). 가톨릭 환경대상 수상자인 정홍규 신부가 쓴 '왕벚나무와 조선의 식물학자 타케 신부'는 한국 식물분류학의 발전에 큰 영향을 미쳤지만 지금껏 기념비 하나 없는 그의 여정을 조명하고 있다.

타케 신부는 1902년 서귀포 하논성당 주임 신부로 발령받는다. 하논성당은 서홍동 홍로로 옮겨지는데 홍로성당은 지금 면형의 집으로 바뀌었다. 타케 신부는 일본에서 온주밀감 14그루를 들여와 이곳에 심었다. 당시 식물학에 대한 기본 지식이 거의 없는 현실에서 한국에서 7000점이 넘는 식물을 채집한 이도 그였다.

정 신부는 4년간 자료 조사를 거쳤고 한달 가까이 면형의 집에 체류했다. 타케 신부가 제주에서 사목했을 때의 노정을 따라가듯 그의 궤적을 좇았다.

그 과정에서 정 신부는 몇 가지 오류를 지적했다. 서홍동 마을회관에 있는 감귤의 역사 표지석, 감귤박물관에 소개된 온주밀감의 역사는 타케 신부(한국명 엄택기)에 대한 정보가 잘못됐다. 천연기념물 왕벚나무 자생지를 알리는 안내판에는 아예 타케 신부의 이름이 없었다.

"1908년 4월 14일 관음사 일대에서 왕벚나무를 채집한 날을 기념해 이 날을 '에밀 타케 왕벚나무의 날'로 정했으면 좋겠다"는 정 신부는 타케 신부를 매개로 한 문화 교류를 제안했다. 정 신부는 "파리자연사박물관, 파리외방전교회, 타케의 고향 에크 등에 제주 왕벚나무를 심거나 제주의 정원을 프랑스에 기증하는 일은 자연자원을 활용한 좋은 문화 외교가 될 수 있다"며 "제주에는 타케 식물원을, 타케 신부의 묘가 있는 대구에는 타케 박물관을 장만해 제주와 대구를 연결하는 에밀 타케 생태관광을 장려하는 것은 어떨까"라고 했다. 오디에스. 2만4000원. 진선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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