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찬 맛집을 찾아서] (182)서귀포시 성산읍 고성리 '호로록'

[당찬 맛집을 찾아서] (182)서귀포시 성산읍 고성리 '호로록'
찬바람 솔~ 솔~ 불면 생각나는 그 맛!
  • 입력 : 2019. 10.11(금) 00:00
  • 송은범 기자 seb1119@ihalla.com
  • 글자크기
  • 글자크기

주메뉴인 접짝뼈국과 고기국수, 비빔국수 그리고 김밥. 송은범기자

시장에서 신선한 채소·돼지뼈 공수
걸쭉한 접짝뼈국·담백한 고기국수

장마에, 태풍에, 유난스러웠던 9월이 지나가고 어느새 10월이 찾아왔다. 아침저녁으로 쌀쌀하고, 찬바람에 입술도 시린 걸 보니 바야흐로 가을이 도래한 것이다.

무더운 날씨에 찬 음식만 찾았던 것이 엊그제 같은데, 날씨가 추워지니 자연스레 따끈한 국물이 생각난다. 이런 가을에 제주에서는 '돼지고기'를 이용한 국물요리를 즐겨 먹는다.

서귀포시 성산읍 고성리에 위치한 '호로록'은 돼지고기를 활용한 제주의 국물요리인 '접짝뼈국'과 '고기국수'를 만나볼 수 있다. '가을의 맛'을 느끼려는 성산 토박이는 물론 성산일출봉과 섭지코지, 우도 등 주변 관광지와도 인접해 관광객들의 발길도 이어지는 곳이다.

호로록은 지난 2018년 5월 오픈해 이제는 나름 소문난 맛집이다. 주인장 김수한(34)씨에게 짧은 기간 동안 가게가 사랑받을 수 있었던 비결을 물었다.

"어머니가 제주 토속음식점을 운영했을 정도로 솜씨가 좋으신 분이세요. 저는 어릴 적부터 이 솜씨를 눈과 입으로 느낀 입장이기 때문에 직접 어머니에게 요리를 배워 가게 문을 열게 됐습니다. 아, 호로록은 국수를 맛있게 먹으면 나는 소리인 '호로록 호로록'에서 따온 이름이에요."

(사진 왼쪽부터) 뽀얀 국물에 청양고추를 넣어 감칠맛이 나는 접짝뼈국, 두툼한 고기가 놓여 있는 고기국수, 신선한 채소들이 어우러진 비빔국수

손님들에게 맛있는 요리를 선보이기 위해 김수한 사장은 재료 선택에도 각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신선한 채소를 공수하기 위해 매일 시장을 돌며 직접 구입하는 것은 물론 국물요리에 들어가는 '육수'는 직접 돼지뼈를 공수해 끓이는 정성을 쏟고 있기 때문이다.

"육수는 돼지뼈를 손질하고, 하루 정도 핏물을 뺍니다. 이후 오랜 시간 끓여 육수를 만드는데, 항상 같은 맛이 나올 만큼 맛에는 자신이 있어요."

김수한 사장에게 주메뉴인 고기국수와 접짝뼈국, 비빔국수 그리고 김밥을 부탁했다. 그러자 테이블에는 깍두기와 김치, 무장아찌가 먼저 올라왔다. 하얀 국물에 곁들이기 좋은 반찬이다.

이어 보기에도 오래 끓인 것 같은 뽀얀 국물을 머금은 고기국수와 접짝뼈국이 나왔다.

먼저 접짝뼈국의 따끈한 국물을 한 수저 떴다. 느끼하지도, 그렇다고 싱겁지도 않은 알맞은 감칠맛이 입안을 가득 채운다. 여기에 채 썬 청양고추를 넣어 매콤한 맛이 더해지니 고급요리 부럽지 않았다. 뼈에 붙은 살도 오랫 동안 삶은 덕분에 잡내 없이 부드럽게 입에서 녹아내렸다.

다음은 돼지고기가 올려진 고기국수를 먹는다. 같은 육수를 사용했지만 접짝뼈국과는 미묘하게 다르다. 접짝뼈국이 걸쭉한 느낌이었다면, 고기국수는 그 걸쭉함이 덜하고, 담백함이 강조된 느낌이다. 이 담백한 국물이 잘 삶아진 면발과는 궁합이 더 잘 맞았는데, 아쉬운 부분은 두툼한 고기가 잘 보완해줬다. 어느새 입에서는 '호로록 호로록'소리가 난다.

이 밖에도 비빔국수에는 상추, 콩나물, 당근, 김, 계란지단 위에 새콤한 초장 소스가 올려졌는데, 고기의 육감과 신선한 채소들이 입 안에서 잘 어우러졌다.

김수한 사장은 "제주 토속음식 만큼은 자신이 있어서 많은 사람들에게 호로록이 알려졌으면 좋겠습니다. 앞으로 이 바람을 실현하기 위해 계속 노력하는 가게가 되겠습니다"고 말했다.

호로록은 제주시 성산읍 고성리 1179-15번지에 위치하고 있으며, 영업시간(일요일 휴무)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9시까지다. 메뉴는 고기국수 7000원, 접짝뼈국 8000원, 순대국밥 7000원, 돔베고기 중 1만원, 대 2만원이다. 문의 064)784-9696.
  • 글자크기
  • 글자크기
  • 홈
  • 메일
  • 스크랩
  • 프린트
  • 리스트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밴드
기사에 대한 독자 의견 (0 개)
이         름 이   메   일
8511 왼쪽숫자 입력(스팸체크) 비밀번호 삭제시 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