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승생악 탐방로 조릿대와 주차료 문제

어승생악 탐방로 조릿대와 주차료 문제
전기차 주차료 할인 안되는 공공기관 운영 주차장
어승생악 탐방로 주변 여전히 조릿대 점령
  • 입력 : 2020. 08.30(일) 12:37
  • 김원순 시민기자 hl@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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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 '바비'가 떠나고 난 후 어승생악 모습을 카메라에 담고 싶어 지난 28일 새벽 산행으로 찾아갔다. 이날 오전 7시 30분 매표소 입구에서 주차료를 내는데 '전기차 할인은 없느냐' 물었고 '없다'는 대답에 지불은 했지만 뭔가 역행하는 행정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세계환경수도 만들고 청정한 제주를 만들어 아름다운 평화의 섬으로 거듭나기 위해 전기차 보급에 지원금까지 내주면서 많은 해택을 주고 있지 않은가. 전기차 구매하면 여러 혜택을 준다고 홍보하더니만 이게 어떻게 된 영문인지. 사설 관광지 주차장이면 이해가 가겠지만 도에서 운영하는 어리목 광장 주차장에 1시간 세우는데 무조건 1800원이라고 하니 말문이 막혔다. 도지사는 열심히 전기차 보급하고 청정제주 만들겠다고 홍보에 열 올리는데 이게 웬 말인가.

그리고 또 하나는 어승생악을 오르는 초입에서부터 정상까지 조릿대로 다른 여타 식물들이 설 자리를 잃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찾고 있는 오름이고 한라산은 국립공원이니 탐방로 주변이라도 매년 조릿대를 정리한다면 뭔가 달라지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다. 10여 년 만에 어승생악 탐방로 주변이 전부 조릿대로 꽉 채워버려서 하부식생들은 다 사라지고 말았다.

세 번째는 건의사항이다. 어승생악 정상에는 일제군사시설인 토치카가 잘 남아 있다. 해설판도 깨끗하게 정비돼 있어 보기가 좋다. 제주도민들도 정상에 가면 일제시설물을 보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되지만 특히 관광객들은 더 궁금해 한다. 어승생악에서 만난 서울에서 왔다는 50대 관광객에게 어승생악에 대해 해설을 해주니 너무 좋아하며 제주에 참 많은 아픔이 있었다면서 4·3 이야기까지 알고 있었다.

어승생악 탐방로 7부 능선 위치에는 일본군 숙영지도 있고 갱도도 있다. 2005년까지만 해도 그곳을 볼 수 있었는데 세계자연유산 지정 후부터 갈 수 없게 됐다. 탐방로에서 불과 4~50m 지점이다. 탐방로를 양쪽으로 개설해 오를 때 보거나 내려 올 때 볼 수 있도록 개방시키는 것은 어떤지. 세계자연유산 본부에서는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탐방로 개설하는 길이가 불과 100m 정도라 예산이나 관리 문제 등 별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고 오히려 교육적 목적으로 본다면 더 큰 장점이 있을 것이다. 도 관련부서에서는 위 건의하는 내용들을 잘 검토해 주시기 바란다.

마지막으로 분화구 습지문제다. 15년 전만 해도 분화구 내부 습지에 나무가 별로 없었다 지금은 분화구가 어디인지 구분이 안갈 정도로 나무가 우거지고 있다. 비가 많이 온 후라서 물이 조금 보였지만 몇 년 후 습지는 사라지고 육지화가 될 조짐이다. 자연은 순리대로 두는 것도 좋겠지만 고산지대에는 습지도 매우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니 분화구 내에 잡목을 제거하고 어승생악 정상에서 물이고인 분화구를 볼 수 있도록 정리해줄 것을 당부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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