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우의 한라칼럼] 월동채소류의 균형추에 걸맞는 마늘수매가격 보장

[김윤우의 한라칼럼] 월동채소류의 균형추에 걸맞는 마늘수매가격 보장
  • 입력 : 2020. 07.21(화) 00:00
  • 강민성 기자 kms6510@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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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늘가격 오름세가 가파르다.

지난 5월 중순 마늘수매단가가 정부수매가보다도 낮은 수준으로 결정돼 마늘농가들로부터 거센 반발을 불러 일으켰던 마늘가격이 최근들어 상승세를 타고 있다. 5월과 6월에 걸쳐 ㎏당 2000~2800원선을 오르내렸던 마늘가격이 지난 16일에는 3600원까지 고공행진을 했다.

더구나 스페인산 마늘로 불리는 대서마늘은 이미 4000원선을 가뿐하게 넘어섰다.

이는 전국 마늘생산량이 당초 예상보다 적은 이유도 있지만 단계적 시장격리 등 정부의 선제적 마늘수급대책도 큰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일찍이 마늘수매를 마친 제주마늘 농가 입장에서는 이런 마늘가격 상승이 허탈한 뉴스일 수도 있으나 내년도 마늘을 비롯한 월동채소 수급에 미치는 영향은 상당하리라고 본다.

우선 수매가격에 실망해 마늘농사를 접고 양배추, 양파 등으로 작목을 전환하려 했던 농가들 입장에서는 고심이 깊어 질 수 있다.

제주도농업기술원에서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내년도 마늘재배의향면적은 1986㏊로 전년 대비 6%, 평년 대비 7% 감소할 전망이다.

특히 마늘주산단지인 대정과 안덕지역은 당초 수매가에 실망한 상당수 농가 이탈로 이보다 감소폭이 더 클 것이라는 시각이 대체적인 흐름이다.

그러나 여기에 이러한 마늘가격의 반전은 작목전환과 대체작목을 두고 고민했던 농가들에게 주는 메시지는 간결하다. 근 25년 넘게 재배해왔던 마늘로의 귀환(?)이다.

이 귀환은 안정적인 마늘재배면적을 유지하므로써 양배추, 브로콜리, 양파 등 다른 월동채소류의 적정생산에도 도움을 줄 수 있을 뿐 아니라 매년 반복해온 산지폐기도 어느 정도 줄일 수 있는 효과가 있다.

이는 일찍이 강조했던 월동채소류의 균형추 역할을 하고 있는 마늘이 갖고 있는 책무이기도 하다.

이처럼 마늘이 월동채소류의 균형추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마늘수매가격 보장이 선행돼야 한다.

정부, 농협, 농가 모두가 수긍할 수 있는 수매가격이면 이보다 더 좋을수는 없겠지만 최소한 마늘농가들이 주장하는 생산비만큼은 보장돼야 월동채소류의 균형추 역할도 할 수 있고 월동채소류의 형님 역할도 할 수 있으리라 본다.

또 한가지 반가운 소식은 '마늘 의무자조금'제도의 출범이다.

이 제도는 마늘생산자 중심으로 사전에 생산량 수급을 조절하면서 가격안정 체계를 효율적으로 갖추기 위해 도입된 것으로 늦어도 오는 9월이면 출범을 알릴 듯 하다.

이 의무자조금은 기존 정부 주도의 마늘수급관리에서 벗어나 생산자 중심의 수급조절 체계를 구축하는게 목표다. 이를 통해 마늘 수급조절은 물론 유통까지도 생산자인 마늘농가가 직간접적으로 관여를 하는 제도이기에 이 마늘의무자조금에 대한 기대치는 그 만큼 크다.

비록 때늦은 감은 있지만 어렵게 출발하는 제도이니만큼 정부와 지자체 그리고 농협과 마늘농가도 적극적으로 이 제도에 동참해 안정적인 마늘농사의 기틀을 다지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김윤우 무릉외갓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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