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 강경식의 '제주도 사진일기 2'

[이 책] 강경식의 '제주도 사진일기 2'
꽃과 풍경, 그 안에 스민 상처까지
  • 입력 : 2019. 11.01(금) 00:00
  • 진선희 기자 sunny@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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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계절 담은 사진 스케치에
제주살이 일기 더한 에세이

현장 경험 토대 촘촘한 정보

그는 충북 지역 중·고교에서 35년간 교사로 근무했다. 2017년 2월 정년 퇴임한 뒤 그가 향한 곳은 제주였다. 성산포에 둥지를 틀고 3년째 살고 있다. "젊은 때 필요한 세 가지는 시간, 자동차, 여행"이라는 강경식씨. 그가 애써 '제주도(島)'로 부르는 이 섬에 살며 틈틈이 찍어둔 사진과 일기를 모아 책을 묶었다. '설렘과 여행'이란 부제를 단 '제주도 사진일기'다. 지난해 1권을 출간했고 이번에 2권을 냈다.

'제주도 사진 일기'는 말 그대로 그가 써나간 일기에 사진을 더해놓은 사진 에세이다. 제주 여행자와 사진가를 위한 사진촬영 안내서로 제주 여행객의 트레킹 선호도, 관광지 순환버스 정류장과 시간표, 도로명, 도로 지도 등에 더해 이 땅을 직접 발로 디디며 확인한 정보가 촘촘하다.

'제주도 사진일기 2'에 실린 강경식 촬영 '돌오름길 산수국'.

"보름과 그믐 사리 때가 바닷물이 가장 많이 빠지고 푸른 돌계단이 많이 드러나 광치기 해변의 해돋이 촬영에 유리할 것 같지만, 이때는 간조 시각과 해돋이 시각이 비슷하지 않아 아름다운 해돋이 촬영에는 한계가 있다."

상현과 하현인 조금 때가 간조와 해돋이 시각이 같아지는 시기여서 광치기 해변 해돋이 촬영에 적기라는 건 경험을 통해 얻은 결과다. 책에서 본 '지식' 보다는 현장을 누비며 길어올린 사연을 소개하며 독자들을 제주로 이끈다.

봄에서 겨울까지 사계절을 순서대로 따라가는 그의 사진 스케치는 매화에서 시작해 동백, 사려니숲길, 산수국, 한라산둘레길, 문주란, 수크령, 단풍, 동쪽의 해돋이, 오조포구, 백록담 등으로 이어진다. 사진으로 그려낸 풍경 사이에 지나온 삶에서 배우고 깨달은 이야기들이 일기로 담겼다.

그가 그저 아름다운 자연에만 눈길을 둔 건 아니다. 70주년 제주4·3추념식, 2018제주생명평화대행진 참가기 등 깊은 상처를 통해 제주를 들여다보는 장면도 있다. "걷는다는 것은 몸과 마음이 서로 충돌하며, 결국 한발짝도 움직이지 못하는 전진과 후퇴를 반복하는 행동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걷기를 계획할 때만은 나를 돌아보는, 성찰의 시간을 가질 수 있어서 좋다. 그래서 걷나 보다." 작년 8월 4일, 생명평화대행진 여섯째날 써놓은 일기다. 좋은땅. 1만7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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