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찬 맛집을 찾아서] (187)서귀포시 대정읍 '임꺽정'

[당찬 맛집을 찾아서] (187)서귀포시 대정읍 '임꺽정'
구이부터 샤브샤브까지… 꿩요리 한상
  • 입력 : 2019. 12.20(금) 00:00
  • 이태윤 기자 lty9456@ihalla.com
  • 글자크기
  • 글자크기

구이와 샤브샤브를 맛볼 수 있는 꿩한마리 코스는 꿩구이로 시작된다.

입맛 돋구는 고소한 꿩구이로 시작
가슴살·육수·채소로 끓인 국물 속풀이
주물럭·소금구이 등 오리요리도 별미

꿩고기는 예로부터 임금에게 올려지는 귀한 음식이다. 꿩고기는 풍부한 단백질 함유로 원기회복을 돕는 데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사시사철 먹기에도 좋은 음식으로 치는데, 특히 겨울이 되면 살이 올라 더욱 맛있어지는 꿩은 제주의 겨울 별미로 손꼽힌다.

서귀포시 대정읍 송악산 인근에 소재한 '임꺽정'식당. 정경순(52)씨가 운영하는 이곳에서는 제주의 겨울 별미 꿩요리 한 상을 푸짐하게 맛볼 수 있다. 특히 식당에서는 해안도로를 따라 펼쳐진 바다에서부터 한라산, 산방산, 송악산, 형제섬 등 제주 천혜의 자연경관이 한눈에 들어오는데, 이를 감상하며 먹는 꿩요리는 임금님 수라상이 부럽지 않다.

꿩샤브샤브

임꺽정의 꿩요리의 코스는 구이로부터 시작된다. 꿩은 부위별로 다르게 요리되는데 다리와 날개는 손질해 참기름과 소금으로만 버무려 꿩구이로 먹을 수 있다. 뜨겁게 달궈진 돌판 위에 후추와 소금으로만 밑간이 이뤄진 꿩고기를 마가린과 통마늘을 함께 올려놓으니 군침이 돌았다. 노릇노릇 익혀진 꿩고기 한점을 입에 넣으니 마늘향과 후추향이 묘한 어울림을 보인다. 꿩의 육질은 쫄깃하면서 담백까지하다. 상추에 노릇하게 익힌 꿩 고기 한점을 주인장이 만든 특제소스를 찍어 올려 밥과 함께 싸서 먹으면 밥도둑이다.

정경순 사장.

꿩구이 다음에는 꿩가슴살을 이용한 꿩샤브샤브가 한 상으로 차려진다. 꿩가슴살은 다소 퍽퍽해 얇게 저며, 채소, 육수와 함께 샤브샤브로 즐기기 제격이다. 꿩 뼈와 몸에 좋은 각종 재료 등을 넣고 푹 우려낸 육수의 깊은 맛은 일품이다. 여기에 배추, 파, 쑥갓 등 제철 채소 등과 꿩 가슴살을 넣어 적당히 익혀 먹으면 보양식이 따로 없다. 또 오랜시간 끓여 각 재료의 고유의 맛이 잘 베어 버린 따끈따끈한 꿩샤브샤브 육수는 겨울에 시린 가슴 속까지 따뜻하게 만든다.

꿩샤브샤브 다음으로는 칼국수가 나온다. 샤브샤브로 우려낸 국물에 면과 교자 등을 넣어 칼국수를 조리한다. 또 칼국수에는 면과 교자 외에 제주도식 수제비인 '메밀조베기'가 들어가는데 주인장이 직접 숟가락으로 하나씩 떠서 끓는 육수에 넣는다. 모든 재료가 육수에 투하된 뒤 중불에 5분 정도 졸인다. 이후 걸쭉해진 육수와 면을 건져 부드러운 메밀조베기를 한 숟가락에 담아 입으로 넣으면 담백하고 구수한 그 맛에 고개가 절로 끄덕인다.

양념주물럭·오리탕 등을 맛볼수 있는 오리한마리 요리

임꺽정에서는 '꿩 대신 오리'라는 말도 있다. 꿩 말고 오리 요리도 맛볼 수 있기 때문이다. 오리요리는 주물럭과 소금구이로 나뉜다. 고추장을 베이스로 달콤하게 비벼진 오리주물럭은 성인에서 어린이까지 남녀노소 좋아할 맛이다. 또 주물럭을 모두 먹고 난 뒤에 양념장과 파절임 등을 함께 볶아 만든 볶음밥과 들깨가 들어가 담백하고 얼큰한 맛이 느껴지는 오리탕은 '별미'다.

임꺽정 주인장 정경순씨는 각종 밑반찬과 더불어 요리에 들어가는 채소 등 재료는 모두 가게 텃밖에서 직접 키우고 재배하고 있다. 또 꿩·오리 고기는 수년간 거래를 이어오고 있어 믿을 수 있는 업체로부터 신선도를 직접 확인하고 공수받고 있다. 재료에 대한 믿음은 확실한 셈이다.

정씨는 "밑반찬 채소 등을 텃밭에서 직접 키우고 있는데 재료의 신선도는 손님과의 가장 기본적인 약속으로 생각하고 있다"며 "내년이면 가게를 개업한 지 20년이 되는데, 지속해서 찾아주시는 단골손님과 앞으로 찾아주실 손님들에게 맛있는 음식을 요리해 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위치=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대정읍 송악관광로177번길 251. 문의·예약=064-792-4088.
  • 글자크기
  • 글자크기
  • 홈
  • 메일
  • 스크랩
  • 프린트
  • 리스트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밴드
기사에 대한 독자 의견 (0 개)
이         름 이   메   일
3861 왼쪽숫자 입력(스팸체크) 비밀번호 삭제시 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